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부동산 침체에 건설사 덮친 '돈맥경화'…줄도산 위기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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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에 건설사 덮친 '돈맥경화'…줄도산 위기 맞나

안혜완
기사승인 : 2022-10-21 16:40:05
"미분양 우려로 PF 대출 거절"…1~2년 전과 다른 분위기
고금리·수익성 악화·고평가된 집값…시장상황 개선 어려워
다음 주 분양을 앞두고 있던 경기도 모 아파트 단지의 분양이 갑자기 무기한 연기됐다. 대주단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승인을 거절한 탓이다. 

대주단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돼 미분양이 우려된다"고 대출 거절 사유를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 등 향후 개발사업을 통해 얻을 수익금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걸 부동산 PF라고 한다. 건설사는 일단 부동산 PF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아파트를 지은 뒤 분양 수익금으로 빚을 갚는다. 

청약 경쟁률이 '100 대 1'를 넘던 1~2년 전에는 분양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금융사들은 앞다퉈 돈을 빌려줬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부동산 침체로 시장에서 매수 수요가 증발했고, 신축 아파트에도 관심이 식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이 빈발하고 있다.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빚을 갚을 가능성이 떨어지니 금융사들도 대출을 꺼리는 것이다.  

해당 단지 시행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분양이 언제 다시 재개될 지 불투명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 남산에서 본 서울시내 풍경. [이상훈 선임기자]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유동성이 사라졌다. 건설사들이 더 많은 이자를 내고 급전이라도 빌리려 노력 중이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달까지 7~8% 수준이던 브리지론 금리가 13%대로 치솟았다. 브리지론은 부동산PF의 일종으로, 장기 채무의 만기가 도래해 상환할 자금이 필요한데 시장 여건이 나빠져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빌려쓰는 급전을 말한다. 

건설사들이 높은 금리를 부담하며 급전을 써야 할 만큼 위태로워진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비싼 이자를 내겠다는 데도 빌려주려는 금융사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브리지론이 꽉 막혔다. 다른 장기대출은 더더욱 어렵다"며 낯을 찌푸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 침체가 깊다. 당분간 상황이 나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종 기준금리를 3.50%로 제시해 더 올릴 뜻을 내비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라 한은 역시 뒤늦게라도 쫓아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집값에 거품이 껴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높으니 집을 살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분양도 되지 않는다. 곳곳에서 미분양이 터지니 금융사들은 대출을 거절한다. 

유동성이 막힌 기업은 질식사할 수밖에 없다. 이미 강원도 레고랜드, 충남 중견 건설사 우석건설 등에서 부도 사태가 나고 있다. 건설사 부도 소식은 돈맥경화를 더 심화시킨다.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줄도산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포털사이트 연관 검색어에 'OO건설 부도'라며 대형 건설사 이름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직 건설사 줄도산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위기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거나 미분양 단지를 끼고 있는 건설사들은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혜완 기자 ah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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