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문재인 대북특사론' 해프닝?…文·바이든 만남 불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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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북특사론' 해프닝?…文·바이든 만남 불발 왜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5-19 14:59:32
'바이든, 文전대통령 만나 대북특사 제안' 시나리오
백악관 부인…윤건영 "바이든이 만나자한 건 사실"
"文 가만있었다"…與 "美와도 진실공방?남사스럽다"
尹대통령에 집중·文특사설 부담, 北 도발 등 이유로
미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기간(20~22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북특사설'도 일축했다. 일부 국내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에게 '대북특사'를 제안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 [UPI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북특사설'은 지난달 하순 청와대가 '문재인·바이든 만남' 계획을 알리면서 부상했다. 지난 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문 전 대통령 같은 분한테 윤석열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맡길 수 있나'라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질의에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고 답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CBS라디오에서 "그 바쁜 바이든 대통령이 여기까지 와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건 쓸모가 있기 때문"이라고 불을 지폈다. "태 의원 질문에 (권 장관이) 그렇게 쉽게 답하는 것을 보고 사전에 이미 교감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그런데 백악관이 공식 부인하면서 만남 불발 배경과 책임을 놓고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외교 결례', 신·구 정권 신경전 등 여러 관측이 나올 수 있어서다. 또 '문재인 대북특사설'은 자가 발전의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게 된다. 문 전 대통령 측으로선 곤혹스러운 일이다. 그러자 문 전 대통령 '복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나섰다.

윤 의원은 19일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에게 보자고 연락해 온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백악관에서 계획이 없다고 이야기한 것도 사실인 같다"며 "분명한 건 문재인 대통령은 가만히 계셨다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이 기존 입장을 번복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윤 의원은 "미국측에서 정확히 답변해야 될 것 같다"고 공을 넘겼다.

'문재인·바이든 만남' 얘기는 청와대가 진원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백악관 요청으로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며 "재임 중 상호 신뢰와 존경의 차원에서 회동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은 이달 초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을 먼저 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거 당연한 거죠.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에 지금 장소와 형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의원 발언과 관련해 "이제는 바이든 대통령 측과도 진실공방을 하시는 거냐"며 "문 전 대통령께선 '조용히 잊혀지고 싶다'지 않으셨냐"라고 물었다. 박 대변인은 "현직 미국 대통령이 전직 한국 대통령을 만날 일이 없는 게 당연지사인데, 아이들 인맥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드시는지 참, 남사스럽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백악관의 입장 변경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은 되지만 가진 정보가 완벽한게 아니어서 조심스럽다"고 즉답을 피했다. 같은 당 김형주 전 의원은 YTN방송에 나와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문 전 대통령과 만나면 윤 대통령을 '반'으로 밖에 인정하지 않는다는 정치적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백악관측이 이를 감안해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재고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새 정부 관계자들이 백악관측과 실무협상을 하면서 문제를 제기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만남이 추진된 건 어느 정도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부작용과 걸림돌이 만만치 않아 무산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에 집중하기 위해 문 전 대통령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구여권 인사들이 대북특사론을 띄우며 과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게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악관측은 방한을 하루 앞둔 이날 문 전 대통령 측에 무산 사실을 알리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 측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일정을 성급하게 공개했다가 일을 그르쳤다는 평가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빠듯한 방한 일정도 무산 요인으로 거론된다.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내려가기엔 아무래도 무리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북한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로 오인될 수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피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기간(20~24일) 북한 도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다"며 "핵실험도 준비는 다 끝났고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보고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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