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유한기 사망에 대장동 부활…특검 도입 이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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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기 사망에 대장동 부활…특검 도입 이뤄지나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1-12-10 12:34:08
유동규 '유1', 유한기는 '유2'…공사실세, 의혹 핵심
진상규명 여론 확산, 특검 도입 동력으로 작용
이재명 "극단선택에 비통…진실위해 조속 특검"
野 "'그분' 뺀 꼬리자르기수사 참극…특검만 해법"
내년 3·9 대선 D-89일인 10일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포천도시공사사장)이 사망한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국민 관심에서 멀어졌던 대장동 이슈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연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특검 도입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가운데)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채이배(왼쪽), 김관영 전 바른미래당 의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전선에서 고전했던 민주당과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김관영, 채이배 전 의원 입당식에 참석한 뒤 '유 전 본부장이 사망했는데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떴다. 이소영 선대위 대변인은 "경주에서 따로 질의응답이 있다. 그때 입장을 정리해 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 입장은 곧바로 나왔다. 그는 자료를 통해 "유 전 본부장의 명복을 빈다.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비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의 특검 주장은 야당 공세와 국민 여론을 감안한 선제적 대응으로 비친다. 대장동 의혹에 관해선 떳떳한 만큼 유 전 본부장 사망에도 진상규명 의지를 거듭 부각하려는 의도다.

이 후보 측은 대장동 이슈가 재부상해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까 경계하는 눈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앞서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는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대장동 이슈가 부활하면 지지율 오름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전 본부장이 남겼다는 유서 내용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유 전 본부장이 결백을 호소했느냐, 억울함을 호소했느냐에 따라 선거에 미칠 파장은 극과 극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2011년 7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술지원TF단 단장,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과 사장 대행 등을 지내며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성남도개공 재직시 실질적 2인자라는 의미의 '유투'로 불릴 만큼 실세로 꼽혔다. 1인자는 '유원'으로 불린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이다. 대장동 의혹 '키맨'인 유동규 전 본부장은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황무성 성남도개공 초대 사장이 중도 사퇴하는 과정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최측근인 정진상 정책실장 등 상부 지시를 언급한 녹취록이 나오기도 했다. 녹취록 공개로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에서 걸림돌인 황 전 사장을 솎아내기 위해 '정진상-유한기' 라인을 통해 사퇴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야당은 이 후보를 '윗선'으로 지목하며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한 바 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 공고 전 지침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자는 내부 의견을 처음 보고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대장동 의혹이 확산되면서 그의 이름이 계속 등장했던 이유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정조준하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한 뒤 이 후보를 겨냥해 선공을 날렸다. "설계자 1번 플레이어를 두고 주변만 탈탈 터니 이런 거 아니겠나"라고 꼬집은 것이다. 1번은 이 후보로 보인다. 이 대표는 "옵티머스 의혹 때도 모 대선주자의 최측근이 수사가 시작되자 돌아가신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이번 대장동 의혹 때도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꼬리자르기 수사가 낳은 참극"이라며 "특검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뭉개기 수사가 초래한 참사로서 최소한의 수사 정당성도 이제 상실했다"며 "대장동 게이트의 발단이 된 황무성 사장 사퇴 강요 부분에 대한 수사를 이제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라고 따졌다.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은 SNS에서 "고인이 오롯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아니었다"며 "대장동 '그분'은 놓아둔 채 꼬리자르기를 한 수사, 주연은 못 본 척하고 조연들만 죄를 묻는 주객전도의 부실수사가 문제였을 뿐"이라고 성토했다. 

정의당도 보조를 맞췄다. 심상정 후보는 "특검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대선 후보들이 진작 특검을 수용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며 "윗선에 대한 수사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당은 특검을 피하기 위한 추측성 공방을 중단하고 당장 특검 합의부터 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 이 후보에게 불리한 것만도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유한기 전 본부장이 직접 연관된 이 후보 직권남용 의혹 수사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 남은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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