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700만원 차이면 수입 전기차 사죠"…가격 경쟁력 밀린 국산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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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원 차이면 수입 전기차 사죠"…가격 경쟁력 밀린 국산 전기차

김해욱
기사승인 : 2023-07-12 16:05:16
국산 전기차 판매량 전년 동기 대비 5.7%↑, 수입 전기차는 60.2%↑
"브랜드 가치, 하차감 고려하면 수입 전기차가 만족감 더 높아"
"브랜드 가치나 남들 보는 눈 생각하면 몇백만 원에서 천만 원 정도 더 쓰고 수입 전기차 사는게 이득이죠."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분석자료를 종합하면, 국산 전기차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수입 전기차는 60.2% 급증했다.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이유로는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국산 전기차들은 지난해 신규 모델을 많이 출시했는데,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상승시켰다. 

▲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미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4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모델을 구매하려고 했다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가격을 듣고 바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 가치, 이미지로는 독일차가 아직까지 월등한데, 700만~800만 원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면 굳이 국산 전기차를 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모델 가격은 5005만 원에서 6132만 원 사이로 책정되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QA 모델 가격은 6750만 원에서 7450만 원 사이다. 옵션을 일정 부분 타협하면 가격 차이가 1000만 원 이내로 난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30대 직장인 장 모 씨는 국산 전기차의 가격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지나치게 잘 팔리다보니 가격을 높게 불러도 소비자들이 계속 사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독일차와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고, 테슬라와 비슷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 씨가 구매를 고려하는 모델은 테슬라 모델3로 6034만 원에서 7694만 원 사이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는 5200만 원에서 6382만 원 사이로 가격이 책정된 아이오닉6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장 씨는 "승차감보다 중요한게 하차감이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돈 좀 더 보태서 독일차를 사거나 비슷한 가격대에 테슬라를 구입하는 것이 만족도는 더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운전 시 무시 받기 싫어서 돈을 좀 더 지불하고 수입 전기차를 샀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몇 달 전에 면허를 따고 차량 구매를 고민하다가 천만 원 정도 더 지불하고 국산 전기차가 아닌 수입 전기차를 구매했다"고 했다. 주변에서 국산차보다 수입차를 타야 초보라도 운전을 더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다들 조언한 때문이었다. 

그는 "국내 운전자들은 초보 운전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심한데, 비싼 외제차를 타면 아무도 무시하지 않는다"며 "살짝 긁히기만 해도 거액의 수리비가 나올까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약화는 곧 수입 전기차의 점유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의 점유율은 14.7% 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20.7%로 증가했다.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

다만 자동차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 외에도 신차 효과 역시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아의 EV9을 제외하면 국산 전기차는 대부분 지난해에 신규 모델을 출시한 반면, 수입 전기차는 올해 들어 라인업 강화를 본격화한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벤츠나 BMW 등 수입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 진입 초기에는 기술력 문제로 부진을 겪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뛰어난 기술력과 다양한 모델 출시로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산 전기차가 점유율 방어를 위해선 현재보다 뛰어난 가성비와 모델 다양화가 요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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