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실손보험 안 팔 수도 없고"…한숨 쉬는 손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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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안 팔 수도 없고"…한숨 쉬는 손보사들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1-06-30 16:19:36
7월 1일부터 4세대 실손 판매…당국 압박으로 보험료 10% 인하
손해율 개선안되면 적자 확대…손보사, 대체상품 없어 판매 지속
4세대 실손의료보험 판매를 시작하는 손해보험사들이 벌써부터 적자 걱정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적자가 심각한 상황인데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신상품의 보험료를 3세대보다 10% 가량 낮췄다.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적자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 2곳은 실손보험 판매 중지를 결정했지만, 손보사들은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종신보험, 장기 저축성보험 등 대체재가 있는 생보사와 달리 손보사들은 실손보험 외에는 마땅한 장기보험 상품이 없는 탓이다. 

▲ 실손보험의 적자폭 확대가 우려되고 있으나 마땅한 장기보험 상품이 없는 손보사들은 실손보험을 계속 팔 수밖에 없는 상태다. [셔터스톡]

30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병원을 많이 가면 보험료가 오르는 구조의 4세대 실손보험이 선을 보이는 가운데 ABL생명과 동양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지했다. 생보사들 중에서는 삼성·한화·교보·NH농협·흥국생명 등 5곳에서만 4세대 실손보험을 내놓는다.

실손보험 판매 중단의 가장 큰 이유는 심각한 적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총 6866억 원에 달해 지난해(2조5008억 원)에 이어 막대한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1분기 실손보험 위험손해율도 132.6%로 전기(131.1%) 대비 1.5%포인트 뛰었다. 위험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보험사들이 받은 보험료보다 지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이 연초에 1·2세대 실손보험료를 10~12% 가량 올렸음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손해보험연구실장은 "1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이 오히려 상승한 것은 보험료를 더 많이 올려야 하는 상황인데, 충분히 인상하지 못했다는 걸 방증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비급여 의료비 등 무분별한 의료 쇼핑 탓"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비급여 의료비 전체를 특약으로 분류, 지급보험금이 많을 경우 관련 보험료가 최대 300%까지 할증되는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됨에도 보험사들은 환영하기보다 우려가 더 크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4세대 실손보험료를 3세대보다 10%가량 낮추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 1·2세대 실손보험료를 올렸으니 대신 4세대는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는 보험사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손보험 적자가 지속되면서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 수는 계속 줄고 있다. 과거 30곳이었던 실손보험 판매 보험사가 17곳으로 감소하더니 최근 2곳이 더 빠져 15곳이 됐다.

그럼에도 실손보험을 취급하던 손보사 10곳은 모두 4세대 실손보험도 판매하기로 했다. 마땅한 장기보험이 없어 적자를 보더라도 실손보험을 상품 라인업에서 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탓으로 풀이된다.

종신보험, 장기 저축성보험 등 여러 장기보험이 있는 생보사와 달리 손보사는 실손보험 외에는 별다른 장기보험 상품이 없다.

업권 특성상 종신보험 등 생명보험 상품은 다룰 수 없으며,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15년으로 제한돼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 변액보험도 판매할 수 없어 상품 라인업이 제한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에 비해 손보사는 규제가 너무 심하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실손보험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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