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중대재해법 시행 앞두고 잇단 사망사고…비상걸린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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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 앞두고 잇단 사망사고…비상걸린 현대차그룹

주현웅
기사승인 : 2021-05-27 16:53:16
현대제철 5년째 사망사고…올들어 현대차, 현대건설, 현대위아도 발생
사망사고 피해자 대부분 협력업체 직원…현대차 해외사업장 사고 완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6개월여 앞둔 가운데 현대제철, 현대차, 현대건설 등 주요 계열사에서 잇따라 사망사고를 포함한 산업재해가 발생해 현대차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부터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면 인명피해 등 중대한 산재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2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부터 일주일째 현대제철에 대규모 감독관단을 파견해 안전보건관리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한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외주업체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중대재해 규정 및 행정조치를 촉구했다. [금속노조 제공]

현대차 계열사 사망사고, 올해만 4번째 

지난 8일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노동자가 설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대제철에서는 지난 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부터 현대제철 본사와 당진제철소에 근로감독관 등 28명을 투입해 회사의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감독 중이다. 조사는 오는 6월 2일까지 진행된다.

현대건설에서도 지난 3월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11일 현대케미칼 HPC프로젝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철제 빔 고정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숨졌다.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갑자기 쓰러지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그보다 앞선 지난 1월 3일에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참변이 따랐다. 청소 작업을 하던 한 노동자가 철스크랩(고철) 압축 장비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이 사고가 발생하자 예정된 신년회를 취소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발을 막겠다"는 신년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8일후인 지난 1월 11일 현대위아에서 사고가 났다. 노동자 1명이 프레스 작업 도중 기계에 끼 의식불명에 빠졌다. 그는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같은 달 24일 끝내 숨을 거뒀다. 현대위아는 현대차가 최대주주(지분율 25.35%)로서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회사다.

이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산업재해 사고의 피해자는 현대제철 외에는 협력업체 직원이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차 본사 사옥.[뉴시스]

현대차 해외공장은 개선, 국내만 악화 추세  

현대차의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9년 산재 피해자 수는 377명을 나타냈다. 2017년 210명, 2018년 286명에서 3년 연속 증가한 것이다.

물론 전체 직원 수가 증가해 피해 사례도 함께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전체 직원 수의 산재 피해자 수 비율인 산재율을 보면 그렇지 않다. 현대차는 산재율도 2017년 0.53%, 2018년 0.71%, 2019년 0.93%로 계속 증가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산재 증감 여부는 국내 및 동종업계 발생 동향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현대차는 동종업계 대비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을 유지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평균 산재율은 0.58%로 현대차보다 훨씬 낮다. 제조업 산재율도 0.72%로 현대차보다 0.21%포인트 낮다. 1000인 이상 기업의 산재율은 0.28%로 현대차와 비교할수 없는 수준이다.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산재율은 별도로 조사된 게 없다. 단 자동차의 부품사 등이 포함된 '수송용기계기구제조업/자동차및모터사이클수리업'에 대한 2018년 통계청 재해율 조사 결과는 0.61%로 나타났다. 1인 기업도 포함한 통계치지만 현대차보다는 소폭 낮다.

특이한 점은 현대차의 산재율 상승이 국내 사업장에만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2017년 현대차 해외사업장의 산재 피해자 수는 41명이다. 2018년 32명, 2019년 18명을 나타냈다. 산재율로 봐도 2018년 0.11%, 2018년 0.09%, 2019년 0.08%로 매해 줄었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만 산재 피해가 늘었고, 해외에서는 문제를 지속 완화한 셈이다.

이런 실태가 비단 현대차에만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노동자 사망사고가 난 현대위아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2019년 재해율은 0.31%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그렇지만 사내 협력사 재해율은 0.94%로 높은 수치를 가리켰다.

현대건설은 이 보고서에서 재해자 수와 비율 등을 기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직업병 발병비율을 공개하는데 2017년 0.03%, 2018년 0.08%, 2019년 0.16%로 지속 증가했다.

현대차 계열사에서 유독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다. 다만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법안 시행 이전인 상황임을 감안할 때 구체적인 사항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범현대가' 현대중공업도 매해 사망사고 

범현대가로 묶이는 현대중공업 역시 연이은 중대재해 발생으로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지난 8일 울산조선소에서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용접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앞서 이 사업장에서는 지난 2월에도 용접 중이던 노동자가 미끄러져 추락사 한 일이 있었다. 최근 5년 동안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는 20건에 달한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도 특별감독을 벌이고 있다. 산업안전감독관 등 총 46명을 투입해 회사의 안전관리실태를 점검 중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특별점검, 안전보건진단 등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본사에서 현장까지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적극적인 지도·감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주현웅 기자 chesco1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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