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온열질환 속출 새만금 세계잼버리…韓총리 "질환 유발 행사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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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 속출 새만금 세계잼버리…韓총리 "질환 유발 행사 최소화"

박지은
기사승인 : 2023-08-03 17:05:52
가마솥더위에 악전고투…"생존체험이냐" "가고싶다"
잼버리 개영식 온열환자 108명…프로그램 일부 중단
조직위 운영 미숙…"문제 없다"며 스카우트 정신만
韓, 여가부 장관에 "끝까지 현장 지키며 안전 확보"
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159개국 참가자 4만3000명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이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도봉구청 냉방 공유 시설을 방문한 뒤 정부서울청사로 돌아오는 길에 김 장관과 통화하며 이같이 주문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지난 1일 개막해 12일까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는 세계잼버리대회에서는 거듭된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는 3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뗏목 체험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폭염을 피해 휴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 총리는 "모든 부처가 전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김 장관은 마지막 참가자가 안전하게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총책임자로서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온열질환을 유발할 위험성이 큰 프로그램은 최소화하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휴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연맹 등과 신속하게 협의하라"고 했다.

한 총리는 또 국방부에 잼버리대회 현장에 그늘막과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을 증설하기 위한 공병대를 지원하고 응급상황 대응능력 강화를 위한 군의관을 신속하게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군의관과 간호장교, 응급구조사 등 10여명을 잼버리대회 현장에 파견했고 다음날까지 30여명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 공병대는 참가자들이 온열질환을 피할 수 있도록 그늘막과 샤워시설, 야전침대 등 간이 편의시설을 증설할 계획이다.

전북도 소방본부는 잼버리 영지 내에 운영 중인 잼버리소방서의 구급차 운행을 늘린다고 밝혔다. 연일 지속한 폭염으로 야영장 곳곳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이송을 감당하기 위한 것이다.

우수한 한국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 속에 알리겠다며 유치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8월 폭염 탓에 참가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사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가마솥더위에 온열질환자가 급증하자 대회 축소 주장도 나온다.

조직위는 미숙한 준비와 운영을 인정하지 않고 '스카우트 정신'만 내세우고 있어 더 큰 사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8명은 온열질환자로 파악됐다. 참가자들이 공연 중 무더기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것이다.

잼버리가 열리는 야영장은 새만금 매립 당시부터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물 빠짐이 용이하지 않다. 숲이나 나무 등 그늘을 만드는 구조물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폭염을 고스란히 맞아야한다는 환경인 셈이다.

이날 부안군의 수은주는 35도까지 치솟았다. 그늘이 거의 없는 잼버리에는 부채질도 소용없었고 1분만 서 있어도 숨이 막혔다. "너무 덥고 힘들어 집에 가고 싶다"고 호소하는 참가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숙영지가 햇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달궈지고 있다. 그늘은 찾아볼 수 없다. [뉴시스] 

예견된 사고에도 조직위의 준비 상황은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참가 인원에 비쳐 턱없이 부족한 50개 병상으로 대회를 시작했고 그나마 내놓은 폭염 대책도 덩굴 터널과 수도 시설에 불과했다. 온열질환자 수가 병상수를 훌쩍 뛰어넘어 일부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실과 샤워실, 탈의실 수도 턱없이 부족했다. 수많은 참가자들이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거듭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생존체험 아니냐"는 하소연도 높다.

조직위는 총체적 난국에도 "큰 문제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잇다.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높다.

지역 노동·환경단체는 참가자 안전을 위협하는 대회 일정 축소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여러 단체와 전문가가 새만금 야영장에서 중대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일찍이 경고했다"며 "더 큰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대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영국 등 해외국가는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 안전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참가 청소년 안전과 관련해 해외 영사들의 문의가 있었느냐고 묻자 "문의가 있어 답변을 해줬다"고 답했다.

이 차관은 우려를 표명한 국가가 복수 국가냐는 질문에는 "여러 나라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려 표명 국가에 관해서는 우리가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부 참가국 대원들이 철수했다는 소식과 관련해서는 "철수한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자국민 안전을 위해 한국 정부 당국 등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영국 스카우트 그리고 관련 한국 정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주한 영국대사관이 전했다.

이 차관은 "모든 진행과정을 논의해 청소년의 안전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며 진행 중"이라며 "폭염 상황에 따라 영내 과정활동을 줄이고 영외 과정활동을 확대하는 등 프로그램 운영을 탄력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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