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류순열 칼럼] 그렇다면 '매국 방송' MBC를 고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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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칼럼] 그렇다면 '매국 방송' MBC를 고소하라

류순열 기자
기사승인 : 2022-09-26 21:09:30
'바이든'과 '날리면'은 너무 다른 말이다. 둘을 비교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주말내내 숱한 국민이 두 세음절 단어와 씨름했다. 가히 전국민 청력테스트였다.

"다시 한번 들어봐달라"는 김은혜 홍보수석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미 열 번은 들은 터였다. 그러고도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이 아니라 열댓번을 더 들었다. 

김 수석의 말처럼 "승인안해주고 날리면~"으론 도저히 들리지 않았다. 애초 잡음 섞인 원본에서도 "이 ××들", "승인안해주면","바(이든)"는 들리는데, 잡음을 제거한 영상을 보니 한결 또렷해졌다.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안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문제의 윤석열 대통령 막말은 열댓번을 들어도 이렇게밖에 들리지 않았다. 건강검진에서 필자 청력은 늘 정상이었다.

제대로 들은 거라면 막말의 뜻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언을 미국 의회가 승인해주지 않으면 망신스럽지 않겠냐는 의미였을 것이다. 바이든은 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기구인 글로벌펀드에 6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터다. 

문제의 막말은 바이든을 48초 만나고 퇴장하면서 한 것이고, 해당 장소는 글로벌펀드 7차 재정회의가 열리던 곳이다. 

몇몇 지인에게도 물어봤다. 여론조사기관 대표 A는 "빼박"이라고 했다. 시사평론가 L은 "그게 날리면? 바이든이지"라고 했다. 청력이 온전하다면 거의 그렇게 들었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 순방에서 돌아와 26일 아침 기자들 앞에 선 윤 대통령은 '당당'했다. 사과 따위는 없었다.

너무도 태연하게 "사실과 다른 보도로써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진상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고도 했다.

예상치 못한, 뜻밖의 대응이었다. 어디 먼데서 남이 한 말인가. 어디서 많이 듣던 유체이탈 화법이다. 스스로 한 말 스스로 밝히면 될 일이다. 뭐가 오해이고, 어디가 왜곡됐는지, 설명하면 끝날 일이다. 해명과 사과를 예상했던 국민은 허를 찔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6일 JTBC에 출연해 "(48초 환담에서도)인플레 감축법 등 핵심적인 얘기는 다 했다"고 했고, "국회는 한국 국회를 지칭하는 거였다"고 했다. 그럼 최소한 졸지에 "이 ××들"이 되어버린 야당 의원들에게는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긴 박 장관은 바로 옆에 있었으면서도 "(비속어에 대해선)제가 들은 건 없다"고 했다. "비속어는 없었다"고는 안했으니, 거짓말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모르겠다. 장관으로선 그게 '최선'이었음도 이해한다. 박 장관은 음악소리 핑계를 댔는데, 영상에선 그 와중에도 비속어가 또렷이 들린다.

국민의힘 일각서 밑자락을 깔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기현 의원은 "조작된 광우병 사태"에 빗대며 "가짜뉴스"로 몰고, 기자 출신 조수진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형수 욕설을 소환해 "이것이 진짜 욕설"이라며 물타기를 시도했다.

배현진 의원은 아예 "'이 ××'도 없었고 '바이든'도 없었다"고 우긴다. 주군을 위한 '쉴드치기'경쟁이 참 눈물겹다. 명확히 식별되지 않는다면서도 "바이든은 없었다"고 단정한다. 그 자체로 모순이다.

"귀신 붙는다"는 천공 발언이 따라붙은 영국 여왕 참배 무산, 스타벅스 커피 대기시간보다도 짧았던 48초 한미정상회담, 일본은 간담이라고 부른, 굴욕적 30분 한일정상회담도 하나하나 논란이지만 여기선 제껴두자. 논란이 꼬리를 문 5박7일 순방에도 자화자찬할 구석이 없진 않은 모양이니. 

그보다 시급하고 심각한 건 대한민국의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막말 당사자 윤 대통령은 "사실과 다른 보도"라며 국익 훼손을 걱정하고, 여당 친위세력은 이를 최초 보도한 MBC를 손볼 기세다. 그들 말대로라면 MBC는 가짜뉴스로 국익을 훼손한 매국 방송사다. 

그렇다면 망설일 거 뭐 있나. 당장 MBC를 고소하라. 기소야 충직한 검찰이 어련히 하지 않겠나.

더 이상 국민을 '청력 테스트'로 몰지 말고, 법정에서 정면승부하라. '이 ××'도 없었고, '바이든'도 없었다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임금님의 옷도 비로소 온국민의 눈앞에 드러나지 않겠나.    

▲ 류순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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