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쉽게 출제…학생들 수준이 낮았다" 수능 출제위원장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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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출제…학생들 수준이 낮았다" 수능 출제위원장 발언 논란

김명일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1-11-23 10:49:15
수험생, 입시기관 모두 '불수능'이라는데 "쉽게 낸 것"
"교육적폐", "칼 맞을 소리"…수험생, 학부모 험구 쏟아져
지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은 '불수능'이라는 게 중평이다. 수험생도, 입시기관들도 작년보다 어려웠다고 말한다. 상위권에서도 "멘붕에 빠졌다"는 수험생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위수민 수능 출제위원장(한국교원대 교수)이 "쉽게 낸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위 위원장은 "쉬운 문제를 어렵다고 느끼는 수험생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 당황스럽다"고, "학생들 수준이 생각보다 더 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쉽게 냈는데 학생들 실력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수험생들이 어렵다는데 쉬웠다고 주장하고, 게다가 학생들 실력 탓이라고 하니 논란이 더 뜨겁다. 수험생과 학부모 여론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무조건 어렵게만 내는 교육적폐","어디서 칼 맞아 죽을 소리냐","본인 자리 짤릴까봐 몸사리는 꼴" 등 험구가 쏟아진다. 

▲ 18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2022학년도 수능시험 시작 전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위 위원장은 2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국어와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모의평가에 비교해 쉽거나 비슷하고,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조금 어렵다"고 밝혔다. "불수능"이라는 평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위 위원장은 "6월과 9월 모의평가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수준 차이는 보이지 않았기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학생들 수준이 생각보다 더 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시국인 1년 사이 중간계층이 예상보다 많이 무너졌다는 걸 학생들 반응을 보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평이했는데 학생 실력이 떨어져 '불수능' 반응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위 위원장은 "국어 영역 위원장은 '이 정도면 수험생들이 충분히 알 수 있다'고 했고, 지난해 영어 만점자가 12%여서 영어영역 위원장이 7~8%로 맞추겠다고 했는데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각 영역 위원장은 수능 출제를 최소 10번 이상 한 분들"이라며 "수험생들이 '불수능'으로 받아들인 것은 예상 밖"이라고 했다. 

위 위원장은 "고난도보다 중난도가 많이 출제된 수능이었는데 문제들이 어렵다는 반응이었다"며 "중간계층과 중하위권이 많이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영역에서 자동차 기술을 다룬 지문에 대해서도 "예전 학생들은 이것저것 많이 읽었는데 요즘은 공부만 하다보니 생소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위 위원장은 "수학 영역은 적정히 출제했는데 '수포자'가 늘었다. 상위권은 3년이 아닌 12년을 열심히 해왔고, 1점 차이로 대학을 가고 못 가고 하니 상위권에 변별력이 있도록 출제한 것으로 본다"며 '불수능 수학' 가능성을 일부 시인했다. 수학은 이번에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져 문과생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다.

위 위원장의 평은 수험생은 물론 입시학원 등 전문기관의 평가와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다. 난이도를 잘 유지했다는 위 위원장의 발언에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현장을 무시하는 발언", "수험생 반응보다 더 정확한 분석이 대체 어디에 있는가" 등 수험생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일례로 국어영역의 '헤겔 변증법'(4~9번)과 '트리핀 딜레마'(10~13번)는 지문이 생소한 정도가 아니라 이해 자체가 어려운 문제였다.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무난히 풀 수 있다는 설명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수험생들 중론이다. 4~9번 문항은 헤겔 변증법을 바탕으로 예술의 위상을 설명한 복합 지문으로, 학생들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는게 입시학원들의 분석이다.

10~13번은 '트리핀 딜레마'는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 역할을 하며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을 뜻한다. 기축통화와 환율 관련 경제 지문은 경제 이론과 역사, 환율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있어야 지문 이해와 문제 풀이가 가능하다. 

수험생 이승민(19) 씨는 "국어 영역에서 까다로운 인문 및 경제 지문이 출제됐고, 문학 연계율도 떨어져 시험 시간이 부족했던 수험생이 많았다"며 "6월, 9월 모의고사에 비해도 시간 부족에 따른 어려움은 확연했다"고 말했다.

또 "수학은 모의평가보다 난이도가 올라 초반 문항부터 난감해한 수험생이 많았고 문과생들은 더욱 어려웠다고 한다"며 "난이도는 평이했다는 평가원장의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KPI뉴스 / 김명일 기자 terr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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