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김기성의 경제분석] 가격인상 총대 메고 나선 롯데GRS와 롯데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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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의 경제분석] 가격인상 총대 메고 나선 롯데GRS와 롯데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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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 2023-01-28 11:30:11
롯데GRS, 1년 남짓 만에 3번째 가격 인상
롯데제과 일부 빙과류는 1년만에 최고 50% 상승
식품업계, 비용상승분보다 더 많이 가격 인상
난방비 폭탄을 겪은 상황에서 물가 안정을 얘기하기에는 뜬금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표상으로만 보면 물가가 정점을 지나 서서히 꺾이고 있다는 기대를 만들고 있다. 물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러한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재를 뿌리는 기업들이 있다. 바로 식품업체들이다. 연초부터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상황에서 어느 식품기업을 꼭 꼬집을 것은 없지만, 그래도 롯데 계열사들의 가격 인상은 마치 총대를 멘 것 같은 느낌이다.

롯데GRS, 1년 새 세 번째 가격 인상 

롯데그룹의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GRS는 오는 2월 2일부터 롯데리아의 가격을 평균 5.1% 인상하기로 했다. 버거류 14종류를 포함해 84개 제품의 가격을 200원에서 400원씩 올린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의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는 단품 가격이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오르고 세트 메뉴 가격은 6600원에서 6900원으로 인상된다.

그런데 롯데리아는 2021년 12월 제품 판매가격을 4.1% 올렸고 작년 6월에도 5.5% 인상했다. 그러니까 이번 인상까지 합치면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3차례 가격을 올리는 셈이다.

롯데GRS는 가격 인상 이유를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에 다락같이 오르던 국제 곡물류 가격은 오히려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애를 먹이던 국제 물류비용도 뚝 떨어진 상황이다. 비용이 줄어드는 요인도 생긴 것이다.

또 롯데 측의 설명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식품업계의 통상적인 가격 조정은 1년에 한 번 정도 이뤄지는 게 관례였다. 그런데 이 관례를 깨고 반년 만에 가격을 올릴 만큼 다급한 상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롯데가 가격을 올리면 동종 업계는 기다렸다는 듯 가격을 올릴 게 너무도 뻔한 일이다.

▲ 롯데그룹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GRS는 2월 2일부터 롯데리아 제품 가격을 평균 5.1% 인상하기로 했다. 1년새 세번째 가격 인상이다. 사진은 서울 한 롯데리아 매장. [김지우 기자]

롯데제과도 작년 4월 이후 1년도 안 돼 또 가격 인상


제과업체 선두 기업인 롯데제과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다음 달 1일부터 제과류와 빙과류 등의 제품 가격을 올린다. 초코빼빼로와 꼬깔콘은 각각 1500원에서 1700원으로 가나초코릿과 목캔디는 1천 원에서 1천2백 원으로 인상한다. 인상률이 10%를 넘고 제품에 따라서는 무려 20%를 한꺼번에 올리는 것이다. 자일리톨 용기제품과 몽쉘은 중량을 늘리면서 가격도 올려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지만 무게당 가격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빙과류는 일제히 20%가량 대폭 인상한다. 스크류바와 조스바는 500원에서 600원으로 오르고 월드콘, 찰떡아이스, 셀레임은 1천 원에서 1천2백 원으로 오른다. 모두 20% 인상이다. 나뚜루 파인트 제품 10종류는 1만2900원에서 1만4900으로 15% 이상 올리기로 했다.

롯데제과도 원재료와 포장비, 전기·가스 요금이 오른 것을 제품 가격 인상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롯데제과 역시 작년 4월에 가격을 올리고 1년도 안 돼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예를 들어 스크류바나 조스바는 권장소비자가격이 8백 원이었던 것이 작년 4월에 1천 원으로 오르고 이번에는 1천2백 원으로 올랐다. 불과 10개월 만에 50%가 오른 것이다.

▲ 롯데제과도 2월1일부터 제과류, 빙과류 가격을 올린다. 1년도 안돼 다시 올리는 것이다. 사진은 롯데제과 대표상품 초코파이.

가격 올린 식품업체, 영업이익 급증


식품업계가 욕을 먹어도 가격을 올리는 것은 잠깐의 비난을 견디면 더 큰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다. 작년에 제품 가격을 올린 식품업체들의 작년 4분기 영업실적 추정치를 보면 대표적인 기업 13곳 가운데 10곳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주력제품인 두부 가격을 올린 풀무원의 경우 4분기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3% 넘게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26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포장김치 1위 업체로 작년 10월에 김칫값을 10% 가까이 올린 대상은 영업이익이 71% 급증하고, 비비고 만두와 햇반 등의 가격을 올린 CJ제일제당은 영업이익이 5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지만 실제로는 비용상승분보다 가격을 더 많이 올린다는 의심이 사실로 증명된 셈이다.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롯데

작년 7월 6.3%까지 올랐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그 이후 내림세를 보이면서 지난달에는 5%를 기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1분기를 지나면 4%대를 기대할 수 있고 하반기에는 3%대 물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런 낙관론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의 동참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2일 식품업체들을 불러 놓고 물가 안정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통상 선두권 업체가 가격 인상을 시작하면 경쟁사들이 뒤따라 가격을 줄줄이 올리는 행태를 염두에 둔 부탁이었다.

그런데 그런 부탁이 겸연쩍게도 식품업계 선두 업체인 롯데가 가격 인상의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다. 앞으로 다른 업체의 행보가 주목된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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