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위기에 강하다"…미국 주식으로 몰려드는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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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하다"…미국 주식으로 몰려드는 MZ세대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2-03-25 17:17:31
3월말까지 해외주식 거래 440억달러…83.5%가 미국 주식
"악재에 잘 버티고 호재 반영 빨라…주주가치 증진 노력 우위"
미국 주식 보느라 밤잠 설치기도…"양도세·수수료 유의해야"
개인투자자 안모(29·남) 씨는 요새 매일 새벽까지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미국 주식 거래를 위해서다. 밤잠을 설쳐서 눈이 퀭한 날이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안 씨는 국내주식보다 수익률이 우수한 미국 주식을 선호한다. 안 씨의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안 씨는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주가가 크게 올라 본인의 선택에 만족스럽다. 

개인투자자 박모(30·남) 씨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을 보고는 국내주식에 학을 뗐다. 

그는 국내 기업의 주주가치 보호가 미국 기업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고 판단, 국내주식을 모두 정리하고 미국 주식 투자에 열중하고 있다. 

매일 자정 너머까지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잠깐 쪽잠을 잔 뒤 새벽 5시에 일어나 미국 주식부터 확인하다. 밤을 새서 직장 업무에 차질을 빚은 적도 있다. 시차로 인한 부담이 커서 미국 주식 주간 거래가 가능한 삼성증권으로 주식 계좌를 옮기는 걸 검토 중이다. 

▲ 최근 MZ세대는 국내주식에 불신을 표하며, 미국 주식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MZ세대'의 해외주식, 특히 미국 주식 투자 열기가 뜨겁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 연구원은 "해외주식 투자자 3명 중 2명이 MZ세대"라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2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총 4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83.5%가 미국 주식 거래대금이다. 미국 주식 비중이 절대적인 셈이다. 

이는 MZ세대가 그만큼 미국 주식에 관심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씨는 "미국 주식은 특히 요즘 같은 위기에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주식과 달리 미국 주식은 악재에도 잘 버티며 호재에는 빠르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 24일(현지시간)까지 4.5% 떨어졌다. S&P 500 지수는 5.2% 내렸다. 올해 들어 25일까지 코스피는 8.3%, 코스닥은 9.6%씩 하락했다. 올해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등 탓에 힘든 시기였는데, 미국 주식의 방어력이 더 뛰어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인기종목인 테슬라와 애플은 요새 가파른 상승세를 실현했다. 테슬라는 최근 8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중 상승률은 32.3%에 달했다. 애플도 8거래일 연속 뛰면서 이 기간 중 15.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 씨는 "미국 주식은 주주가치 증진 노력에 있어서도 국내주식보다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며, 종종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가치를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한국 기업들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조차도 주주가치 보호의 개념이 없다고 지적한다. 박 씨는 "배당에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뜬금없는 자사주 매각, 대주주의 물량 털기, 물적분할 등으로 종종 주주들을 엿먹인다"고 비판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을 가장 화나게 한 예로는 류 대표가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카카오페이 주식을 팔아치운 사건,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후 상장 등이 꼽힌다. 안 씨는 "요새 MZ세대 주식 투자자들 중 다수가 국내주식에 불신이 깊다"고 말했다.  

해외주식 열풍은 증권사들에게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윤 연구원은 "해외주식에서 안정적인 주식매매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증권사들의 주식매매 수수료 수익 중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큰 부분은 이미 국내주식 거래에서는 '수수료 평생 무료'가 상식으로 자리 잡아 증권사들이 수익을 올리기 힘든 상태다. 그러나 아직 해외주식 거래에서는 투자자들이 기꺼이 수수료를 내고 있다.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수수료는 보통 0.25%다. 거래실적이 우수한 고객에게는 최저 0.07%까지 낮춰준다.  

이를 노리고 증권사들은 해외주식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여럿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7일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야간 거래 허가를 얻은 대체 거래소(ATS) 블루오션과 1년 간 독점 계약을 맺었다. 미국에서 야간 거래니 한국에서는 주간 거래에 해당하는 셈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를 포함해 하루 총 20시간 30분 동안 모든 미국 주식 매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국내에서 삼성증권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가 시작된 지 32영업일 만인 24일까지 누적 거래금액 5000억 원을 돌파했다. 10영업일 만에 1000억 원을 넘긴 뒤 점점 거래량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증권사 최초로 해외주식 장 마감 후 거래 시간을 네 시간으로 늘렸다.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1일 해외주식 종목별 증거금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종목별로 최대 5배의 차입(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해졌다. 

NH투자증권과 토스증권은 경우 오는 4월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실시간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해외 우량주식을 1주 미만 소수점으로 나눠 1000원 단위로 매매할 수 있는 '천원샵' 서비스를 오는 6월 30일까지 진행한다. 

미국 주식 투자에도 염려되는 점은 있다. 먼저 시차 탓에 밤잠을 설치게 될 위험이 크다. 수수료와 세금도 투자자에게 비우호적이다. 해외주식 수수료는 대부분 무료인 국내주식보다 비싸다. 

또 250만 원 넘는 양도차익에 대해 22%(지방세 포함)의 세금을 내야 한다. 국내주식의 경우 현재 대주주 외에는 주식 양도소득세가 없다. 세법상 대주주는 종목별로 시가 10억 원 이상 혹은 일정 지분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 보유한 주주를 뜻한다. 

내년부터는 일반투자자도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양도소득 5000만 원까지 공제돼 해외주식보다 훨씬 유리하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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