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조지아 정부, '장미혁명 풍운아'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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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정부, '장미혁명 풍운아'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 체포

김당
기사승인 : 2021-10-02 14:01:38
사카슈빌리, 3일 조지아 지방선거 앞두고 8년만에 망명서 귀국
조지아 정부 "궐석재판서 직권남용 6년형 선고받은 자 체포"
선거 전날 귀환해 선거 영향 미칠지 촉각…'자아도취' 비판도

 

조지아(전 그루지야)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망명 생활을 해오다가 귀국한 '유라시아의 풍운아' 미하일 사카슈빌리(Mikheil Saakashvili)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이번 체포는 사카슈빌리가 조지아의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전격 귀국한 직후에 이뤄졌다.

 

▲ 조지아 경찰관들의 호위 속에 루스타비의 한 교도소에 도착한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 [조지아 내무부 제공, 로이터]


알 자지라 방송은 1일(현지시간) 이라클리 가리바슈빌리(Irakli Garibashvili)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이 체포돼 교도소로 이송됐다고 발표했으며 현지 언론은 웃고 있는 사카슈빌리가 금요일 저녁 루스타비 교도소로 호송되는 비디오를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이 망명 8년 만에 귀국한 직후 체포했는데, 이는 그가 여야 갈등이 심화된 조지아 정국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자들을 동원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카슈빌리는 2013년 조지아 대통령 임기 종료 후 각종 비리 혐의로 조지아 검찰에 기소되자 우크라이나로 망명했다.

 

2003년에 '장미혁명(Revolution of Roses)'을 이끈 그는 2014년에 우크라이나의 '유로마이단' 운동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국적을 얻었다. 2015년에는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던 페트로 포로셴코(Petro Poroshenko)의 신임을 얻어 오데사(Odesa)주 주지사가 되었다.

 

▲ 2003년 조지아의 장미혁명 당시 야당의 리더인 사카슈빌리(가운데)가 수도 트빌리시의 자유광장(Freedom Square)에서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이에 조지아 정부는 그의 국적을 박탈했다.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사카슈빌리를 우크라이나 대통령 산하 개혁위원장으로 임명하자, 조지아 정부는 주우크라이나 조지아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 양국 갈등의 불씨가 되었다.

 

체포 소식은 지난 8년간 우크라니아에서 망명 생활을 해온 사카슈빌리가 귀국했다고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린 지 약 18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1일 오전까지만 해도 조지아 관리들은 그가 조지아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앞서 사카슈빌리는 동영상 게시물에서 자신이 조지아에 돌아왔으며 서부 도시인 바투미(Batumi)에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진정한 선거'라면서 수도 트빌리시의 집회에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

 

사카슈빌리는 망명 중인 2018년 궐석재판에서 직권 남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어떠한 잘못도 없다고 부인하며 이 사건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살로메 주라비치빌리(Salome Zourabichvili) 대통령은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1일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사카슈빌리의 귀국은 현재 매우 골치아픈 일이며 이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진짜 문제들, 즉 경제난과 끔찍한 코로나19 감염률 등은 경시돼 온 가운데 '과거에서 온 변덕스러운 인물'이 다시 등장해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알 자지라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지방선거 전날의 복귀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이지만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어 현 정부가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면 조지 총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 코카서스 지역 국가들 [위키피디어 캡처]


2003년 이른바 '장미혁명'으로 불린 평화 봉기에 이어 정권을 잡은 사카슈빌리는 여전히 흑해와 카스피해 연안의 코카서스 국가들에서 맹렬한 충성심을 가진 추종자들을 이끌고 있다.

 

그는 동영상 게시물에서 "나는 이곳에 오기 위해 내 생명과 자유, 모든 것을 걸었으며 오직 한 가지, 투표소에 가는 것만을 원한다"면서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이끌었던 '통합국민운동'이나 집권당인 '조지아의 꿈'에 반대하는 작은 정당에 투표할 것을 요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모두 투표소에 가서 투표해야 하고, 3일에는 '자유광장(Freedom Square)'을 가득 메워야 한다. 10만 명이 모이면, 아무도 우리를 이길 수 없다."

 

통합국민운동(United National Movement)은 사카슈빌리가 2001년 창당한 당으로, 사카슈빌리는 조지아를 떠난 후에도 명예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라클리 코바히제(Irakli Kobakhidze) '조지아의 꿈' 당 대표는 이 비디오 영상은 조작된 것이라며 사카슈빌리가 조지아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체포 작전을 위해 부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리바슈빌리 총리는 회견에서 그루지야 사법당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조지아로 이동하는 사카슈빌리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경찰의 체포 작전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조지아의 꿈'이 정적들과 언론인들을 처벌하기 위해 형사 기소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지아 정치 분석가들은 사카슈빌리의 귀환이 정치적 전략이라보다는 '자아도취'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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