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잡음 많은 대통령실 참모진…이번엔 5·18 기념사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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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 많은 대통령실 참모진…이번엔 5·18 기념사 유출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5-18 09:48:52
尹대통령 행사 참석 전 자필 문장 담긴 사진 보도돼
박근혜 전대통령, 최순실에 연설문 보내 대국민사과
장성철 "보안은 기본…기본 안지키면 참모자격 없다"
출범 열흘 안돼 김성회·윤재순 등 참모 3명 도마에
대통령실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참모들의 부적절한 언행 탓이다.

이번엔 윤석열 대통령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연설문 원고가 18일 사진으로 사전 유출됐다. '보안의식' 부재를 보여준 심각한 사례다. 유출한 참모를 경질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여당 안팎에서 나온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를 퇴고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김성회 전 종교다문화비서관이 '혐오발언' 논란 끝에 지난 13일 자진사퇴했다. 윤재순 총무비서관은 '성비위'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열흘도 안돼 잘렸거나 잘릴 위기에 처한 참모가 3명이나 된다. 보기 드문 일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 행사 몇 시간 전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연설문을 퇴고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일부 매체에 보도됐다. 집무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연설문이 클로즈업돼 내용이 드러났다.

사진에는 자필로 쓴 문장도 적혀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입니다.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입니다"라는 핵심 메시지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이 부분을 그대로 읽었다.

사진 출처는 '대통령실 관계자'로 돼 있다. 보도에는 윤 대통령이 기념사를 7차례 이상 퇴고했다는 관계자 설명도 있다. 관계자는 사진을 유출한 참모로 여겨진다. 

통상 대통령 연설문은 철저한 보안 속에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만큼 연설이 갖는 무게가 크다는 얘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에게 공식 연설문 등을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2016년 10월 대국민사과를 했다.

연설문이 언론에 미리 제공되는 경우에도 '엠바고(특정 시점까지 보도 유예)'가 걸리고 파기되면 제재가 뒤따른다. 대통령실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당 참모의 자질 부족도 문제지만 대통령실 내부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직원은 휴대전화에 보안 관련 앱을 깔아야 한다. 통화녹음·사진촬영 등을 막기 위해서다. 사진을 유출한 '관계자'가 보안 앱을 설치하지 않았다면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참모 경질론이 제기된다. 자기 위상을 과시하려고 대통령을 이용했다는 판단에서다. 한 관계자는 "자기 정치 욕심이 강한 참모에게는 유사한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바꾸지 않으면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의 기본은 보안"이라며 "기본을 안 지킨 사람은 참모로서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장 교수는 "공명심에 일부러 유출했다면 자격 미달이고 홍보를 위해 공개했다고 판단했다면 능력 부족"이라며 "참모진의 각성과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비서관은 전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성비위 논란을 사과했으나 여야 의원의 질타를 받았다. 또 해명 과정에서 되레 논란을 키웠다. "생일빵을 처음 당했는데 '뽀뽀해주라'라고 해서 화가 나서 볼에 해서 간 건 맞다"고 시인해서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훌륭한 참모라면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좀 억울하더라도 본인이 희생하는 결단도 내려야 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평생 일했다. 조직 문화가 배인 탓인지, 인사 스타일이 '내사람 챙기기'로 종종 비친다. 같이 일해본 뒤 호흡이 맞고 신뢰가 쌓이면 꼭 챙기고 다시 쓴다. 도덕성·자질 등에 일부 흠이 있어도 개의치 않는다. 검찰에서 함께 일했던 측근을 청와대에 6명이나 기용한 배경이다. 대통령 내외를 지근거리에서 챙기는 부속실에는 검찰 출신 인사가 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에선 '친문·운동권 코드'면 다 통했다. 윤석열 대통령실은 '검찰 코드'가 대세다. 운동권이 검찰로 대체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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