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美연준 '자산매입 축소' 논의 가능성 첫 언급…긴축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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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자산매입 축소' 논의 가능성 첫 언급…긴축 속도내나

강혜영
기사승인 : 2021-05-20 11:15:13
4월 FOMC 의사록…경제 빠른 개선 때 자산매입 속도조절 시사
물가상승 대체로 '일시적' 평가…일부 위원은 "공급망 교란 지속"
전문가 "하반기 테이퍼링 논의 본격화…금리 내년하반기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 시작 가능성이 처음으로 언급됐다.

FOMC 일부 참석자들은 '경제가 연준의 목표에 계속 빠르게 진전할 경우(if the economy continued to make rapid progress toward the Committee's goals)'에 자산매입 속도 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might be appropriate)'고 언급했다. 

신중한 표현이지만,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는 시점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시장에서는 연준의 '돈줄 조이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내년 3~4분기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연준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27~28일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참석자는 "경제가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될 경우 향후 회의에서 언젠가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CNBC 방송 등 외신은 FOMC 의사록에서 향후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발언을 두고 연준이 지금까지 내놓은 통화정책 수정 가능성에 관한 언급 중 가장 명시적인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해 6월부터 매달 1200억 달러 규모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과 2% 안팎의 물가상승률이라는 연준의 장기 목표를 향해 '상당한 수준의 실질적 추가 진전'을 보여줄 때까지 통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 왔다.

하지만 최근 물가가 급등하면서 테이퍼링 등 긴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FOMC 회의 이후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4.2%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도 물가 상승과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것을 시사하는 여러 경제 지표들이 공개되면서 이 같은 주장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대체로 높은 물가 상승률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진단했다. 

의사록은 경제 재개에 따른 수요 증가와 공급망 문제를 언급하면서 "회의 참석자들은 대체로 이러한 요인에 따른 일시적 효과가 사라진 뒤 물가 상승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또 다수의 참석자는 "경제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루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은 "최근 물가를 올리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원자재 부족 사태가 빠르게 회복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올해 이후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산업에서는 "공급망 교란이 예상보다 더 지속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준의 테이퍼링 전망은?..."하반기에 논의 본격화할 듯"

파월 의장은 지난달 14일 워싱턴경제클럽이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어떤 순서로 물러날 것인지에 관한 질의에 "2013~2014년 연준이 실시했던 테이퍼링을 교과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벤 버냉키 전 의장 재임 당시인 2013년 12월에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이후 2년 동안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올리기 훨씬 전에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구체적인 테이퍼링 시점에 대해서는 "미국의 경제 상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만 했다.

▲  한미 기준금리 추이 [한국은행 제공]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4월 FOMC 기자회견에서는 자산 매입 축소 질문에 선을 그었지만 지난 1, 3월 의사록에서는 없었던 내용이 4월 의사록에 추가됐다"면서 "연준 내부적으로도 테이퍼링에 대한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최근 미 연준 위원들 대부분 현 수준의 완화적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6월 FOMC보다는 3분기 잭슨홀미팅, 9월 FOMC 등 하반기 이벤트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면서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은 완화로 전환하는 것보다 저항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인플레이션, 성장률 등이 상향 조정되면서 경기과열이 우려되는 국면이지만 하반기에는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속도조절 국면에 테이퍼링을 언급하면 저항이 더욱 크기 때문에 지금 언급한 것이 적절하다"고 부연했다.

공 연구원은 이번 의사록 내용은 긴축이 더욱 빨라질 것을 시사한다기보다는 기존 일정을 확인해준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는 "하반기부터 논의를 해놔야 내년에 테이퍼링 시행이 가능하고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내년 3~4분기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반기에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리 인상은 파장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천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부터 고려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의 고용이 회복되지 못한 점은 여전히 테이퍼링 등 긴축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와 공급 차질로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으로 더 높아질 수 있지만, 연준의 중요한 판단 기준인 고용 부문의 회복은 더디다"면서 "과거 2014년 1월 테이퍼링이 시작됐을 때도 고용은 연준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중후반에 머물렀지만, 위기 이후 줄어든 고용이 90% 정도 회복되자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작됐다"면서 "같은 기준을 지금 적용해보면 미국 고용은 코로나19 이후 회복률이 63%에 불과하며 최근의 고용 증가 속도로는 90% 회복되기까지 일 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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