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돈 급한 ARM - 기술 필요한 삼성, 어디까지 협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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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급한 ARM - 기술 필요한 삼성, 어디까지 협력할까

김윤경 IT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2-10-06 17:56:21
이재용-손정의 회동, ARM 인수 논의는 없어
손 회장,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 제안
지분 및 투자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만남이 영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에이알엠)'에 대한 인수 논의 없이 끝났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두 사람은 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나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인수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대신 양측은 삼성전자와 ARM의 전략적 협력을 위해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분을 둘러싼 논의 가능성도 여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로 남아 있다.

ARM은 돈이 급하고 시스템 반도체 1위를 꿈꾸는 삼성전자는 기술이 필요해 이를 해소할 접점은 양측 모두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UPI뉴스 자료 사진]

삼성전자의 ARM 인수는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됐다.

각 국의 반독점기구들이 특정회사로 ARM이 인수되는 것을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ARM 인수를 시도했던 엔비디아도 각 국가들의 반독점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올해 초 그 꿈을 공식적으로 접었다.

4일 양측의 회동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사장)과 노태문 MX(모바일경험)부문장(사장),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 양측의 최고 경영진들이 동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은 긴 시간 논의를 지속했지만 ARM 인수나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최대 600억 달러(84조6000억원)에 달하는 몸값도 부담이고 고환율·고금리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에서도 ARM 가치가 고평가됐고 독자인수가 어려우면 양사 간 시너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손 회장, 삼성에 장기적이고 포괄적 협력 제안

인수 논의 대신 손 회장측에서 삼성과의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에 대해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 회장은 한국 방문에 앞서 '삼성과의 전략적 협력'을 언급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 부회장과의 만남에 앞서 "(서울)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삼성과 ARM의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달 영국 출장에서 돌아와 "손 회장이 (무언가를)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손 회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제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기업간 전략적 협의는 최종 성사 전까지는 극비 사항이고 양측 협의 과정에서 변경되는 부분도 많아 내용이 쉽게 공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돈 필요한데…지분·투자 협상은 '꺼지지 않은 불씨'

돈이 필요한 ARM과 시스템 반도체 1위를 꿈꾸는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 깊이까지 협력할 지는 미지수다. 서로 이해는 맞지만 협상 결과는 속단하기 어렵다.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AP칩 설계의 핵심 기술 보유사다. 삼성전자를 비롯, 전 세계 모바일 칩 90% 이상이 ARM의 기술을 사용 중이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지분 75%를, 그룹 계열 펀드인 '비전펀드'가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잇따른 투자 실패로 비전펀드가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최대적자를 기록한 데서 발생했다. 최근엔 ARM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금도 유치했다.

ARM의 로열티 수익 감소 가능성도 위기다. ARM의 연매출은 27억달러(3조8000억원). 이 중 로열티 수익이 연간 2억달러(2800억원) 수준인데 최근 라이센스 비용 부담 없는 오픈 소스 방식의 리스크 파이브(RISC-Ⅴ) 기술이 부상하면서 ARM에게도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ARM에게 돈이 절박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에서는 여전히 양측이 지분과 연결된 협력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현재는 소프트뱅크의 필요가 더 크지만 삼성전자에게도 ARM은 중요 협력 파트너라 이 부분이 무시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투자업계의 한 전문가는 "양측의 논의를 알기는 어렵지만 지분 협상을 안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ARM, IPO 준비 위해 전문가 영입

ARM이 기업공개(IPO)를 검토 중인 점도 지분 협상의 꺼지지 않은 불씨로 간주된다. 투자 유치 가능성도 여전하다.

외신에 따르면 ARM은 최근 30년 이상 재무 경력이 있는 쿠팡 이사회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출신 제이슨 차일드(Jason Child)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IPO 전문가인 차일드 CFO는 11월 2일부터 회사에 합류, ARM의 글로벌 재무 부문을 이끌 예정이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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