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술력이 답" 구자학 아워홈 회장 93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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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이 답" 구자학 아워홈 회장 93세로 별세

김지우
기사승인 : 2022-05-12 09:48:14
故 구 회장, 호텔신라·제일제당·럭키·금성사 등 진두지휘
2000년 아워홈 회장 취임…사업부였던 회사를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키워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현재 LG의 근간이 된 주요사업의 기반을 다지고, 2000년 아워홈 회장을 맡아 회사를 '글로벌 종합식품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국민 치약으로 자리잡은 '페리오' 치약을 만들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아워홈 제공]

고(故) 구 회장은 1930년 7월 15일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진주고등학교를 마치고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해 1959년 소령으로 전역했다. 6.25 전쟁에 참전해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호국영웅기장 등의 훈장을 수여 받았다. 이어 미국으로 유학해 디파이언스 대학교(Defiance College) 상경학과를 졸업, 충북대학교 명예경제학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산업 불모지를 개척했다. 1960년 한일은행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제일제당, 중앙개발, 럭키(현 LG화학), 금성사(현 LG전자), 금성일렉트론(현 SK하이닉스), LG건설(현 GS건설) 등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일선에서 뛰었다.

1980년 럭키 대표이사 재직 시절, 구 회장은 기업과 나라가 잘 되려면 기술력만이 답이라고 여겼다. 구 회장은 "남이 하지 않는 것, 남이 못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래서 그가 걸어온 길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는다.

럭키는 1981년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국민치약 '페리오'를 개발했다. 1983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국내 화학산업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했다. 1995년 LG엔지니어링에서는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일본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 1981년 럭키그룹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전하는 모습 [아워홈 제공]

음식에 진심이었던 구 회장, 아워홈 20년 만에 매출 8배 성장 

구 회장은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 FS(푸드서비스)사업부에서 분리 독립한 아워홈 회장으로 취임해 20여 년간 아워홈을 이끌었다.

아워홈 매출은 2000년 2125억 원에서 2021년 1조 7408억 원으로 8배 이상 성장했다. 단체급식사업과 식재유통사업으로 시작한 아워홈은 식품사업, 외식사업과 함께 기내식 사업, 호텔운영업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구 회장의 음식에 대한 관심이 주효했다. 미국 유학 중 그는 현지 한인마트에 직접 김치를 담가주고 용돈벌이를 했다. LG건설 회장 재직 당시 LG유통 FS사업부의 단체급식에 개선할 점이 많다고 느꼈다. 이후 구 회장은 2000년 아워홈 회장에 취임해 맛과 서비스, 제조, 물류 등 모든 과정에 관여했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은 설립 이래 지금까지 1만5000여 건에 달하는 레시피를 개발했다. 노로바이러스 조사기관, 축산물위생검사기관, 농산물안전성검사기관 등 공인시험기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구 회장은 미래 식음 서비스 산업에서 생산과 물류시스템이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70세에도 전국의 생산∙물류센터 부지를 돌았다. 현재 아워홈은 업계 최다 생산시설(9개)과 물류센터(14개)를 운영하고 있다.

아워홈은 해외에서도 발을 넓혀왔다. 2010년 중국 단체급식사업을 시작, 2014년에는 청도에 식품공장을 설립했다. 2017년 베트남 하이퐁 법인 설립, 2018년에는 기내식 업체 HACOR를 인수해 기내식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공공기관 식음료서비스 운영권을 수주했다. 이어 폴란드에 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에 진출해, 올해 신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고삐를 당기고 있다.

▲ 2018년 구 회장이 직원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 [아워홈 제공]

와병에 들기 전 구회장은 아워홈 경영회의에서 "요새 길에서 사람들 보면 정말 커요. 얼핏 보면 서양사람 같아요. 좋은 음식 잘 먹고 건강해서 그래요. 불과 30년 사이에 많이 변했습니다. 나름 아워홈이 공헌했다고 생각하고 뿌듯합니다"라고 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소박함과 감사였다.

"은퇴하면 경기도 양평에 작은 식당 하나 차리는 게 꿈이었는데, 이렇게 커져 버렸어요. 그동안 같이 고생한 우리 직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요."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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