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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여가부 존폐 논쟁…폐지 이후 계획은?

장은현
기사승인 : 2022-03-16 16:10:05
윤석열 당선인 "폐지" 입장 고수…당 안팎서 '신중' 의견
권영세 "문자 1000통 중 700통 폐지 반대, 300통 찬성"
尹 측 "대안 마련할 것…여가부 업무 타 부처 이관 등"
김종인 "공약해서 폐지하려는 듯…가족 업무도 있어"
인수위 여성 분과 없어…"사회복지문화서 담당할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연일 논란이다. 윤 당선인은 "폐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당선인의 생각은 초지일관 분명하다. 여가부를 폐지한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인근에서 산책하다가 한 아이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뉴시스]

권 부위원장은 MBN과의 인터뷰에서 여가부 폐지 문제와 관련해 "문자를 1000통 정도 받았다"며 "그 중 700통은 폐지하면 안 된다는 얘기였고 300통 정도는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여가부 폐지가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외면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유리천장이 있으면 그건 깨부셔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방향성으로는 "공정, 정의 측면에서 풀어나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2001년 김대중 정부는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여성부'를 신설했다. 이후 이름을 바꾼 여가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처 업무 범위를 놓고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가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해 논쟁을 키웠다. 당시 여성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자 축소 개편으로 상황을 마무리지었다.

현재 여가부는 2010년 청소년과 가족 업무를 추가해 일해오고 있다. 

그 후에도 여가부의 역할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여가부 폐지 주장이 다시 힘을 얻게 된 건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때다. 당시 여가부는 '피해호소인', '성인지 학습 기회' 등의 발언으로 2차 가해를 일삼았다.

여가부 폐지 여론을 이끈 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다. 그는 취임 전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보며 전혀 공감이 안 됐다. 작가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했는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 아닌가"라는 등의 발언으로 반페미니즘 세력을 모았다. 지난 1월 UPI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여자라서 범죄가 두렵다거나 불안하다는 것은 감정의 영역이지 정책의 영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거 후 당 내부에서 여가부 폐지 반대에 드라이브를 거는 세력을 차단하고 있다. "당선인 공약을 직접 비판하지 말라"는 식이다.

그러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상식에 맞지 않는 짓"이라고 이 대표를 질타했다. "남성 쪽의 편을 들려고 여가부를 없애 버려야겠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사고방식"이라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 당선인이 선거 때 여가부를 어떤 취지에서 폐지한다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폐지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데 여가부의 기능이 단순히 여성 문제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부모, 돌봄, 청소년 등 가족 정책도 여가부가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윤 당선인은 여가부가 부처로서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고 판단한다. "남녀 문제는 집합적 평등이니 대등이니 하는 문제보다, 어느 정도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개별적 불공정 사안에 국가가 관심을 갖고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성이기 때문에' 차별 받는다는 말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수정 전 공동 선대위원장은 지난 14일 YTN 라디오에서 "여가부를 폐지한다고 여성 정책이 모두 사라지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여가부가) 특정 성별, 특정 젠더에 대해서만 보호적인 특혜로 여겨질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야 하느냐는 문제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가부를 폐지하는 대신 여가부가 담당한 여성 정책을 타 부처가 맡는다고 전했다. 남녀 임금 차별 문제를 고용노동부가 챙기는 것과 같은 대안이다.

현재 윤 당선인 측은 여가부 폐지 '이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수위 기조분과에도 '여성'분과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 말처럼 여가부 업무를 타 부서로 옮기거나 인구 정책을 총괄할 새 부처를 만들겠다고 예고하는 정도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가부 폐지 문제는) 기본적으로 사회복지문화 분과에서 담당하지 않을까 싶다"며 "공약을 국정 과제화하는 기획위원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조율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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