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피카소를 차버린 여인 질로와 통한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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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를 차버린 여인 질로와 통한의 '그림자'

이성봉
기사승인 : 2021-04-16 10:50:02
미리 보는 피카소 특별전의 걸작 <그림자>
5월1일~8월29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파블로 피카소, <그림자>, 1953, 합판에 유화, 초크, 목탄, 105x136.5cm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를 있게 한 결정적 요소 가운데 하나는 여인들이었다. 전 생애에 8명에 이르는 부인과 동거녀는 물론 주변의 숱한 여인들은 피카소의 모델이자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피카소가 1953년 그린 걸작 <그림자>도 동거녀 질로와 관련된 것이다.

 

1943년, 피카소 나이 62세, 그는 40년 나이 차를 뛰어넘어 프랑수와즈 질로(Francoise Gilot, 1921년~ )와 사랑에 빠진다.

 

피카소는 당시 사진작가이자 연인이었던 도라 마르와 같이 갔던 파리의 한 술집에서 프랑수와즈를 만나자마자 모델을 제안하며 접근을 했던 것이다.

 

도라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피카소의 이런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수와즈는 피카소와 10년을 같이 살면서 아들 클로드(Claude)와 딸 팔로마(Paloma)를 낳았다.

 

피카소도 이들을 사랑한 나머지 질로와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을 많이 남긴다. 그러나 이런 행복도 그리 오래 가진 않았다.

 

피카소는 절대로 한 여자에게 정착할 인물은 아니었으며 충격적인 것은 질로의 친구 '라포르트 주느비에브'와 바람이 났다는 사실이다.

 

이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질로는 피카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953년 두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 버린다. 다른 여인들과는 달리 피카소에게 매달리지 않고 피카소를 먼저 차버린 것이다.

 

유화 <그림자>는 질로가 떠난 뒤 피카소의 애절한 심정을 담고 있다. 자신의 모습은 검은색 그림자로 묘사하며 질로가 없는 삶의 허망함과 숯처럼 타버린 자신의 마음과 몸을 표현했다.

 

떠나간 여인 질로는 그와 떨어져 허공에서 혹은 추상 속에서 다른 세계를 쳐다보며 그를 외면하고 있다. 이들 주위에는 그동안 즐거웠던 일들과 넘어지는 꽃병 같은 위태로웠던 순간이 편린처럼 그려지고 있다.

 

이 그림 속 주인공 질로는 법적으로 피카소의 아내가 아니었음에도 미국에서 다른 남자와 결혼한 뒤 법정 소송을 통해 아이들을 피카소의 호적에 올리고 유산까지 받아낸다.

 

이후 그녀는 <피카소와 함께한 인생>이라는 책을 출간해 피카소의 노여움과 함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아울러 화가로서 새 인생을 시작해 지금 100세를 구가하며 생존해 있다.

<그림자>는 피카소가 사랑하던 질로와의 이별을 애틋하게 묘사한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그의 회한도 잠시, 피카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새로운 여인을 만난다.

K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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