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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비리의혹 불똥…'민관개발사업' 수도권 곳곳서 제동

안경환
기사승인 : 2021-11-30 16:51:06
김포시의회, '사우종합운동장부지 도시개발 출자동의안' 부결
안양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은 부랴부랴 공모 취소
대장동 형태 '오산시 운암뜰 AI시티 조성사업' 차일피일
대장동 개발 비리 여파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민관개발 사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해당 시의회 등이 나서 "민간 특혜를 막아야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 판교 대장동 택지지구 위치도. [성남시 제공]

일부 사업에서는 대장동 비리 의혹에 연루돼 구속된 인사들까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민간사업자 공모를 갑자기 중간에 취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30일 경기도와 김포시에 따르면 김포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김포시가 제출한 '사우종합운동장부지 도시개발 특수목적법인 출자동의안'을 지난 25일 부결했다.

이 사업은 사우종합운동장 일원 6만6000여㎡에 6566억 원을 투입, 2027년까지 민관합동으로 공공청사와 공원, 지하주차장 등 공공시설과 아파트를 조성하는 것이다. 개발이익금은 양촌읍 새 종합운동장과 김포한강신도시 종합의료시설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김포도시공사는 지난해 공모를 거쳐 A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또 공사와 A컨소시엄은 분양가 3.3㎡당 1400만-1880만 원까지의 수익은 절반씩, 그 이상은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협약했다.

당초 시는 2016년 이곳을 상업·업무·주거지로 개발하기 위해 민간사업자를 공모했다가 자체사업으로 직접 분양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공모를 취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민관합동개발 방식으로 변경했다.

초과수익 환수조항을 없애 '배임' 혐의가 불거진 대장동과는 다르게 초과수익 전체를 시에 귀속하도록 했지만 시 의회는 이 마저도 인정하지 않았다.

시 의회는 "사업부지내 시 소유 토지가 전체의 93%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에게 대규모 이익이 갈 수 있는 민관합동방식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출자동의안을 부결했다.

▲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조성사업 계획도. [안양시 제공]

안양시가 추진 중인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조성사업(박달스마트밸리)'은 민간 파트너 선정을 위해 공모까지 낸 상황에서 갑자기 공모를 취소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안양시가 주관하고, 안양도시공사가 시행을 대행하는 이 사업은 만안구 박달동 일원 328만㎡에 첨단 산업, 주거, 문화 시설 등을 조성하는 스마트복합단지 조성 사업이다. 

사업 부지 내 국방부 탄약고와 사격장 등을 이전·기부하고 대신 기존 부지를 받는 '기부대 양여' 방식으로, 전체 사업비가 1조3000억 원에 이른다.

민관 공동 사업자 방식을 위해 지난 8월 5일 안양도시공사가 사업자 모집 공고를 하고 같은 달 중순 공모에 응한 민간 업체들이 국방부 소유 토지 등 해당 사업부지 내 현황 조회 등을 할 수 있게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대장동 비리 의혹이 터졌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 언론에 오르내리던 남욱 변호사가 등재된 ㈜엔에스제이홀딩스가 공모에 참여한 사실이 불거졌다. 대장동 비리의혹의 핵심 인사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는 남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뒤 부인과 함께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귀국해 현재 구속 중이다.

또 인터넷상에 공개된 엔에스제이홀딩스 기업 정보에는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의 가족과 같은 이름의 인물이 이사 또는 사장 등 경영진으로 기재까지 돼 있었다.

안양도시공사는 공모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16일 부랴부랴 민간사업자 공모 절차를 취소했다. 이어 첫 공모 3개월 만인 지난 5일 민간사업자 재공모에 나섰다. 공사는 "공익성 제고와 절차 지연으로 인한 공백의 최소화, 관련 공공기관과 의사 조율 등을 위하여 부득이 위 공모를 취소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지역 정가와 경기도 안팎에서는 대장동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남욱과 유동규 등이 또다른 '대장동' 사업을 위해 준비한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박달스마트밸리 조성 사업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지사의 지사 시절 핵심공약 사업 가운데 하나여서 소문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장동 개발 사업 관계자들이 대장동 개발과 유사한 방식으로 박달스마트밸리 조성 사업을 진행하려던 상황에서 대장동 비리의혹이 터지자 안양시가 나서서 부랴부랴 공모 절차를 취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운암뜰 AI시티 조성사업 조감도. [오산시 제공]

'오산시 운암뜰 AI시티 조성사업'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사업은 오산시청 동측 일원 약 60만㎡ 부지에 주거, 상업, 문화, 첨단산업 등의 각종 시설이 융복합된 단지를 도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특수목적법인(SPC)이 설립되며 공공 51%, 민간 49%의 지분으로 수익 구조를 나눠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장동 개발 형태와 유사하다.

이에 국민의힘 오산시당협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운암뜰 사업이 성남 대장동과 같은 방식으로 추진된다"며 "이 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익은 특정인의 사리사욕이나 타 지자체의 배를 채워서는 안 되고 오로지 토지주와 입주민 그리고 공공의 발전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다. 오산시 당협은 "당초 사업부지에 포함돼 있다가 제외된 토지 중에 대장동 사건의 주범 중 한 명으로 지목된 A 변호사의 장인이자 B 국회의원의 비서 부친 소유 토지가 있다는 정황이 있다"며 "관련 모든 행정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동승해 토지주들이 "대장동 같은 보상은 안된다"며 보상방식 수정 요구 등 이해 당사자간 갈등도 이어지면서. 당초 지난 달 경기도에 신청하려던 '운암뜰 AI시티 개발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승인승인 심사'를 미룬 상태다.

오산시는 "운암뜰 사업으로 인한 민간사업자 배당 이익은 모두 환원된다"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민간사업자 이익배당 편중은 운암뜰 개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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