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시장서 외면받는 4세대 실손보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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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서 외면받는 4세대 실손보험, 왜?

안재성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2-03-03 16:36:06
작년 하반기 4세대 실손 가입 42만건…상반기 3세대보다 70% ↓
"자기부담비율 30%·보험료 할증 우려…설계사도 판매의욕 없어"
안 모(65·남) 씨는 1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다. 작년에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월 15만 원을 내야해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보험설계사의 4세대 실손보험 전환 권유는 거절했다. 

보장 내용이 1세대 실손보험에 비해 크게 부실한 데다 보험료 할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의료비 지출이 더 늘 것으로 예상돼 안 씨는 보장이 든든한 1세대 실손보험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김 모(40·여) 씨는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소속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다. 최근 소속사가 4세대 실손보험 판매 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500%(기존 400%)로 늘리는 프로모션을 실시했지만, 김 씨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4세대 실손보험의 월납 보험료가 보통 1만 원 안팎이라 500%를 받아도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요새 김 씨는 어린이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갓 아이를 출산한 가정뿐 아니라 사회초년생에게도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만 30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월납 보험료는 보통 4만~5만 원, 보장을 두텁게 할 경우 8만~9만 원까지 나와 김 씨에게 만족스러운 상품이다. 

▲ 축소된 보장과 보험료 할증 위험 때문에 4세대 실손보험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4세대 실손보험의 판매가 극히 부진한 모습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DB·KB '빅4'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하반기 4세대 실손보험 가입 건수는 총 41만6213건에 그쳤다. 작년 상반기의 3세대 실손보험 가입 건수(128만5951건)에 비해 67.6% 급감했다.

부진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1~21일 빅4 손보사의 4세대 실손보험 판매 실적은 4만9831건에 불과했다. 

실손보험은 크게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1세대 실손보험,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2세대 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판매된 3세대 실손보험, 2021년 7월부터 판매되고 있는 4세대 실손보험의 네 종류로 나뉜다. 

그런데 3세대까지 가입자 수가 약 3900만 명에 달하는 등 뜨겁던 실손보험의 인기가 4세대 판매 이후 갑자기 차갑게 식은 것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1·2세대에 비해 보험료가 4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저렴하다. 또 손보사들이 올해 6월 말까지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경우 1년간 보험료를 절반으로 깎아주기로 했다. 

그럼에도 별무소용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실한 보장과 보험료 할증 위험이 꼽힌다. 1세대 실손보험의 자기부담비율이 0%, 2·3세대는 10~20%다. 하지만 4세대 실손보험은 20~30%나 된다. 의료비의 최대 30%를 직접 부담해야 하니 소비자들은 내켜하지 않는 것이다. 

아울러 통원의료비 보장 한도도 1~3세대 실손보험은 30만 원인데 반해 4세대는 20만 원으로 축소됐다. 

소비자들을 더 망설이게 만드는 건 보험료 할증 위험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무분별한 보험금 신청을 막기 위해 할인·할증 시스템을 부가했다. 가입자가 한 해 동안 보험금을 받지 않으면 보험료가 5% 할인되지만, 보험금을 많이 받을 경우 최대 3배까지 할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세대 실손보험은 두터운 보장으로, 3세대는 저렴한 보험료로 인기를 끌었다"며 "그에 반해 4세대는 아무런 장점이 없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3세대보다 더 낮아진 보험료는 역으로 4세대 실손보험의 인기를 더 끌어내렸다. 보험설계사들에게 지급되는 판매 수수료도 같이 줄어 이들이 의욕을 잃은 탓이다. 

김 씨는 "4세대 실손보험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그들을 공들여 설득할 만한 메리트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요새 보험설계사들은 실손보험보다 어린이보험, 암보험, 유병자보험 등에 주로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보사들은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보험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 비율을 높였다. 손보사들은 소속 보험설계사들에게 대개 보장성보험의 판매 수수료로 월납 보험료의 400% 가량을 지급하는데, 4세대 실손보험은 500% 이상의 수수료를 제시한 곳이 여럿이다. 

그럼에도 인기 회복에는 별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김 씨는 "차라리 다른 상품을 팔아서 400% 인센티브를 받는 게 실제 수입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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