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문자 노출 경계령' 어긴 권성동…'의도성' 의구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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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노출 경계령' 어긴 권성동…'의도성' 의구심 커져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7-27 14:18:48
權 "부주의로 유출" 사과…여러 장황상 의문 많아
송언석, 20일에 의원 단톡방에 '휴대폰 주의' 당부
權, 2014년 비키니 사진 보다 걸려…이미 2번 구설
朴 "權, 상당한 의도…尹과 돈독한 관계 과시한 것"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7일 윤석열 대통령 문자 메시지 노출의 후폭풍을 차단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이준석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는 당대표'로 지칭한 윤 대통령 문자는 여권을 또다시 내분의 늪으로 밀어넣는 형국이다.

권 대행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적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유출·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 메시지 노출과 관련해 사과 입장을 밝힌 뒤 90도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권 대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잘 이끌고 와준 데 대한 격려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이 나타난 것"이라며 "대통령이 당무에 관여했다든가 그런 측면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내지도부는 문자 노출이 권 대행의 '단순 실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윤심'(윤 대통령 마음)과 선을 긋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문자 노출이 해프닝이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송 원내수석이 지난 20일 '문자 노출 경계령'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져 당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야권은 '의도성'을 부각하며 여당 내분을 부채질했다.

송 원내수석은 당 소속 의원 109명이 참여한 단톡방에 "본회의장에서 휴대폰 사용 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며 경계령을 내렸다. 그는 "사진기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라며 "사소한 일들이 자칫 여야 협상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니 의원님들께 주의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그는 환기 차원에서 당일 한 의원이 문자를 보내는 모습과 그 문자 메시지가 사진기자에 포착됐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그러나 6일 뒤인 26일 권 대행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국회 사진기자단에 들켰다. 원내지도부 '넘버1'이 '넘버2'의 당부를 어기는 바람에 언론에 딱 걸린 셈이다.

집권여당 '원톱'인 권 대행은 '정치 9단' 소리를 들을 만큼 노련한 4선 중진이다. 또 윤 대통령 문자 메시지는 공개 시 정치적 파장이 엄청난 사안이다. 실수로 치부하기엔 석연치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더구나 권 대행은 이미 두 차례 스마트폰 화면 탓에 구설에 오른 바 있다. 2014년 국회 환경노동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스마트폰으로 비키니 사진을 보는 모습이 포착돼 곤욕을 치렀다. 당시 권 대행은 "환노위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가 잘못 눌러져 공교롭게 비키니 여성 사진이 뜬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9년 11월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당내 보수통합추진단장에 원유철 의원을 내정한 것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스마트폰 화면이 찍히면서 드러났다.

보수논객 변희재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권 대행이 국회서 비키니 사진을 봐 물의를 빚었던 뉴스를 올리며 "이미 이렇게 화를 한 번 당해본 자가, 똑같은 방식으로 또 당했다? 이게 바로 권성동이 고의로 문자 폭로했을 정황 증거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대행이 전날 윤 대통령 문자 메시지를 본 시간도 의문스런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11시19분과 11시 40분에 권 대행에게 각각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권 대행은 11시55분에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1시39분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런데 권 대행은 오후 4시 넘어 대화창을 다시 열어봤다. 그것도 하필 국회기자단이 있는 자리에서였다.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노출했을 거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강기훈'이란 인물을 둘러싼 의혹도 이어졌다. 권 대행이 윤 대통령에 보내려던 메시지에서 언급된 강기훈은 1980년생으로 2019년 대안 우파 성향의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로 추정된다. 강 씨는 지난 대선 기간 권 대행과 가깝게 지내며 청년 정책 관련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권 대행이) 상당히 의도가 있다"고 단언했다. 박 전 원장은 "권 대행이 당내에서 여러가지 공격을 받지 않느냐"며 "그것 때문에 '나는 대통령과 문자도 수시로 주고받고 이모티콘도 하는 돈독한 관계다' 이런 것을 과시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기훈'에 대해선 "이 대표 대신 이 분을 내세워 청년정치를 할 것 아닌가 등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대통령과 권 대행간 앞으로 정치적 구상에 대해 많은 대화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배후에 숨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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