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윤석열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 큰 기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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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윤석열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 큰 기대 마라

UPI뉴스
기사승인 : 2022-03-19 09:56:52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 높지만 '여소야대' 등 정치적 여건 과제
양도세 중과 일시유예, LTV비율 상향…'상징적 조치' 가능성 높아
시장에서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곧바로 부동산 규제 완화가 시행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선이 '부동산 대선'이라 불릴 정도로 부동산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규제를 완화한다면 어느 정도일까? MB정부 때로 돌아가 보자. MB정부는 새 정부 이상으로 부동산 민심의 도움을 받아 선거에서 승리했다. 2003~2006년까지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노무현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민심 이반이 나타났다. 각종 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했고, 주택가격이 한창 오르던 2006년에는 대통령 지지율이 12%까지 내려가는 일이 벌어졌다. 

MB정부가 출범하고 6개월 만에 첫 번째 규제완화 조치가 나왔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높이고,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해 취득세를 경감해 주는 내용이었다. 종부세 부과 대상을 6억 원 이상에서 9억 원 이상으로 올리고, 세율을 1~3%에서 0.5~1%로 낮추는 개편안도 이 즈음 나왔다. 종부세를 제외한 대부분 정책이 미분양 등 한정된 물건에만 적용되도록 설계한 게 특징이었다.

다른 규제는 사라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강남을 투기제한구역에서 해제한 게 정권 4년차인 2011년이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이렇게 규제 완화에 시간이 걸린 건 부동산이 이해 관계가 엇갈리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집값이 오르는 걸 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꺼리는 사람도 있다. 

MB정부 첫해에 내놓은 종부세 완화 정책이 '부자감세'라는 반발을 불러일으키자, 정부가 서둘러 임대주택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반대쪽을 의식한 건데 한쪽만을 보고 정책을 만들 수 없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두려움도 정책 수정을 늦추는 역할을 했다. 규제를 완화했다가 집값이 오를 경우 이전 정부보다 더 큰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과감한 정책 변경을 하지 못했다. 

새 정부는 MB정부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MB정부는 부동산 경기가 하락할 때 출범했다. 정부가 출범하고 9개월만에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세계 최고 국가가 부도 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각종 경기 부양책이 시행됐다. 부동산은 더했다. 주택가격이 폭락할 거란 공포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어떤 정책도 거부감 없이 시행할 수 있었다.
 
정치적 여건도 다르다. MB정부 때에는 한나라당 153석(51.1%)을 포함해 보수진영이 200석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은 야당이 절대 다수다.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어떤 규제 완화도 입법화할 수 없다. 선거 결과도 차이가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차점자보다 530만표를 더 얻고 당선됐다. 이번은 심상정 후보를 더하면 당선자가 얻은 표가 더 적다. 

새 정부 출범 후 부동산 규제 완화는 몇 개의 상징적인 조치를 내놓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일시 유예나,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LTV비율 상향 조정 등 주택가격 안정이란 명분에 부합하는 조치가 우선 검토 대상이 될 것이다. 집값이 오르면 큰 욕을 먹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새 정부도 예외가 될 수 없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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