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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으로 그린 우리 시대 이야기, 무용극 '놋(N.O.T)'

이성봉
기사승인 : 2019-04-05 00:46:44
정혜진 신임 서울시무용단장 첫 창작 안무작
소통에 관한 이야기, 5.24-25 세종대극장 공연

한국무용은 '선(線)'으로 만들어지는 무용이다. 하나의 동작이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선이 때론 경계가 되기도 하고, 갈등과 단절이 되기도 한다.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내면의 선, 사회의 선을 넘어보자는 데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다"며 서울시무용단의 창작무용극 '놋-N.O.T'(이하 '놋')에 대한 제작의도를 설명했다.

 

▲ <놋>은 지난 1월 서울시무용단장으로 부임한 정혜진 단장의 첫 안무작이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지난 1월 서울시무용단장으로 부임한 한국무용가 정혜진의 첫 안무작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거기 아무도 없어요(N.O.T-No One There)?'의 약자로, 어린 소녀의 여정을 통해 이 시대의 다양한 갈등 속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한국적 춤사위에 맞춰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했다

정단장은 '선'에 대해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휴선선이란 '선'을 사이에 두고 섰을 때"였다며, "잠시 멈칫하다 한 걸음 내딛은 그 발걸음은 70년 가까운 시간을 '선'에 의해 분단된 국가와 체제를 뛰어 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평가하며, "선을 넘는 것은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극대화시켰다"고 표현했다.  

 

▲ 창작무용극 '놋'은 '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의 다양한 갈등과 소통의 문제를 제기한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이번 작품에도 '선'을 뛰어 넘는 사건을 형상화시켰다. 정 단장은 불통으로 막혀 있는 '선'을 수많은 풍선으로 형상화 시킨 생각과 염원의 덩어리로 아무도 넘지 못한 선을 가뿐히 자유롭게 넘는 모습을 연출할 예정이다.

'거기 아무도 없어요?'라는 질문은 물리적 존재에 대한 물음일 뿐만 아니라 나의 진심을 알아줄 무언가를 향한 질문이다. 또한 'NOT'은 '낯(얼굴)'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을 나타낸다. 얼굴은 인간의 존재를 나타내는 형상이기도 하다. 이처럼 '놋-N.O.T'은 나와 너, 당신과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를 어린 소녀의 여정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공연에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놋'의 제작발표회를 통해 본격적인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제작발표회는 서울시무용단원 전원이 참석해 한국무용의 기본이 되는 꼭두각시를 기본 동작으로 한 '각자의 언어', 오고무 몸짓을 소재로 한 '함성' 등 30분 분량의 '놋'의 주요 장면을 시연했다. "전체 75분 공연 중 1시간 정도의 공연을 두 달 전 완성했다"며 "남은 두 달 가까운 시간을 통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겠다"는 말로 시연장면을 소개했다.

'놋'은 치매에 걸린 80살의 할머니가 10살 소녀가 되어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70년의 세월을 건너 뛴 세상은 혼란의 연속이다.

소녀가 바라본 모습은 스마트폰으로 대화가 단절된 세상이다. 뿐 아니라 청년층과 기성세대, 미투운동 속 사회의 갈등. 권력을 가진 자들의 갑질 등 갈등으로 가득하다. 작품은 전쟁을 거친 사람들의 전쟁 같은 삶 속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통의 현상을 바라보며 넘을 수 없는 선을 극복하고 상생의 길을 찾고자 한다. 

 

▲ '놋'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연출가인 김성란이 극작을 맡고, 작곡가 김철환과 '레드북'의 연출자인 오경택 연출으로 참여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놋'의 예술감독과 안무를 맡은 정혜진 단장은 빠르고 힘찬 독무와 예스러움을 잃지 않은 신명으로 우리 춤의 격을 지켜온 대표적인 중견 무용가이다. 특히 서울예술단과 정동극장에서 독창적인 브랜드 작품을 만들며 한국무용의 저변을 확대하고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단장의 색을 입힌 서울시무용단의 새로운 변화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정 단장은 "서울시무용단은 문일지 단장 시절부터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아 온 곳이다.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본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최근 와서 보니 단원들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했다. 이들을 통해 단원들의 창작 활동을 고무시키고자 한다. 토핑 같은 작품을 통해 콜라보도 하고 새로운 작업도 시도할 것이다"고 밝혔다.

'놋'의 연출은 최근 뮤지컬 '레드북'으로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연출상을 수상한 오경택이 맡았다. 오 연출은 정 단장과 <궁:장녹수전> <뿌리 깊은 나무> 같은 작품을 통해 공동 작업을 해온 연출로 "춤에 있어 드라마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정혜진 안무가와의 작업은 더 큰 시너지를 갖게 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무용단은 창작무용극 '놋'을 통해 한국의 춤사위에 현대적 움직임을 결합시킨 한국적 컨템퍼러리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세종대극장. 티켓가 7만 원~1만 원.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티켓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KPI뉴스 / 이성봉 기자 sble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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