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공공 '유급' vs 민영 '무급'…경기도 백신휴가제 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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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유급' vs 민영 '무급'…경기도 백신휴가제 차별 논란

안경환
기사승인 : 2021-06-24 16:46:26
운수종사자 2만여명…4명 중 1명만 혜택
유급휴가 따른 버스배차 문제 대책도 부족

"가이드라인도 없는 설익은 정책 발표로 현장에선 노사, 노노 간 갈등이 끊이지 않네요."

경기도가 시행에 들어간 '공공버스 운수종사자 백신휴가제'를 놓고 터진 현장의 불만이다.

같은 사업장 내 공공과 민영버스 노선 운수종사자가 혼재해 있는 상황에서 특정 그룹에만 혜택을 제공해서 벌어진 일이다.

게다가 유급 휴가일 계산과 버스배차 문제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운수종사자와 사업자, 노조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 사당역에서 공공버스를 타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경기도 제공]

24일 경기도와 도내 운수업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5일 '경기도 공공버스 운수종사자 백신휴가제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 공공버스'는 공공이 소유하고 있는 노선 운영권을 일정 기간 민간 운송 사업자에게 위탁하고, 공공이 서비스를 책임지는 버스를 말한다.

백신휴가제는 공공버스의 안정적 운행과 이용객의 감염병 전파 차단을 위해 공공버스(수입금공동관리형 포함) 운수종사자에게 백신접종 당일과 이튿날까지 유급휴가를 주고, 이상반응이 있을 시 1일을 추가 부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대상은 공공버스 운수종사자 3841명이다. 또 오는 8월 공공버스로 전환 예정인 수입금공동관리형버스 운수종사자 1564명에게도 혜택이 부여된다.

공공·민영버스 노선 운수종사자 갈등 이어져

이 계획이 발표되면서 버스업계 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버스업체가 공공과 민영버스 노선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 A 운수의 경우 650여 명의 운수종사자 가운데 공공버스 노선에 350여 명, 민영버스 노선에 300여 명으로 각각 나뉘어 있다. 백신휴가제 적용 대상인 350여 명은 백신 접종 후 유급휴가를 갈 수 있으나 나머지 300여 명은 무급휴가 처리된다.

현재 도내 70여 개 버스업체 가운데 약 40곳이 공공과 민영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종사자는 2만여 명으로 공공버스 운수종사자는 약 5000명, 민영버스 운수종사자는 1만5000여 명이다. 전체의 4분의 1만 '공공'이라는 이유로 혜택을 받는 것이다.

백신휴가제 적용 일수 계산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도 문제다. 현장 운수종사자들은 모두 최대 3일간 유급 백신휴가를 적용받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도의 계산은 다르다. 오전 근무 후 쉬는 오후에 백신접종을 받거나, 3~4일 근무 후 다음 배차까지 쉬는 날은 백신휴가 적용 일수에서 제외하는 형태다. 이상반응이 있을 시 추가 1일 적용은 각 운수업체가 사정에 따라 부여토록 했다.

A 운수 노조 관계자는 "백신휴가제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이 없어 도에 질의한 결과 이같이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 운수는 4일 배차(운행) 이후 1일 쉬는 근무 형태다. 배차 때는 오전, 오후 근무가 순차적으로 바뀐다.

운수종사자 계산대로 하면 휴무일 직전 오전 근무 후 오후에 백신을 접종하면 다음날부터 3일간 백신휴가가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도의 계산 방식에 따르면 접종 당일과 휴무인 이튿날 등 3일 모두 백신휴가 적용 대상 일자에서 제외된다.

A 운수 노조 관계자는 "백신휴가제에 대해 운수종사자들이 이해하는 것과 실제 지침이 다르다"라며 "하지만 도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노조와 사측이 오히려 종사자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발표 3일 만인 지난 18일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 경기교통공사에 전달했으나 세부 가이드라인 역시 이상반응시 추가 1일을 '연가' 처리토록 했을 뿐 휴무일 처리 등은 기존과 같다.

줄줄이 휴가 가는데…대책 없는 배차문제

백신휴가제 시행에 따른 버스배차 대책도 마땅치 않다. A 운수 기준 전체 운수종사자 가운데 약 40%가 오는 7월 백신접종 대상자인 50대다. 전체 인력의 40%가 줄줄이 백신휴가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도가 제시한 대책이라야 한시적 임시직 근무 허용 및 임시직 근로자 채용 부족에 따른 운행준수율 미준수 시 페널티 적용 배제가 전부다. 근본적 확충 방안이 없다.

A 운수업체 노조 관계자는 "다음달 백신접종 대상인 50대가 약 260명으로 임시직 근로자로 대체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라며 "자칫 공공버스 노선이 줄줄이 멈춰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백신휴가제는 수당을 더 주기 위해 도입한 게 아니라 보다 안전하게 공공버스를 운행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민영버스 노선 등 모든 영역을 공공이 다 책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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