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재명, '돈봉투' 의혹에 "깊이 사과…송영길 귀국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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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돈봉투' 의혹에 "깊이 사과…송영길 귀국 요청"

장한별 기자
기사승인 : 2023-04-17 15:03:53
닷새만에 침묵 깨고 고개 숙여…檢 공정수사도 요청
의혹 연루자 수십명…초대형 악재 번질까 정면돌파
당내 비판 확산도 부담…비명계 "매표" "반성 필요"
'밀월관계' 宋 향해 귀국 요청…진상규명 의지 부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7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우리 당의 지난 전당대회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의혹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아직 사안의 전모가 밝혀진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볼 때 당으로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저희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이 대표는 지난주 의혹이 처음 제기된 뒤 공식적 언급을 피하며 거리를 둬 왔다. 윤관석 의원 등 관련자와 주류인 친명계는 검찰의 '기획성 수사'라며 대여 공세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다 닷새 만에 이 대표가 이날 침묵을 깨고 사과를 표하며 사실규명을 공언했다.

돈봉투 의혹이 내년 총선 초대형 악재로 번지지 않도록 정면돌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의혹에 연루된 당 소속 의원, 관계자가 수십 명에 달하는 만큼 민주당 전체가 '부패 집단'으로 비칠 것을 조속히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최근 '이정근 녹취록' 등 구체적 정황이 공개되고 민주당을 향한 도덕성 공세가 확산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이번 사안은 당이 사실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그래서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은 확인된 사실에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확실하게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발언 중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였다.

돈봉투 의혹에 대해선 여당은 물론 민주당 비명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돈 봉투 의혹이 매표행위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런 성격과 다를 바가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런 쓰레기 같은, 시궁창에서만 볼 수 있는, 냄새 나는 고약한 일이 벌어진 데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원욱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당을 해체할 정도의 위기감을 갖고 반성과 결단하는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와 친명계가 돈봉부 의혹을 외면하면 계파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이 대표에게 불똥이 튈 수 있는 상황이다. 안 그래도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큰 이 대표로선 조속한 진화가 필요한 처지다. 

당 지도부는 전날 심야까지 장시간 회의 끝에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불신과 적의를 표했던 검찰에게 수사를 요청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당이 진상조사에 나서면 '셀프로 면죄부를 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수사 기관에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 걸로 여겨진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사건 성격상 수사권이 필요한 내용으로 봤다"며 "(당내 조사로) 실효성 있는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송 전 대표에 조기 귀국을 요청한 점도 주목된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대 승리 후 이 대표와 '밀월 관계'라는 것이 정설로 굳어졌다. 비명계는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서 송 전 대표가 이 대표를 지원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송 전 대표에게 '결자해지'를 요청하는 모양새를 취해 진상 규명 의지를 부각하겠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권 수석대변인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송 전 대표 귀국이 필요하다고 많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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