KPI뉴스 - 노태우 아들 재헌 씨, 5·18묘지 참배…아버지 이름으로 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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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아들 재헌 씨, 5·18묘지 참배…아버지 이름으로 헌화

김지원
기사승인 : 2020-05-29 20:42:45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할 수 있는 역할 하겠다" 투병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아들 재헌(55)씨를 통해 국립 5·18민주묘지에 헌화하며 5·18민주화운동 학살에 대한 사죄의 뜻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투병 중이라 직접 참배하고 사죄하지는 않았으나 80년 5월 광주학살의 책임자 중 간접적으로나마 5·18묘지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씨가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 국립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29일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소에 따르면 재헌씨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재헌씨는 묘지 들머리인 민주의 문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라고 방명록을 작성했다.

이후 참배단으로 이동해 '13대 대통령 노태우 5·18 민주 영령을 추모합니다'는 글귀가 적힌 조화를 헌화하고 분향했다. 참배에는 김후식 전 5·18부상자회장과 노덕환 미주 평통 부의장 등 5명이 함께했다.

또 5·18 인근 망월묘역(민족민주 열사 묘역)으로 이동, 이한열 열사의 묘를 들러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이름이 적힌 조화를 헌화했다. 앞서 김 여사는 1988년 2월 25일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이곳을 찾아 이 열사를 참배한 적 있다.

이후 재헌씨는 5·18 시민군이 최후항쟁을 하다 숨진 옛 전남도청 일대를 돌아본 뒤 양림동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아버님이 병상에 계신지 오래되셔서 물리적 역할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며 "하지만 지난 40년 동안 민주화 과정에서 5·18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었는지 남겨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선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은 없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말씀하신 진상규명 등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월어머니들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재헌씨의 5·18묘지 참배는 지난해 8월에 이어 이날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8월23일 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분향 후 윤상원·박관현 열사와 전재수 유공자 묘역을 참배했다.

신군부 주역의 직계가족 중 5·18묘지를 찾아 사죄한 것은 당시 재헌씨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12월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를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전시관을 둘러보고, 오월어머니집에서 5·18 유족들을 만나 사죄의 뜻을 전했다.

전두환씨와 함께 12·12 군사쿠데타를 이끈 노 전 대통령은 5·18 때 수도경비사령관을 맡아 직간접적으로 광주 학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과정에서는 자위권 발동 결정과 헬기 지원 등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당시 수경사령관으로 80년 5월 21일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을 결정했던 회의에 전두환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참석한 게 대표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5·18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신군부 핵심 인사 18명과 함께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검찰과 법원은 12·12, 5·17, 5·18을 군사반란과 내란행위로 판단했고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징역 17년형 등 핵심 관련자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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