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아 'EV9' 옵션 구독 모델 도입에 소비자들 분노…"매월 돈 더 뺏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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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옵션 구독 모델 도입에 소비자들 분노…"매월 돈 더 뺏어가나"

김해욱
기사승인 : 2023-04-04 16:28:51
월정액 구독 모델 도입으로 지출 더 늘어날 거란 지적
"전기차 보조금 50% 상한 맞추며 이익 보전 위한 결정"
기아 "고객 위한 결정…부스터 구독 도입은 예정 없어"
기아가 다음달 정식 출시 예정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EV9' 모델에 구독 모델을 도입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EV9 차량 구입비 외에 매달 구독료가 따로 나가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거란 우려 때문이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EV9의 여러 차량 기능을 구독 상품으로 판매하는 서비스인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전용 구독 상품으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 스트리밍 플러스 등이 공개됐다. 향후에는 더 많은 구독 상품을 추가하고 EV9-GT 라인에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인 HDP를 탑재할 예정이다.

상세옵션이나 월 요금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소비자들은 매월 돈을 내야하는 구독 서비스 자체가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다. '부스트' 옵션 구독 모델도 도입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불만은 더 커졌다. 

기본 EV9 사륜구동 모델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6초이지만, 부스트 옵션 구독시 5.3초로 단축된다.

▲ 기아가 지난달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EV9'을 공개했다. [뉴시스]

전기차 구매 계획이 있다는 30대 직장인은 "매월 추가로 돈을 더 내라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특히 엔진 스펙으로 장난치는 것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40대 직장인 한 모 씨는 "이런 식으로 소비자를 우롱한다면, 최소 패키지 구매 후 공식 AS기간이 끝나면 사설 업체를 통해 차량을 '탈옥'시키는 소비자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탈옥이란 소프트웨어 해킹을 통해 업체에서 제한해 놓은 제품의 성능을 제한 없이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것을 뜻한다. 해킹 사실이 알려질 경우 공식 AS를 받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AS기간이 끝난 소비자는 상관없다. 오히려 탈옥 한 번에 풀 패키지 이용이 가능한 점이 매력으로 다가올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에도 EV9처럼 구독 모델 도입을 시도했다가 물러선 사례가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7월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 스토어'에 운전석·조수석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열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등에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당시 소비자들이 반발하자 BMW코리아 측은 "글로벌 홈페이지 리뉴얼 과정에서 해당 페이지가 국내에도 노출된 것뿐"이라며 한 발짝 물러섰다. BMW코리아는 구독 모델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EV9'. [김해욱 기자]


해외에서는 차량 기능 구독 서비스가 일부 도입돼 있다. 테슬라는 북미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매달 199달러(약 26만 원) 지불하고 사용하거나 1만5000달러(약 2000만 원)를 내고 무제한 사용하도록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제로백이 1초 가량 빨라지는 기능을 연간 1200달러에 판매 중이다. BMW는 앞서 국내에서 도입하려다 무산된 구독 상품들을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 판매 중이다.

다만 해외에서도 양 사의 구독 모델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며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반발이 강해 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아가 EV9에 구독 모델을 도입한 것은 기본 차량값을 8500만 원 이하로 낮춰 보조금 50% 혜택을 받으면서도 차량 가격을 일부 보충하려는 시도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에서 전기차 구매시 5700만 원 이상 8500만 원 이하 모델은 보조금 50%가 지급되는데 EV9의 출고가가 8500만 원 이하일 경우 최대 34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기아 측이 이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다.

일견 합리적이나 소비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미없다. 김 교수는 "향후 소비자들을 납득시켜야하는 점이 숙제"라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는 "구독 모델은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부스터 구독 모델 도입에 대해선 "예정돼 있지 않다"고 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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