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선판, 文대통령 참전에 진영 대결로…李·尹 유불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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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 文대통령 참전에 진영 대결로…李·尹 유불리는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2-10 14:49:37
정치중립 강조 文, 윤석열 이례적 비판…"강력 분노"
친문 결집 메시지…30%대 박스권 이재명 지원사격
NBS 다자 李·尹 35% 동률…당선전망 尹 43% 李 34%
李, 차별화 효과 실종 가능성…尹, 중도층 이탈 우려
장성철 "진영 간 제로섬 게임…안철수 유탄맞을 듯"
대선판이 급변하고 있다. '친문 대 반문'으로 대결 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불씨를 지폈다.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며 '적폐수사'를 예고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기름을 부은 건 문재인 대통령이다. 대선전 전면에 나선 모양새다. 결국 선거 막판 전통의 진영 대결 전선이 뚜렷해졌다. 판세는 어떻게 될까. 10일로 20대 대선이 27일 남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윤 후보를 공개 비판했다.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임기말 대통령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제1야당 후보를 대놓고 성토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정치 중립을 강조하며 대선 발언을 자제해왔다.

그런 만큼 '윤석열 때리기'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직접 참전한 것이란 평가가 적잖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는 초접전중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 대상 실시) 결과 이, 윤 후보는 다자 대결에서 35%로 동률을 이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9%였다.

당선 전망에서는 윤 후보가 43%, 이 후보는 34%를 얻었다. 격차는 9%포인트(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 밖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문 대통령 메시지는 이 후보를 위해 친문 지지층 결집을 꾀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윤 후보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이 후보에게 부정적인 친문 유권자 마음을 돌리겠다는 의도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지지율 30%대 박스권에 갇힌 건 친문 진영 내 '반이재명 정서'가 강한 탓이 크다. 문 대통령 지지자 중 30% 가량은 이 후보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게 그간 여론조사 결과다. 호남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50~60%대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것도 유사한 맥락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친문 중심으로 뭉치는 분위기다.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정치보복을 위해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겠다는 민주주의 후퇴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윤건영, 윤영찬 의원 등 20명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선거개입 프레임'으로 반격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를 향해 사과를 요구한 것은 부당한 선거 개입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 사과 요구에 "윤석열의 사전에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는 없다"며 일축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도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 없는 사정을 강조했다"며 "그런 면에서는 우리 문 대통령과 저와 똑같은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영 대결이 격화하면 진보층은 민주당, 보수층은 국민의힘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로선 박스권 탈출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윤 후보도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권과 60대 연령층의 지지를 더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정권교체 여론이 과반에 달하는 만큼 '정권심판 프레임'을 걸기 좋은 구도가 형성돼 윤 후보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중도층과 유보층의 선택이다. 이 후보는 그간 중도층 이탈 원인이 됐던 문재인 정부 정책 실패와 거리를 두면서 차별화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러나 진영 대결에선 이 후보와 친문이 한몸이 돼 싸울 수 밖에 없다. 차별화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많은 대선 과정을 지켜봤지만, 후보가 정치보복을 사실상 공언하는 것은 본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통합을 위해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데, 보복 또는 증오, 갈등, 분열이 우리 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도 했다. 윤 후보 공격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윤 후보에게도 역효과가 없을 수 없다. 적폐청산 발언이 중도층 거부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커지고 있다. 한 정치 전문가는 "중도층이 떨어지면 보수표가 붙더라도 손해"라고 진단했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교수는 "정치보복이라는 위기감으로 친문 진영은 이 후보에게,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은 윤 후보에게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며 "진영 대결은 플러스, 마이너스 해서 서로 제로섬 게임이 될 듯"이라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유탄은 제3지대의 안 후보가 맞을 것"이라며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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