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금융시장은 왜 제롬파월의 의도와 반대로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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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금융시장은 왜 제롬파월의 의도와 반대로 움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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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21-03-07 09:37:36

연준의장이 세 번 앞에 나섰다. 상∙하원에서 각각 한 번씩, 그리고 월스트리트저널지 행사를 통해서다. 발언을 간추려 보면 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일시적이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고, 금리 상승은 경기가 좋아지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며, 매달 1200억 달러의 자금을 계속 공급하겠다는 걸로 요약된다.

 

시장의 반응이 재미있다. 연준의장이 얘기할 때마다 금리가 오르고, 주가는 반대로 떨어졌다. 파월 의장의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온 건데, 연준으로서는 얻는 것 하나 없이 체면만 구기는 결과가 됐다.

 

시장이 왜 믿었던 중앙은행과 다른 길로 가고 있는 걸까. 우선 시장의 요구가 연준이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장기채권을 매입하고 단기채권을 매도해 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금리가 일정수준을 넘지 않게 해달라는 요구까지 나왔다.

 

모두 중앙은행이 당장 들어주기 어려운 사안들이다. 연준은 지금 시행되고 있는 정책조차 금융위기나 코로나19처럼 위급할 때에 한시적으로 쓸 수 있는 극방 처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강한 정책을 제자리로 돌려야 하는 상태인데 한 보 더 나가 달라고 하니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상황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스탠다스앤푸어스(S&P)500 기준으로 최고점에서 2.5% 밖에 내려오지 않았다. 과거 일상적일 때에도 주가가 10% 넘게 떨어진 경우가 흔한 걸 감안하면 2.5% 하락으로 정책을 바꿀 수는 없다.

 

경제에 대한 인식도 사정이 비슷하다. 1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10%까지 오르고, 올해 전체로 4% 성장할 걸로 전망되는 상황에서도 양적완화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보다 더 강한 정책을 내놓으라고 하니 들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어떤 시점이 되면 시장의 요구와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일 사이에 간격이 줄어들 것이다. 몇 차례 요구가 어긋나는 걸 보면서 시장이 중앙은행의 한계를 감안해 요구 수위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다른 경우도 있다. 중앙은행이 시장의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정책을 바꿔 간극을 줄이는 건데, 그전에 경기가 나빠지든지 주가가 크게 하락하므로 반길만한 경우가 아니다.

 

어떤 사례가 됐든 연준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하락하게 된다. 그 동안은 주가가 떨어질 때 연준이 한마디 하면 시장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정도로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사정이 다르다. 유동성이 정점을 지난 걸 계기로 중앙은행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 걸로 보인다.

13년간 저금리가 이어진 상태에서 작년에 초유의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졌다. 정책의 영향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건데 지금은 비정상이 사라지고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태다.

 

비정상일 때 경험을 가지고 미래를 판단하면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경제가 정상이 되면서 중앙은행이 시장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게 됐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장을 판단했으면 한다.

▲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1962년 서울 출생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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