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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가수반 선물, 김일성 18건·김정일 4건·김정은 0건

김당
기사승인 : 2020-11-03 11:36:14
[북한 랜선여행] 김씨 3대가 받은 국제친선전람관 홈피 선물 해부
김일성은 스탈린·모택동·호찌민·수카르노 등 18건·김정은은 '개인'
김일성 소련 9건(17%)·김정일 中 9건(17%)·김정은 中 22건(42%)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유엔 경제제재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규모 관광위락단지를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두어 왔습니다. 이미 완공된 양덕온천관광지구와 아직 건설중인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하지만 단체관광으로 유입되는 벌크 캐시(뭉칫돈)를 막는 미국의 촘촘한 제재망에다가 코로나19까지 겹쳐 북한의 관광시설들은 대부분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북한 또한 코로나19 예방을 구실로 외국인의 국경 출입을 엄격히 통제해 민간인도 북한 땅에 잘못 발 디디면 총 맞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안전한 랜선 여행'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랜선 여행은 돈이 한푼도 들지 않거니와 총 맞을 염려도 없습니다. 그 첫 순서는 김일성 주석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거쳐 김정은 위원장까지 3대에 걸쳐 외국 정부와 해외 인사들로부터 받은 11만6000여 점의 선물을 140개 전시실에 진열해 놓은 묘향산의 국제친선전람관입니다. - 기자 주

북한 평양의 외국문출판사는 최근 국제친선전람관에 전시된 선물을 주제로 3종의 기념엽서를 발간했다. 각각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대에 걸쳐 외국의 국가 수반이나 정부, 해외 단체 및 인사들로부터 받은 선물 가운데 일부를 엽서에 담은 것이다.

 

▲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산하기관인 외국문출판사가 최근 발간한 국제친선전람관 기념엽서 3종 중 김일성 선물 편 


외국문출판사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산하기관으로 주체사상과 북한을 소개하는 자료를 외국어로 출판해 해외 홍보 및 외화벌이를 하고, 산하의 조선우표사에서 발행하는 우표를 해외에 팔아 외화를 벌고 북한의 주요 인터넷 사이트의 서버도 관리한다.

 

북한 당국은 외국문출판사에서 서버를 관리하는 포털 사이트인 '내나라'(naenara.com.kp)에 링크된 국제친선전람관 홈페이지에도 이 3종의 기념엽서를 게시했다. 3종의 엽서목록에는 김일성이 받은 선물 7점, 김정일이 받은 선물 9점, 김정은이 받은 선물 9점의 사진이 담겨 있다.

 

북한에서 김씨 3대 세습 가문이 받은 선물을 대내외에 선전하는 것은 오랫동안 지속돼온 관행이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 집권 시절부터 국제친선전람관을 '만민칭송의 대전당'이니 '위인칭송의 보물창고'니 하는 표현으로 선전해왔다.

 

실제로 묘향산(북에서는 줄여서 '향산'이라고 부름)과 국제친선전람관은 북한 주민들이 봄·여름·가을에 즐겨 찾는 휴양 명소이자 재일조선인총연합(총련) 계열의 조선학교 학생들이 주로 찾는 수학여행 명소이다. 기자도 2000년 11월 국제친선전람관을 방문했을 때 수학여행 온 총련계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 국제친선전람관 외부, 외국인 관람객들, 김일성 밀랍이 있는 전시실, 김정일 밀랍이 있는 전시실(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제친선전람관 +우리민족강당 홈페이지 캡처]


또한 이곳은 북한이 평양을 찾은 외국인은 물론 남측 동포에게도 평양을 제외하곤 관광 1순위로 소개하는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평양에서 접근성이 편하고 체류도 할 수 있는 특급호텔인 '향산호텔'(15층에 침실 228개)도 있다. 그만큼 북한 주민은 물론 방북 경험이 있는 남측 동포에게도 친숙한 관광 명소이다.

 

하지만 선물이 진열된 국제친선전람관의 내부는 사진촬영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북한 매체에서도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인지 수시로 관영매체에 선물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이에 UPI뉴스는 지난 주에 국제친선전람관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평양 외국문출판사에 이메일을 보내 전시된 선물의 종류·대륙·국가·시기별 목록을 요청했다. 김씨 가문이 3대에 걸쳐 받은 선물을 집중 분석해보기 위해 일종의 '정보공개청구'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북측 인사들을 20여회 이상 만나 취재해본 경험과 정보 공개를 꺼려 하는 북한 체제의 경직성에 비추어 구체적 선물 목록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선 최근 국제친선전람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선물 목록을 대상으로 분석해 보았다(2단계로는 북한 관영매체에 소개된 선물 관련 연재기사를 집계해 별도로 분석해볼 예정이다).

 

전람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선물은 11월 3일 현재 △김일성 52점 △김정일 52점 △김정은 53점으로 총 157점이다. 그런데 김정은이 받은 53점 중에서 1점은 출처를 확인할 수 없어 분석에서 제외하면, 각각 52점씩 총 156점이다.

 

이는 전람관에 진열된 선물 총 11만여 점에 견주면 극히 일부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볼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157점은 관련 당국이 나름의 기준으로 간추려서 엄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157점(실제는 156점)을 분석해본 것만으로도 선물 받은 시점의 시대상과 맥락 등 몇 가지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 국제친선전람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받은 선물 156점의 대륙별 분류


우선 김일성(1912. 4. 15~1994. 7. 8)이 받은 선물은 북한 정권 수립 직후인 1948년 12월부터 사망 1년 전인 1993년 7월까지 받은 것들이다.

 

대륙별로 구분하면 △아시아 24건(46.2%) △동유럽 15건(28.8%) △아프리카 8건(15.4%) △중남미 3건(5.8%)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소련 9점(17.3%) △베트남 4점(7.7%) △중국 3점(5.8%) △일본 3점(5.8%) △인도네시아 3점(5.8%) 등으로 구소련의 선물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일(1942. 2. 16~2011. 12. 17)이 받은 선물은 1981년 2월 16일부터 1998년 4월까지 받은 것들이다.

 

▲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산하기관인 외국문출판사가 최근 발간한 국제친선전람관 기념엽서 3종 중 김정일 선물 편 


대륙별로 구분하면 △아시아 20건(38.5%) △서유럽 10건(19.2%) △동유럽 7건(13.5%) △아프리카 5건(9.6%) △중동 5건(9.6%) △북미 4건(7.7%) 순으로 나타났다. 김일성 시기와 비교하면 서유럽 비중이 오히려 동유럽보다 커진 가운데 북미 선물이 눈에 띈다.

 

이는 김대중 정부가 6.15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일 위원장을 '은둔에서 해방'시킨 이후 북한과 유럽연합(EU)의 수교를 적극 지원하고, 북한과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핵협상 및 합의를 계기로 북한을 방문한 미국 조야 인사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국가별 선물은 △중국 9건(17.3%) △미국 4건(7.7%) △시리아 3건(5.8%) 순으로 중국이 '큰손'으로 등장하고 미국의 비중이 커진 점이 눈에 띈다. 반면에 북한의 강력한 후원국이었던 소련 연방의 해체와 동유럽의 몰락으로 구소련의 선물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1984. 1. 8~)이 받은 선물은 2010년 3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받은 것들이다. 김정은이 이른바 후계수업을 받던 시기에 해당하는 김정일 사망(2011. 12. 17) 1년 9개월 전부터 해외 인사들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 주목된다. 

▲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받은 선물의 국가별 분류. 김일성은 소련(러시아), 김정일과 김정은은 중국에 편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륙별로 구분하면 △아시아 33건(63.5%) △중동 7건(13.5%) △동유럽 6건(11.5%) △아프리카 4건(7.7%) 순으로 아시아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졌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22건(42.3%) △러시아 6건(11.5%) △시리아 2건(3.8%) △이란 2건(3.8%) △이집트 2건(3.8%) 순으로 중국과 러시아, 중동의 전통적 우방국 비중이 커진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선물의 종류와 공여자를 보면 김일성부터 김정일의 '고난의 행군'과 김정은의 '강성대국' 노선과 유엔의 경제제재를 거치는 동안 북한 정부와 국가 지도자 위상도 크게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김일성 주석의 경우 국가 수반급 인사가 준 선물이 18건으로 전체 52건의 34.6%를 차지했다. 선물 공여자도 △소련의 스탈린∙말렌코프∙불가닌 수상 △중국 공산당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베트남 호찌민(胡志明) 국가주석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대통령 △아랍연합공화국(58년 이집트-시리아 합병 당시) 나세르 대통령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 등 한 시대를 주름잡은 쟁쟁한 인사들이다.

 

반면에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 국가 수반급 인사의 선물은 4건(7.7%)으로 크게 줄었다. 선물 공여자도 △소련으로부터 독자노선과 비동맹 외교를 펼친 유고슬라비아의 이오시프 브로즈 치토(티토, Јосип Броз Тито) 대통령을 제외하면 아프리카와 아시아 섬나라 정부 수반들이다.

 

▲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산하기관인 외국문출판사가 최근 발간한 국제친선전람관 기념엽서 3종 중 김정은 선물 편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에는 국가 수반급 인사의 선물이 '0'건으로 사라졌다. 김정은이 핵실험과 강성대국 선언 이후 중국∙한국∙미국∙러시아 국가수반들과 정상회담을 가진 점에 비추어 해당국 정상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국제친선전람관 홈페이지에는 게시돼 있지 않다.

 

김정은에게 선물을 공여한 최고위급 인사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이다. 사회주의 국가 정부나 공산당 관계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북한과 거래를 하는 중국과 아시아권 및 중동 국가의 무역회사 대표자들이다.

 

다만, 중국 북만주에서 김일성 주석이 항일투쟁을 함께 했던 이른바 '항일혁명투쟁 연고자'의 가족과 자녀들이 선물한 4건이 눈에 띈다. 특히 중국 항일혁명투쟁 연고자 주보중(周保中)의 손녀 주해교는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로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던 2010년 3월에 김정은을 만나 선물을 했다.

 

김씨 3대를 거치면서 선물의 종류와 스케일도 크게 달라졌다.

 

((다음에는 김씨 3대가 받은 선물의 종류와 '항일혁명투쟁 연고자들' 편이 이어집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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