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20년 전 논란 잊은 '돈잔치'…최정우의 악수(惡手), 스톡그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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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논란 잊은 '돈잔치'…최정우의 악수(惡手), 스톡그랜트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4-11 17:34:36
성과 반토막인데…사리 맞지 않는 스톡그랜트 보상
태풍 피해 극복은 직원이, 스톡그랜트는 임원에만
노조·포항 시민·원로, 포스코 경영진 일제히 비난
포스코홀딩스의 스톡그랜트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일 최정우 회장을 포함한 임원 26명에게 자사주 2만7030주(7일 종가 기준 약 100억 원)를 차등 지급했다. 최정우 회장이 가장 많은 1812주(약 6억7000만 원)를 받았고 나머지 임원들은 최소 77주(약 2800만 원)에서 최대 755주(약 2억8000만 원)를 받았다.

스톡그랜트는 스톡옵션과 마찬가지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주식을 인센티브로 활용하는 제도다. 스톡옵션은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데 비해 스톡그랜트는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직접 주는 제도를 말한다. 스톡옵션은 주가가 떨어지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지만 스톡그랜트는 무상으로 받은 주식이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져도 이익이 보장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한 단계 더 확실한 보상제도라고 할 수 있다.

▲ 최정우 포스코 회장. [뉴시스]

작년도 실적, 스톡그랜트로 보상하기에는 형편없었다

기업이 임직원에 대한 성과보상이라는 차원에서 스톡그랜트를 운용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런데 이번 포스코홀딩스의 스톡그랜트는 여러 면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작년도 포스코홀딩스의 실적이 성과를 보상하기에는 형편없었다는 점이다.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절반 정도 줄어든 4조8000억 원에 머물렀고 당기순이익은 2021년 7조1900억 원에서 작년에는 3조5600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태풍 피해 조기 극복은 직원들의 공, 스톡그랜트는 임원만 챙겨

물론 작년 태풍 힌남노로 인한 가동 중단 사태를 예상보다 빨리, 135일 만에 극복한 점은 성과로 내세울 수 있겠지만 그 공은 휴일을 반납하고 복구에 힘쓴 직원들에게 돌리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오히려 태풍에 대비하지 못한 책임은 최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따라서 스톡그랜트를 부여한다면 직원들에게 주는 것이 마땅한 것인데도 임원에게만 스톡그랜트를 준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다.

포스코의 주식 보상, 2000년대 초반에도 돈잔치라는 비난으로 중단

포스코 그룹이 주식으로 임원들의 성과를 보상한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유상부 회장 시절인 2001년부터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해 2005년까지 102만여 주의 스톡옵션이 부여됐다. 당시 스톡옵션을 받은 전직 회장들을 포함해 거액의 차익을 챙긴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모두 83명인 것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는 차익이 50억 원을 넘는 사람도 있었다.

고 박태준 명예회장은 이러한 스톡옵션에 대해 제철보국의 창업정신을 배반한 것이고 국민기업 포스코의 이미지에 타격을 가한 도전적인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또 비난 여론이 가세하면서 경영진의 도덕성을 문제 삼자 스톡옵션 제도는 중단됐다. 그런데 느닷없이 스톡옵션보다도 한 단계 더 보상의 성격이 강한 스톡그랜트 제도가 도입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노조, 포항 시민, 포스코 원로까지 일제히 비난

포스코 경영진에 대한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먼저 포스코 노조는 힌남노 피해 복구를 위해 고생한 근로자와 지역사회는 외면한 채 경영진만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포항의 시민단체들도 긴급성명을 내고 스톡그랜트에 대해 비난하면서 받은 주식을 반납하고 최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10일에는 포스코 창립 요원들과 원로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특별성명서를 통해 스톡그랜트 소식은 심한 엇박자와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며 최정우 회장 퇴진을 촉구했다.

최 회장, 지지기반 강화 노리고 스톡그랜트 도입?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급여 10억300만 원, 상여 18억8200만 원 등 총 28억93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1년 전보다 58%가 증가한 액수다. 그럼에도 채 7억 원이 안 되는 스톡그랜트를 받아서 비난을 자초한 것일까? 본인의 말대로 포스코는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니고 민간기업이라는 점을 실증하고 싶었을까?

일부에서는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사회에서 자신의 지지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들에게 스톡그랜트를 지급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소유분산기업의 CEO선임에 투명성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악수(惡手)임에 분명해 보인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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