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강준만의 직설] 2년 넘도록 매일 '쿠데타' 외치는 나라

  • 구름많음구미16.4℃
  • 맑음동두천12.1℃
  • 맑음이천11.3℃
  • 맑음속초16.4℃
  • 구름많음김해시21.6℃
  • 맑음보령14.0℃
  • 맑음추풍령12.8℃
  • 맑음동해17.0℃
  • 맑음보은12.5℃
  • 구름많음북부산20.4℃
  • 흐림성산22.6℃
  • 맑음양평11.9℃
  • 맑음홍성11.4℃
  • 흐림금산13.8℃
  • 맑음부안15.9℃
  • 흐림영천16.7℃
  • 맑음고창15.3℃
  • 맑음고창군14.4℃
  • 흐림북창원21.9℃
  • 흐림통영22.1℃
  • 흐림제주22.2℃
  • 흐림순천16.3℃
  • 구름많음포항21.3℃
  • 맑음춘천10.7℃
  • 맑음서울16.2℃
  • 흐림광양시21.5℃
  • 구름많음순창군15.7℃
  • 맑음태백10.9℃
  • 흐림부산22.0℃
  • 구름많음영주15.0℃
  • 맑음원주12.5℃
  • 흐림산청19.1℃
  • 맑음전주18.0℃
  • 구름많음정읍16.0℃
  • 구름많음장수13.1℃
  • 맑음대관령8.1℃
  • 흐림진주17.7℃
  • 흐림여수23.0℃
  • 구름많음진도군17.3℃
  • 맑음울진18.1℃
  • 구름많음거창15.5℃
  • 구름많음양산시21.8℃
  • 구름많음울산18.7℃
  • 구름많음밀양21.1℃
  • 구름많음남원16.7℃
  • 맑음대전15.8℃
  • 맑음강릉17.9℃
  • 맑음파주11.8℃
  • 맑음세종14.5℃
  • 맑음북춘천9.9℃
  • 맑음철원10.0℃
  • 맑음충주12.0℃
  • 흐림창원22.5℃
  • 흐림함양군18.1℃
  • 맑음흑산도19.2℃
  • 맑음인제11.7℃
  • 맑음의성15.9℃
  • 흐림서귀포22.6℃
  • 흐림합천18.6℃
  • 흐림보성군18.7℃
  • 맑음홍천10.5℃
  • 흐림남해21.0℃
  • 맑음영광군15.6℃
  • 흐림고산22.1℃
  • 맑음청송군14.9℃
  • 맑음영덕17.5℃
  • 맑음영월11.5℃
  • 구름많음광주19.0℃
  • 흐림장흥17.0℃
  • 맑음문경14.9℃
  • 흐림완도19.8℃
  • 맑음백령도18.6℃
  • 맑음강화12.8℃
  • 맑음천안11.7℃
  • 흐림임실14.2℃
  • 흐림강진군17.9℃
  • 맑음수원13.2℃
  • 맑음정선군12.3℃
  • 맑음군산15.6℃
  • 맑음상주15.0℃
  • 맑음서청주11.7℃
  • 맑음부여13.0℃
  • 흐림해남16.8℃
  • 맑음청주17.0℃
  • 맑음서산12.0℃
  • 구름많음목포19.6℃
  • 맑음울릉도18.7℃
  • 구름많음경주시17.0℃
  • 맑음북강릉16.2℃
  • 맑음제천9.7℃
  • 흐림고흥18.1℃
  • 맑음봉화12.6℃
  • 흐림의령군17.6℃
  • 흐림거제20.2℃
  • 맑음인천18.2℃
  • 맑음안동17.8℃
  • 흐림대구19.0℃

[강준만의 직설] 2년 넘도록 매일 '쿠데타' 외치는 나라

UPI뉴스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1-09-16 17:28:40
집권세력이 2년 넘게 걸핏하면 '쿠데타 타령'
무능과 치부를 스스로 널리 알리는 자해일 뿐
우리는 '쿠데타'라고 하면 주로 '5·16 쿠데타'를 생각하지만, 국민적 언어 생활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2년 넘게 매일 외쳐진 '쿠데타'를 '5·16 쿠데타'의 반열에 올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바로 2년 전인 2019년에 일어난 '8·27 쿠데타'다.

그날 오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국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문재인 정권 인사들과 지지자들은 이를 '검찰 쿠데타'로 규정했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2년 넘게 '쿠데타'는 한국인들의 일상 용어가 되었다. 문 정권 인사들이 윤석열과 검찰을 비난할 때에 자주 동원하는 말이 쿠데타였고, 이는 언론을 통해 널리 퍼져 나갔다.

때는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가 아닌가. 각종 뉴미디어도 이런 전파에 가세했다. 정치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도 소셜 미디어와 사이버 커뮤니티 등을 통해 1년 365일 내내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쿠데타는 일상 용어로 승격된 것이다.

'검찰 쿠데타'의 자매어로 '연성 쿠데타'와 '사법 쿠데타'라는 말도 널리 쓰이기 시작했는데, 이 용어들의 전파엔 김어준이 큰 역할을 했다. 2020년 12월 11일 김어준의 팟캐스트 '다스뵈이다'(143회)는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를 거론하면서 이른바 '연성 쿠데타'론을 제기했다.

패널로 출연한 변호사 신장식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작년 조국 사태부터 지금까지 이어오는 과정이 마치 브라질의 연성쿠데타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했고, 김어준은 "어떻게 법률을 이용해서 쿠데타를 일으키는지를 다큐로 찍은 건데"라면서 맞장구를 쳤다.

'연성 쿠데타'의 대체어로 쓰인 '사법 쿠데타'라는 말은 10여일 후 나온 두 건의 법원 판결로 인해 이후 여권이 즐겨 쓰는 상용어가 되었다. 12월 23일 전 법무부 장관 조국의 부인 정경심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었고, 다음날 법무부의 검찰총장 윤석열 정직 2개월 중징계에 대해 법원이 '집행 정지 결정'을 내렸다. 여권은 분노의 수준을 넘어 '사법 쿠데타'라며 3권분립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12월 28일 민주당 의원 민형배는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윤석열 탄핵, 역풍은 오지 않는다: 윤 총장 탄핵이 반드시 필요한 네 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에서 이런 주장을 폈다. "검찰이 정치를 주도하고 있다. 법원은 이 카르텔에 은근히 혹은 노골적으로 보조를 맞추며 동조,협력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주권자를 서슴없이 유린하는 이 행위들을 '사법쿠데타'라는 표현 말고는 달리 담아낼 말이 없다."

'사법쿠데타'에 관한 한 한국은 제2의 브라질인가? 이미 여권에선 그렇다고 보는 확신을 넘어 신앙이 자리를 잡았지만, 과연 그런가? 노정태는 최근 출간한 <불량정치: 우리가 정치에 대해 말하지 않은 24가지>라는 책에서 반론을 제시한다. 지면의 한계상 반론의 내용을 소개하기는 어려우므로 관심 있는 독자는 이 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여권의 내로남불이 너무 코믹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큰 정치적 사건들에 대해 그간 나온 법원 판결은 여권에 불리한 것들도 있었고 유리한 것들도 있었다. 유리한 게 나오면 여권은 "법의 정의는 살아있다"며 사법부를 칭송하다가도 불리한 것만 나오면 '사법 쿠데타"라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모든 걸 자기 중심으로 판단하는 천진난만한 어린애 같지 않은가?

여권은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쿠데타'라는 말을 열심히 쓰고 있다. 그 진실이 무엇이건 여권이 '쿠데타 병'에 걸린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수사 비리나 과잉 수사를 '쿠데타'로 부르겠다면, 쿠데타라는 개념을 새롭게 재정의한 후에나 그리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쿠데타의 수괴가 주도한 국정농단 수사도 문제가 없었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공명정대하게 나가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잖은가.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집권세력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해나가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지 않은가. 그런 집권세력이 걸핏하면 '쿠데타 타령'을 해대는 건 안정을 유지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무능과 치부를 스스로 널리 알리는 자해(自害)가 아닌가. 여권은 왜 그런 '자해 취미'를 갖게 된 걸까?

싸우는 상대편을 거악(巨惡)으로 매도해야만 우리편의 악(惡)을 사소하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는 동시에 지지자들의 증오를 부추겨 동원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은 아닐까? 단지 그런 목적을 위해 한국을 2년 넘게 매일 '쿠데타'가 외쳐지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건가?

그런 의문이 강하게 들긴 하지만 마음의 평온을 위해 좋은 쪽으로 해석하자. 쿠데타의 원조인 군사 쿠데타의 위협이 사라진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자축하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이해하자.

▲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저작권자ⓒ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