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평가 49.7%, 당권갈등 원인...靑 "엄중히 받아들여"
李 "정치목적, 국민삶 책임지는 것…작은 차이 넘어야"
정청래 "檢 보완수사권 폐지"…김민석 "당이 더 책임감"
여권이 내분으로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청 간 계파갈등이 어느때보다 격렬하다. 차기 당권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 당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앞으로 두달 가까이 치열한 당권투쟁이 점쳐진다. '명청대전'이 전면화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정 운영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내리막을 타고 있다. 최근 여당을 향한 잇단 경고성 질책은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유권자 2517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지지율)는 46.7%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4.8%포인트(p) 떨어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40%대로 내려온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지지율은 5주 연속 하락세다.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5.5%p 올라 49.7%였다. 격차는 3.0%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0%p) 내다. 오차범위 안이라도 부정이 긍정을 웃도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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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리얼미터 제공. |
리얼미터는 "선거관리 부실 사태로 촉발된 책임론 확산과 여당 내 당권 갈등이 정국 전반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자산시장 양극화 우려가 부각되며 중도층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지 이탈이 나타나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34.6%)과 50대(55.5%)가 각각 9.9%p, 9.1%p 떨어져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중도층(47.5%)에선 4.9%p 하락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지방선거 후 중도·보수층이 등을 돌렸는데, 여당 내분 탓에 진보 지지층마저 이탈했다"고 짚었다. 배 소장은 특히 "여권 전반에 대한 2030세대의 반감이 대폭발중"이라며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근본 이유"라고 짚었다.
청와대는 언론 공지를 통해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의 체감과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본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치의 목적은 집권 자체를 넘어, 나라의 운명과 5천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지난해보다 6계단 상승한 21위를 기록했다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발표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조금 더 힘을 내주시고 작은 차이를 넘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집권자의 자리는 빼앗아 누리는 행복의 기회가 아니라 위임받은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라고 규정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하며 여당 당권투쟁을 직격한 발언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원수들이 싸우듯이 하지 말라"며 "같은 진영이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해서 되겠나"라고 나무랐다. 국정을 뒷받침하는 집권당은 권력이 아닌 국가를 위해 정치를 해야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8·17 전대를 겨냥한 계파 대결이 험악해지면서 지지층 분열도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주류인 친노·친문 지지층은 정 대표를, 현재 주류인 친명 지지층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밀고 있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과 '뉴이재명'으로 불리는 지지층은 감정의 골이 깊다.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란 멸칭까지 써가며 싸우고 있다.
지지층 분열은 정권에 대한 국민 신뢰에 악영향을 주고 국정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게 이 대통령 진단이다. 이 대통령은 "선거일을 기점으로 (국정)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고 위기 상황을 알렸다.
이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한 건 지지율 제고용 포석으로 여겨진다. 집권 2기 개각도 검토 중이다. 인사 카드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계산이다. 개각 규모는 싸늘한 민심을 감안해 중폭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대통령 경고와 인적 쇄신이 먹힐지 미지수다. 당권을 둘러싼 명청대전이 화근인 만큼 계파갈등이 먼저 수습돼야 하기 때문이다. 친명계가 정 대표의 전대 불출마를 압박하는 배경이다. 그러나 정 대표는 출마 의사가 확고하다. 그는 연임 도전을 위해 오는 23일쯤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거듭 못박았다. 이 대통령이 "예외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는데도 마이웨이를 분명히 했다. 전대 출마를 대비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정 대표는 "검찰에 숟가락만 한 보완수사권이라도 주면 그 숟가락으로 칼을 만들어 정권에 언제 그 칼을 들이댈지 모를 일"이라며 "보완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리는 퇴임 전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 지도부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국정 지지율 하락에 대해 "당이 훨씬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잘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이전보다 더 당이 전체적인 당정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도 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송영길 전 대표도 MBC시선집중에 출연해 정 대표 불출마를 압박하며 날을 세웠다.
계파 간 공방도 이어졌다. 정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은 KBS전격시사에서 "(예를 들어) '홍길동 씨가 최고위원에 나가면 나도 나갈게' 얘기를 하는 게 합리적입니까"라며 "대단히 많이 우습다"고 송 전 대표를 직격했다.
박지원 의원은 YTN 뉴스명당에서 "(정 대표가) 본인이 죽어도 나온다는데 어떻게 합니까"라며 "송 전 대표는 '정 대표가 불출마하지 않으면 출마하겠다'는데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고 꼬집었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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