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개발중단이 가장 힘든 일"…출근 환영하는 게임 개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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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중단이 가장 힘든 일"…출근 환영하는 게임 개발자들

김해욱
기사승인 : 2022-05-25 15:37:08
재택 선호 아닌 "빨리 출근하고 싶다"는 의견 많아
"협업 많고 커리어, 인센티브 위해 출근이 이득"
게임 회사에서 8년간 일해 온 개발자 김모(37)씨는 6월부터 판교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할 생각에 설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넘게 재택 근무를 하면서 김 씨가 깨달은 것은 출근의 소중함이다. 재택 근무가 편안한 면도 있지만 김 씨로서는 오히려 불편하거나 유익하지 못했다는 생각까지 한다. 그는 게임 개발자이기 때문이다.

▲ 4월 21일 IT기업들이 즐비한 판교 테크노밸리. 재택근무가 일상화해서인 듯 거리가 한산하다. [김해욱 기자]

게임 프로젝트 핵심은 '협업
대면 아이디어 논의도 필수


게임 개발은 다른 소프트웨어들과 달리 협업이 필수적이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나 두뇌만으로 게임을 개발하기는 어렵다. 내용을 풀어가고 장애를 돌파하려면 서로의 얼굴과 눈빛을 읽어가며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모아야 하는데 재택 근무 비대면으로는 그 작업에 한계가 많다.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으로 수차례 회의를 했지만 대면보다 비효율적이었고 시간 지체도 컸다고 개발자들은 지적한다.

김 씨도 출근하고 싶은 첫번째 이유로 협업을 꼽았다. 그는 "신작 개발을 하다보면 막히는 순간이 한 두 차례는 오는데 다른 개발자들과 브레인스토밍을 하다가 방법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게임 개발은 타 부서와 협업할 일도 많은데, 팬데믹 기간에 재택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졌고 결국 개발 속도도 줄었다. 전 직원이 다시 출근해서 모이면 그런 부분들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3년차 개발자인 박 모(41) 씨도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 기간에도 가능한 날에는 출근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직원들도 있어서 그들과 소통하면서 제작 기간 단축을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박 씨는 특히 "내가 개발에 참여하는 작품은 다 내 자식 같다"며 "내 자식이 빨리 빛을 보게 하고 싶다는 심정으로 일한다"고 했다.

프로젝트 지연되면 커리어에 타격
인센티브에도 영향


게임 개발이 지연됐을 때 감수해야 할 타격도 개발자들에게는 크다. 게임 개발자들은 프로젝트가 지연되다가 중단되면 "그동안의 많은 노력들이 물거품이 된다"며 "개발 중단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게임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연 단위로 진행된다. 1~2년은 기본이고 대작 프로젝트는 3~4년, 6~7년도 소요된다.개발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게임이 출시돼야 커리어가 쌓인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김 씨도 프로젝트 지연이 신경 쓰인다. 그는 출근으로 인한 불편은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스트레스와는 비교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박 씨도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였다. 박 씨는 "처음 개발에 참여했던 프로젝트는 여러 사정으로 중단됐다. 2년 좀 안되는 시간 동안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그 노력의 결과물이 시장에서 평가받을 기회도 갖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보통 개발이 늘어지면 제작 중단이나 졸속 결과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팬데믹 기간에 참여 중인 작품의 출시가 미뤄질 때마다 과거 그 때가 생각나 답답했다"고 했다.

박 씨는 "심할 경우 9년을 소요하다가 중단이 결정된 사례도 있었다"며 "회사도 힘들겠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개발자들은 자신의 커리어에 큰 공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재택 선호하는 개발자도 있어
게임사들, 상황 보며 합리적 해법 모색

물론 여전히 매일 출근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는 개발자도 있다. 협업을 매일 할 필요가 없으니 유연한 근무가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게임 개발 경력 4년차인 문 모(30) 씨의 회사는 자율출근제를 유지하고 있다. 문 씨는 "게임업계의 출근 장려 분위기가 불만스럽다"고 했다. 그는 "협업이나 회의를 위해 대면이 필요하긴 하나 전체 업무의 일부"라며 자신은 "조용하게 집중할 수 있어서 재택근무가 더 능률이 높았다"고 했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6월부터 전 직원의 전면 출근을 결정했다. 펄어비스도 이달 2일부터 전면 출근에 들어갔다. 넷마블, 크래프톤은 3+2(3일 출근, 2일 재택) 자율 출근제를 유지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출근을 결정한 게임사들은 재택 근무로 게임 개발이 지연되고 출시 일정이 늦어지면서 매출도 타격을 입는다는 점을 출근 이유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들 중에는 개발 스케줄이 지체되는 것이 싫어 출근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나 "재택을 선호하는 개발자들도 상당한 만큼, 이를 잘 고려해 유연한 출근 정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사와 달리 인터넷 기업들은 개발자들의 재택 근무 선호가 더 많았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전면 재택 근무와 3+2 자율출근 중 선호하는 근무 형태를 물은 결과 전체의 55%가 전면 재택을 원한다고 답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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