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북한 서해서 불법 환적 정황 추가 포착…9월 들어서만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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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서해서 불법 환적 정황 추가 포착…9월 들어서만 4건

김당
기사승인 : 2022-09-14 09:58:54
VOA, 9월 1·2·6·8일 불법환적 의심 포착…중국 예인선 추정 선박도
유엔 안보리가 새로운 불법 환적지로 지목한 북한 초도 인근 해역
김정은 2012년 방문 "초도는 서해의 관문, 초도 뒤에 평양이 있다"
북한 서해의 외딴섬 초도 일대에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9월 들어 최소 4건이 포착됐다. 초도에는 우리의 해병대격인 북한군 해상육전대 병력이 주둔해 있다.

▲ 9월 1·2·6일 북한 서해 초도 인근에서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에 포착된 불법 환적 의심 장면(왼쪽부터) [Planet Labs, VOA 캡처]

VOA(미국의소리) 방송은 14일 "이곳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새로운 불법 환적지로 지목한 북한 해역인데, 중국 예인선으로 추정되는 선박까지 머물고 있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VOA가 분석한 지난 8일 북한 서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선박 3척이 나란히 붙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북한 초도에서 서쪽으로 약 13km, 남포에서는 서쪽으로 약 70km 떨어진 지점에 길이가 각각 70m와 50m로 추정되는 선박 2척이 50m 길이의 또 다른 선박 1척을 가운데에 두고 접선하는 중이다.

이틀 전인 6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약 60m 길이의 선박에 80m쯤 되는 선박이 접근하는 듯한 장면이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에 찍혔다. 지난 1일과 2일에도 이곳에서 각각 선박 3척과 2척이 맞대고 있는 장면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9월 들어 최소 4건의 환적 의심 사례가 포착된 위성사진 분석을 근거로 VOA는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회피 수단으로 지목해 온 선박 간 환적의 전형적인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망망대해에서 이뤄진 선박 간 접선을 즉각 불법 환적으로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바다 한 가운데에서 선박 두 척이 이 정도로 근접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불법 환적 시도 가능성을 높인다"고 전했다.

또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특히 이번에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했다"고 덧붙였다.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이 지목한 새로운 환적지에서의 신종 환적 수법이 이달 들어 잇따라 출현한 환적 의심 선박들의 동선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북한은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과 이 지점에서 만나 환적한 뒤,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물을 북한 남포로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 왔다고 VOA는 전했다.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예시한 북한이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한 사례 [유엔 대북제재위 연례보고서 캡처]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이 공해상에서 제재 품목을 거래한다는 각국의 지적이 잇따르자, 같은 해 9월 채택한 결의 2375호에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고,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다.

석탄이나 유류와 같은 금지 품목을 거래하지 않더라도 선박이 물품을 주고받는 행위 자체가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는 의미이다.

VOA는 선박 간 환적이 벌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지점에 현재 '터그'선, 즉 예인선으로 추정되는 중국 선박 2척의 신호가 포착되는 점도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VOA가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을 통해 해당 지점을 살펴본 결과, 선적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예인선 2척의 신호가 잡혔다. 예인선은 바지선 등 무동력 선박을 끌 때 주로 사용된다.

이 방송은 "이곳에서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중국 선적 예인선 1~2척이 포착된 바 있다"며 "현재 위성 신호를 발신하는 선박이 해당 선박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육지에서 먼바다에 예인선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은 만큼, 같은 중국 예인선이 반복적으로 포착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유류와 같은 액체류를 환적할 땐 서로 호스만을 연결하지만, 석탄 등 고체 형태의 물품을 옮길 경우 선박과 선박 사이에 크레인이 설치된 바지선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바지선이 이동하려면 예인선은 필수적이다.

이 방송은 "저화질 위성사진과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만으로 구체적인 실태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환적 의심 선박이 연이어 포착된 해역에 예인선까지 머무는 현 상황은 이 일대가 불법 해상 활동의 온상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게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서해 일대에서 환적 의심 선박이 민간 위성사진에 촬영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4월부터 최소 10건의 환적 의심 장면을 발견해 보도한 바 있다.

이번 4건을 더할 경우 지난 5개월 동안 북한 서해에서 확인된 환적 의심 사례는 14건으로 늘어난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한 첫해인 2012년 3월 9일 서해 초도 방어대를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서해 최전방 지역의 외딴섬인 초도는 지난 2012년 3월 당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하자마자 맨 먼저 이곳의 방어대를 시찰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당시 이곳을 찾아 "초도는 서해의 관문이며 초도 뒤에는 평양이 있다"며 "초도는 불퇴의 진지라고, 여기서는 한 발자국도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싸움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

초도에는 우리의 해병대격인 북한군 해상육전대 병력이 주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6년 11월 초도를 처음 방문한 데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이것을 방문한 이후 북한에서는 '백두산절세위인들과 초도병사들'이라는 이야기노래가 공연되기도 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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