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성범죄 우려" vs "기본권 보장"…'성중립 화장실'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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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우려" vs "기본권 보장"…'성중립 화장실' 찬반 논란

장은현
기사승인 : 2021-06-01 13:18:16
성공회대 설치 구상 밝히면서 논란 수면 위로
"이분법적 성별구분 밖에 있는 소수자의 권리로 봐야"

성중립 화장실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성공회대 학생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가 '모두의 화장실' 설치 계획을 발표하면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내에 일부 연구소와 병원에 성중립 화장실이 마련된 사례는 있다. 대학내 설치는 처음이다.

▲ 해외에 설치된 성중립 화장실 표지판 [한국다양성연구소 제공]


성중립 화장실은 안에 들어가 대소변을 보고 손까지 씻고 나올 수 있는 '1인 화장실'이라는 점에서 공중화장실과 장애인, 여성, 남성용으로 구분되는 기존의 화장실과는 다른 개념이다. 성중립 화장실에는 각 칸마다 남성·여성용 변기, 세면대, 거울, 휴지통, 비상벨 등이 구비돼 있다. 비행기나 기차에 있는 화장실처럼 위아래가 뚫려 있지 않고 완전히 막힌 구조다.

성공회대에 성중립 화장실 설치 소식이 알려지자 찬반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반대하는 측은 남녀 모두 같은 화장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성범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관련 기사의 댓글 창에는 "몰카범 생기겠네", "범죄 터지고 또 여혐이니 뭐니 X소리 하기만 해봐라", "범죄 취약에 한 표", "동성애자, 게이, 레즈비언만 따로 쓰는 화장실을 만들어라" 등 비판적인 의견들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성공회대 중앙운영위원회 이훈 비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성범죄, 불법 촬영의 문제와 관련한 우려는 성별이 분리돼 있는 화장실에서도 제기되는 문제이고, 화장실 자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성중립 화장실이 만들어졌을 때 성범죄가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없고 이보다 화장실 안을 어떻게 안전하게 만드는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문화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다양성연구소 김지학 소장은 '여성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가'라는 현실이 이 논의에 스며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당연히 성중립 화장실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성중립 화장실과 기존의 화장실을 한 건물에 같이 설치하는 방안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논의가 성범죄 방향으로 쏠리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주장했다. 기존의 화장실을 잘 이용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측면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한다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이다.

▲ 영국에 있는 성중립 화장실 모습 [한국다양성연구소 제공]


성별·장애여부·성정체성과 관계없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은 '남/여'로 나뉘어 있는 기존의 화장실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도입됐다. 성 소수자는 물론 성별이 다른 보호자와 어린이, 장애인과 활동 보조인이 함께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어느 곳에 들어가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성 소수자의 경우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실제 사용하는 화장실의 성별과 달라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한다. 성중립 화장실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모든 사람이 생리현상을 제때 해결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논의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0%가 공중화장실 이용 시 부당한 대우나 불쾌한 시선이 두려워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다른 성별의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39.2%는 화장실 이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음식물을 먹지 않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는 인권재단 사람, 한국다양성연구소, 한림대 성심병원 등에 성중립 화장실이 설치돼 있지만, 아직 극소수다. 한림대 성심병원은 병원에 성소수자 환자가 늘어나면서 성소수자 친화적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 2월에 이 화장실을 만들기로 결정했으며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해외의 여러 국가에서는 공항, 역사, 박물관 등에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해 이용하고 있다. 영국은 병원, 이스트미들랜드 공항, 서튼역, 스포츠 시설 등 여러 곳에 모두를 위한 화장실이 있다.

KPI뉴스 / 장은현 인턴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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