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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신냉전의 무기되나

김해욱
기사승인 : 2021-05-03 17:51:46
미국, 소련과의 체제 경쟁에서 '마셜플랜'으로 승기 잡았듯
백신 제공으로 중국과의 '신냉전'서 우위 점할 수 있을 것
"세계 백신의 무기고가 되겠다." 지난달 28일 취임 100일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연설은 의미심장하다. 74년 전 같은 장소에서 있었던 트루먼 대통령의 '트루먼 독트린'을 연상케 하는 연설이었다.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연설 장면. [AP 뉴시스]

1947년 3월 트루먼은 전쟁으로 가난해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을 돕겠다고 천명했다. 소련과의 냉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세계정책에 미국이 적극 개입하겠다고 알린 역사적 사건이었다.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하는 시발점이기도 했다.

트루먼 독트린의 대표적 결과물이 마셜플랜이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유럽 국가들을 무차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그리스와 터키를 시작으로 서유럽이 혜택을 누렸다. 공산주의 체제의 소련과 그 영향력 아래에 있는 동유럽은 참여를 거부했다.

미국은 도움받은 국가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 강화에 성공했다. 소련을 군사적으로 견제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창설은 이 유대관계의 결과물이었다. 이로써 부동항 획득과 전 유럽으로의 영향력 팽창을 원했던 소련의 야망은 무력화했다.

역사는 돌고 돈다. 미국은 다시 냉전을 치르는 중이다. 중국과의 신냉전이다. 바이든은 중국에 맞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시아 국가들을 규합해 중국의 팽창과 해양진출을 막고자 한다. 아시아판 나토, '쿼드(Quad)'도 준비 중이다.

대다수 아시아 국가는 유동적이다. 현재 중국의 외교방식인 '전랑 외교'(상대국과의 대립도 불사하는 강경한 외교방식)로 대다수가 미국에 더 가까워 보이지만 이러한 구도는 언제 깨질지 모른다.

이처럼 불안한 신냉전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쥘 제2의 마셜플랜이 있다. 바로 백신이다. 일부 선진국을 제외한 각국은 백신 부재·부족으로 위기를 맞은 터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 두 백신(화이자, 모더나)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조건 없이 돈을 풀었던 마셜플랜처럼 백신 노하우를 세계에 공유할 차례다. 이를 통해 긍정적 유대관계를 쌓는다면 중국을 압박할 쿼드의 강화도 꾀할 수 있다. 저명한 원로 정치·외교 전문가 K는 "중국이라는 1당 독재국가를 변화시키려는 바이든 정부의 노선은 민주주의 국가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다"면서 "그 방법의 하나로 마셜플랜을 거울삼아 백신 지재권 포기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을 미국 중심으로 결집시키는 방식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며 백신 지재권 포기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세계의 동맹들과 동맹으로 삼기 원하는 국가들의 여론을 우호적인 방향으로 돌리고자 한다면 지금이 적기다. 지금은 손익을 따질 때가 아닌 '승리를 위한 투자'를 늘릴 때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승리함으로써 자기능력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리더다." 1947년 마셜플랜의 창시자 조지 마셜 미국 국무장관이 남긴 말이다. 미국은 당시 냉전에서 승리해 글로벌 리더로 우뚝섰다.

KPI뉴스 / 김해욱 인턴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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