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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부터 피격까지 '35시간'…시간대별 상황 재구성

김이현
기사승인 : 2020-09-24 20:30:05
공무원 A 씨, 북한군 총에 숨지고 시신까지 불태워져
실종사건 접수 지점서 38㎞ 떨어져…동선파악 난항
문 대통령 "매우 충격적"…월북 등 가능성 열고 수사
북한이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 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기름을 부어 해상에서 시신을 불태웠다.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북한의 만행'이라는 표현을 쓰며 책임이 북측에 있음을 강조했다.

A 씨가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내 CC(폐쇄회로)TV 2대는 실종 3일 전부터 고장나 작동하지 않았기에, 당국은 실종 전 A 씨의 정확한 동선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A 씨가 사망한 시각 외에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건 없는 상황이다.

▲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피격 사망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뉴시스]

24일 국방부와 해경 등에 따르면 A 씨는 해양수산부 소속 8급 공무원으로, 실종 전 A 씨가 승선한 어업지도선은 무궁화 10호다. 인천 연평어장에서 우리 어선들의 혹시 발생할지 모를 월선이나 나포 예방, 불법 어업을 지도하는 것이 주 업무다.

A 씨 실종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 21일 낮 12시 50분이다. A 씨는 21일 오전 0시~4시 당직근무였다. 동료들은 그날 오전 11시 30분께 A 씨가 점심식사 자리에 나타나지 않자 선내 수색에 나섰고, 실종으로 판단했다.

이후 해경과 해군, 해수부는 선박 20척과 항공기 2대를 동원해 수색을 시작했다. A 씨의 실종 시각이 당직근무 중이었는지, 근무가 끝난 후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군 당국이 A 씨의 흔적을 찾은 건 다음날인 22일 오후 3시30분.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서 3~4㎞ 떨어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이 A 씨를 처음 발견한 것으로 인지했다. 이는 최초 실종 사건이 접수된 지점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이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한 명 정도 탈 수 있는 부유물에 올라탄 기진맥진한 상태의 실종자를 최초 발견한 정황을 입수했다"고 말했다. 북측은 A 씨에게 접근해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후 6시36분 '북측이 A씨를 발견했다'는 '실종' 첩보를 서면으로 보고 받았다. 이번 사건에 관한 첫 대통령 보고다.

하지만 북측은 오후 9시 40분께, 바다 위에서 A 씨를 총살했다. 군이 실종자임을 특정한 지 6시간 만이다. 이어 오후 10시께 방독면을 쓰고 방호복을 입은 북한군이 시신에 접근해 기름을 붓고 불태운 정황이 군 당국에 포착됐다. 군은 시긴트(신호정보)를 통해 이 같은 정황을 인지했다. 결국 A 씨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34시간여 만에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지고, 시신까지 불에 타버렸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오후 11시 이를 보고받았고,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도 동시에 보고됐다. 이어 23일 새벽 1시 청와대에서 관계장관회의가 소집돼 첩보 분석과 대책 논의를 하고 오전 8시30분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오후 4시 35분, 유엔사를 통해 북한에 공식 답변을 요구했지만 답이 없었고, 24일 오전 11시, 국방부의 공식 입장 발표가 이뤄졌다.

당국은 이례적 사건인 만큼 엄중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북한에 촉구했다.

아울러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슬리퍼를 가지런히 벗어놓은 것으로 봐서 단순 실족으로 추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진 월북 증거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A 씨의 휴대폰 수·발신 통화내역과 금융·보험 계좌 등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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