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돌아온 '힘의 정치', 오래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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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돌아온 '힘의 정치', 오래 못 간다

UPI뉴스
기사승인 : 2023-01-13 09:13:03
윤석열 정부, 화물노조 강경 대응으로 지지율 상승
나라 곳곳에서 힘으로 문제 해결하려는 욕구 넘쳐나
힘에 의한 대응 오래 못가…상대 인정하고 타협해야
30% 밑으로 떨어졌던 대통령 지지율이 40%까지 올랐다. 화물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대응이 지지율 상승의 시작이었다. 파업이 한창일 때 정부의 대응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이런 형태로 지지율이 오르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사람이나 집단은 성공한 경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인데, 강경대응으로 지지율이 오르게 되면 앞으로 모든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는 유혹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곳에서 가파른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여당 대표를 뽑기 위한 교통정리가 한창이다. 전당대회 룰을 바꾸더니, 당내 여론조사 1위 후보의 출마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년 전에 사라진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 다시 부활한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야당 대표는 검찰에 불려갔다. 죄가 있으면 조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져야 하지만, 여당과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조사조차 받지 않거나 무혐의로 마무리되는 걸 보면서 사람들은 검찰권이 공정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화물노조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점수를 얻어서인지 노조에 대한 대응은 더없이 강하다. 노조 부패를 척결해야 할 3대 부패로 규정하더니, 국정의 '3대 과제'로 노조 개혁을 선정했다. 북한 관련 발언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확전을 불사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자체 핵무기 보유를 언급했다. '주적' 개념을 따져야 하는 국방부장관이 해야 할 말을 국정 최고 책임자가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나라 곳곳에서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구가 넘치는 것 같다. 

힘에 의한 대응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1986년에 전두환 대통령이 '내가 힘이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건대 사태가 터졌다. 대학생들이 연합 단체를 만들기 위해 건국대학교에 모였다가 모두 잡혀간 사건이다. 구속자가 1288명으로 단일 사건으로 우리 역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렇게 시작된 힘의 과시는 이듬해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을 낳았지만 제어되지 않았고, 결국 헌법개정 논의 중단으로 이어졌다. 그 다음은 모두가 아는 6월 항쟁이다. 힘으로 상황을 풀려는 정권의 시도가 한계를 넘었다고 판단한 시민들이 광범위한 저항에 나서자 정권이 손을 든 것이다. 지나치게 힘에 의존하다 주저앉아 버린 사례다.  

힘에 의한 대응은 오래 계속될 수 없다. 수십 년 전에 비해 국가가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많이 줄었고, 그 힘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행사되도록 견제 장치가 만들어졌다. 힘을 쓰면 쓸수록 사람들의 거부감도 커진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힘에 의한 해결보다 타협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정치가 타협할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타협은 상대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지금은 서로를 악마화하는데 몰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경제가 좋지 않고 위기가 발생할 거란 얘기도 많다. 힘을 모아도 해결이 쉽지 않은데 갈등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니 걱정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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