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진혜원 검사 "검찰은 주문대로 사건 덮거나 빚는 훈련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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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원 검사 "검찰은 주문대로 사건 덮거나 빚는 훈련 받아"

이원영
기사승인 : 2020-11-03 05:43:59
"실체진실 발견과 인권 옹호 되새김질 못해"
"세력확보에 위협되거나 저항 세력 솎아내"

온라인에서 활발한 검찰개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검사가 2일 '진실의 향연, 희망'이란 제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검찰 내부의 비뚤어진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진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망을 통해 추미애 법무장관에 대한 댓글 성토가 이어진다는 보도에 대해 한 검찰 고위간부가 "검사 사회에서 드러난 10%는 사실상 90%일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을 빗대 "진실의 향연이라고 할 것입니다"고 비꼬았다.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시스]


진 검사는 "형사소송법 교과서 첫 장에는 형사소송의 이상이 '실체진실의 발견'과 '인권옹호'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들은 초임 시절부터 어떻게든 서민들을 엮어 구속 실적을 올리고, 이를 발판으로 공안, 특수에 '발탁'됨으로써 간택과 사랑을 받되, 내쳐지지 않기 위해 주문받은대로 결론을 내는 훈련이 되어 있다"며 "이 훈련 과정이 마치 네이비씰 전투대원 양성 과정처럼 정교하기 때문에 실체진실 발견과 인권옹호의 철학을 되새김질 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진 검사는 "초임 2년차 공판검사 시절 내가 위대한 법률가로 소개한 박재영 판사님 재판부에서 재판을 담당하면서 개별검사가 처한 초라한 현실을 자각한 후 그에 동조하지 않기로 하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확립했다"며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드문 선배와 상사들을 만나는 행운도 있었지만 대부분 견디지 못하고 사직하거나, 한직으로 밀려났다. 그 비율이 10% 정도 된다"고 검찰 내부의 현실을 지적했다.


진 검사는 이어 "건전한 상식과 헌법관을 가진 분들이 밀려나는 이와 같은 부패 회전 시스템은 '평가'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데, 테라토마들끼리 서로 상등급이라고 추켜주고, 이를 바탕으로 자리를 나눠가지며, 그 자리를 토대로 사건을 '덮거나 빚어내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며 "덮을 때에는 선배였던 전관 변호사가 돈을 벌게 되고, 자기도 전관이 되면 후배들이 그와 같이 큰 돈을 벌게 해 준다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또 "'빚어'내는 경우는 한명숙 총리님, 조국 장관님, 손혜원 의원님, 김경수 도지사님 사례와 같이 숭구리당 연맹의 세력 확보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겁박하기 위하거나, 임은정, 박병규 부장님처럼 테라토마들의 행태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솎아낼 때 가동된다"고 비판했다.


진 검사는 "검찰의 직접수사 권한을 아예 박탈하고, 경찰 수사 사건을 재검토하거나 기소하는 관청으로만 남겨두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게 된 계기도, 초임부터 간부까지 모두 이와 같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이상 및 인권관에 부합하지 않는 위험한 사고방식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15년째 곁에서 늘 지켜보았기 때문이고, 이들로 인해 힘 없는 국민들이 항상 위협받고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심경을 피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희망을 가지는 이유는 전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인터넷망을 구비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문맹률 최하위의 지적 능력을 갖춘 깨시민님들, 그리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는 지식인들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글을 맺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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