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 황희, 납본·유통 안된 책 찍어 북콘서트서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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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희, 납본·유통 안된 책 찍어 북콘서트서 판매했다

김당
기사승인 : 2021-02-10 15:41:00
서지정보유통진흥원 서지정보에 "미납본/미유통"으로 명기
황희 의원측 "북콘 현장에서 다 판매돼 서점으로 안 내보내"
황희 "출판기념회 열어 7천만원 수익…전세 대출금 갚았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후보자가 정식 도서로 납본·유통된 책이 아닌 사실상의 '정책제안집'을 인쇄해 북콘서트에서 돈을 받고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황희 후보자는 본인과 아내와 딸, 세 가족이 2019년 한해 생활비를 약 720만원(월평균 60만원)을 썼다고 국세청에 신고한 것과 관련해 축소 신고 의혹이 제기되자 두 가지 해명을 내놓았다.

 

우선, 그는 "생활비 중 집세, 보험료, 학비 빼고 그냥 카드 쓴 것 중에 잡힌 것이 720만원(연간)이 되는데 그걸 12(12달)로 나눠서 나온 금액이 60만원"이라고 해명했다. 현금으로 쓴 것을 합치면 월평균 300만원쯤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세청 현금영수증은 크게 미치지 못했다.

 

또한 그는 "2019년 말 출판기념회를 통해 7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얻은 것도 있다"고 해명했다. 2019년 12월 26일 본인이 쓴 책 '대전환의 시대' 출판기념회를 통해 약 7000만원 상당의 수익이 났고 이에 대한 소득 신고도 마쳤다는 것이다.

 

이에 UPI뉴스는 황 의원이 쓴 책 '대전환의 시대'를 찾아보기 위해 도서검색을 해보았으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정치인들이 책을 쓰면 대개는 북콘서트를 열거나 출판기념회를 갖고 이를 SNS를 통해 책과 함께 널리 홍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전환의 시대'라는 책은 온-오프라인 서점은 물론, 인터넷 포털에서조차도 찾을 수가 없다.

 

국내에서 도서 등록 및 유통을 관리하는 서지정보유통진흥원에 납본해 유통판매하는 책이 아니라 북콘서트용으로 만든 사실상의 정책제안집이어서 납본도 서점 유통판매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지정보유통진흥원에 납본하지 않은 책은 서점에 유통판매할 수가 없다.

 

▲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에서 '대전환의 시대'에 대한 서지정보를 검색해본 결과, '미납본/미유통'으로 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지정보의 키워드도 '북콘서트, 국회의원 황희'로 돼 있다. [서지정보유통진흥원 캡처]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에서 '대전환의 시대'에 대한 도서정보를 검색해본 결과, 서지정보에도 '미납본/미유통'으로 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지정보의 키워드도 '북콘서트, 국회의원 황희'로 돼 있다.

 

유통판매용이 아니고 북콘서트용으로 만든 책이라는 뜻이다. 다만, 가격은 2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물론 유통판매용 책이 아니어서 인터넷 서점에서는 검색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서점판매용이 아닌 북콘서트용으로만 만든 것 아니냐는 질의에 황희 의원측은 "책을 북콘서트용으로 만든 게 아니라, 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북콘서트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황 의원측은 책이 유통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북콘서트 현장에서 책이 다 판매가 되었다"면서 "서점으로는 따로 안 나갔다"고 해명했다.

 

이 책은 '현대아트콤'이라는 충무로 인쇄골목에 있는 소량 인쇄 전문업체에서 발간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 업소의 연매출은 3억원가량인데, 이 업체명으로 인터넷서점 출판물을 검색해도 식물도감 한 종뿐이다.

 

다만, 이 업체에서 인쇄한 중고서적은 딱 한권이 검색되는데, 이은재 전 의원이 2012년 총선을 앞두고 2011년 12월에 낸 '선진화로 가는 길'이란 정치 에세이집이다.

 

황 후보자의 정책제안집 책도 2020년 총선을 앞두고 2019년 12월에 발간한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실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낸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선출직 경험이 있는 한 정치권 인사는 "출판기념회는 합법적으로 허용된 정치자금 모금수단이지만 서점에 유통판매도 못하는 책을 내 북콘서트를 하고 기업인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염치없는 날강도짓이다"고 비판했다.


한 출판사 대표에게 230여쪽짜리 무선제본 형식의 책을 1천부 미만으로 찍을 경우 제작비(디자인비 등 포함)를 물어보니 1천만원 미만이라고 한다.

 

출판기념회 수익은 보통 책 판매 대금과 축하금이 포함된다.

 

단순 계산하면 4천부를 찍어서 한권당 2만원을 받고 팔면 8천만으로 여기서 제작비 1천만원을 제외하면 7천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다.

 

황희 의원 북콘서트 소식을 유일하게 보도한 한 매체의 기사에 따르면, 양천문화회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 민주당 당시 이인영 원내대표, 홍영표 전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탤런트 유동근 씨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다음은 보좌진과의 일문일답.

 

-'대전환의 시대'라는 책이 유통되지 않던데.

"서점으로는 따로 안 나갔다. 현장에서 판매하던 것이다."

 

-정책개발비 지원받지 않았나.

"아니다. '대전환의 시대'를 왜 정책개발비를 받아서 만드느냐. 저서에는 정책개발비를 받을 수가 없다."

 

-그럼 어떻게 책 출간을 진행했나.

"의원님이 책을 썼을 뿐이다."

 

-서지정보에 책의 키워드가 '북콘서트'로 돼 있던데, 처음부터 서점 판매용이 아닌 북콘서트용으로 만들어진 책인가.

"책을 북콘서트용으로 만든 게 아니라, 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북콘서트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왜 책이 서점이나 시중에 나오지 않았나.

"북콘서트에서 거의 다 판매가 됐다. 그렇게 많이 찍은 것도 아니고. 그 안에서 해결이 됐기 때문이다."

 

-발행처가 출판사 맞나, 인쇄소 아닌가?

"인쇄업도 하고 출판업도 하는 곳이다."

KPI뉴스 / 김당·장기현 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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