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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풍등 아닌 드론이라면?…무인이동체 전용 보안시험장 구축 중

김당
기사승인 : 2018-10-10 09:30:45
국정원, 북 무인항공기 10여종 300여대…유성에 155억 들여 대비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의 '무인이동체 보안시험장 구축사업계획' 입수

국가의 중요시설이 한 외국인 노동자가 재미삼아 날린 풍등 하나 때문에 폭발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만일 외국인이 우연히 날린 풍등이 아니고 북한측이 의도적으로 날린 무인항공기(UAV)나 드론이었다면 어땠을까?  

 

▲ 지난 9월 28일 드론봇 전투단 장병들이 부대 인근 활주로에서 드론과 로봇 운용기술을 숙달하고 있다. [육군 제공]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드론을 이용한 저유소 공격은 상상이 아니다. 지난 2011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기밀을 탐지하고 지하조직을 구축하려 한 혐의로 적발된 '왕재산' 사건에서도 저유소가 등장했다(관련 기사 : 北, 왕재산(北의 225국 지령받은 간첩단)에 "인천 저유소·공업단지 폭파 준비하라" 지령).

당시 공안당국은 '왕재산' 총책 김모씨로부터 "인천의 저유소·주안공업단지·보병사단·공수특전단·공병대대 등에 조직원을 침투시키고, 경비원·장교 등을 매수해 2014년까지 폭파 준비를 완료하라"는 북한 지령문을 확보했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왕재산이 넘긴 위성사진에는 용산·오산 미군기지 및 주요 군사시설, 발전소와 가스 저장 시설 등도 담겨 있었다.

북한, 표적·정찰·공격용 무인기 10여종 300여대 보유

그렇다면 정부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우선 국가정보원(서훈 원장)은 북한이 1990년대부터 무인기 개발을 시작해 현재 표적·정찰·공격용 무인기 등 10여종 300여대의 무인기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 제출한 대외비 자료를 최근 UPI뉴스가 단독 입수한 데 따른 것이다(무인기는 법률용어가 아니다. 항공법에 따르면, 자체중량이 150kg 이하인 것은 '무인비행장치', 150kg을 초과하면 '무인항공기'로 분류하지만 편의상 무인기와 드론을 혼용한다).

북한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정찰용 소형무인기를 침투시켜 왔다. 그동안 엔진 결함이나 연료 부족 등의 이유로 남한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는 2014년 파주(3월 24일)를 시작으로 백령도(3월 31일), 삼척(4월 6일)에 이어 2017년 인제(6월 9일)까지 모두 4건이다.

특히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청와대 상공까지 침투한 것으로 확인되어 충격을 주었다. 무인기 내부에는 청와대를 비롯한 서울 시가지 사진이 담겨 있었는데, 청와대 주변을 촬영할 땐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선지 고도를 낮춘 것으로 조사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한 달 뒤에 인제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골프장을 정찰했으며 메모리 카드에서 총 555장의 사진이 발견되었는데 ‘사드’가 배치된 상공에서 촬영한 10여 장의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우리 군은 이후 북한의 소형무인기 침투에 대비해 저고도탐지레이더와 TOD(열열상 감시장비), 그리고 조기경보기 등의 감시장비를 운용 중이며, 추가로 소형무인기 탐지레이더와 전파교란장비의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정원, 155억원 들여 무인이동체 전용 보안시험장 구축

특히 UPI뉴스가 입수한 국정원의 대외비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를 통해 드론 같은 무인이동체 전용 보안시험장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가보안시설'에 해당하는 무인이동체 전용 보안시험장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국가보안기술연구소에 대해서는 '드론 비행, 보안은 어디서 할까?' 참조).

 

▲ 무인이동체 보안시험장을 구축중인 대전 유성구 관평동과 전민동 일대 [구글 지도]


UPI뉴스가 입수한 '무인이동체 보안시험장 구축사업 추진계획서'에 따르면, 정부는 대전 유성구 관평동과 전민동 일대에 총사업비 155억원을 들여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간 보안시험장을 구축해오고 있다.

첫 시행연도인 2017년에 설계비 3억원이 책정되어 집행되었고, 2018년 올해도 설계비와 시설부대비 등 28억원의 예산이 집행되었다. 이어 내년에도 68억원이 책정돼 있고, 마지막 연도인 2020년에는 감리비 등으로 56억원이 책정돼 있다.

이는 드론의 급속한 보급과 생활화로 드론이 새로운 테러 위협수단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정부 요인과 국가주요시설을 목표로 드론을 활용한 테러 위협이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론, 견마로봇, 자율자동차, 자율선박 및 수중드론 등 GPS 신호나 특정 신호에 의해 조종되는 무인이동체가 급속히 개발되는 가운데 테러 위협도 급증하는 추세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드론 사업시 안전성 확보 추진" 지시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5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드론 사업은 안전성을 실증적으로 확보한 후에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의 사이버 공격과 무인기 침투가 엄존하는 현실 앞에서 정부는 2016년 1월 중앙통합방위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나 소형 무인기 침투 도발 위협으로부터 VIP 경호 및 대응역량 확보 등 대비태세 구축을 당부해 왔다.  

 

▲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는 국정원의 예산지원과 감독 하에 무인이동체 전용 보안시험장을 구축하고 있다.


그 결과로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경호처가 800여만원을 주고 청와대 경비용 드론 4대를 샀지만, 납품업체가 폐업하는 바람에 써보지도 못하고 돈을 날린 것으로 지난 6월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드론을 활용한 테러나 킬러 로봇의 위협은 엄연한 현실이 되었다. 지난해 연말 킬러 로봇 반대 단체(autonomousweapons.org)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폭약 3g을 품은 '킬러 드론'이 날아올라 암살 타깃의 이마에 꽂히는 장면이 나온다.

2015년에는 미국에서 민간용 드론이 백악관에 두번이나 침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일본에서도 같은 해 4월 방사능을 적재한 드론이 총리관저에 침투했다.

그리고 지난 8월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의 폭발물을 장착한 드론 2대를 이용한 공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 요인 암살에 드론이 사용된 첫 사례였다. 이제 일상이 된 드론이 요인 암살은 물론 테러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되며 전세계에 '드론 주의보'가 내려졌다.

전세계 '드론 주의보'… 탐지·유도 사이버보안 위한 보안시험장 필요

하지만 드론을 활용한 테러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실용기술은 전세계적으로 부재한 상황이다. 실제로 보안기능이 없는 드론은 북한의 해킹 공격에 취약해 탈취되곤 했다. 지난 2009년 당시 이라크 반군은 미군의 무인폭격기인 프레데터(Predetor) 촬영영상을 실시간으로 해킹한 바 있다. 또 이란은 2011년 당시 미국의 최신예 무인기(RQ-170 센티넬)를 해킹으로 나포했다.


▲ 지난 9월 28일 드론봇 전투단 장병들이 부대 인근 활주로에서 드론과 로봇 운용기술을 숙달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은 지난 9월 28일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이른바 드론봇(드론+로봇) 전투단이 예하로 편성된 지상정보단 부대를 창설해 '드론 전투 시대'를 열었다 드론봇 전투단은 효율적인 미래전 수행을 위한 정찰드론, 무장드론, 전자전드론, 정찰 및 다목적 로봇 등으로 편성됐다. 드론봇 전투단은 병사들을 대신해 적진을 정찰하고, 전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보안기능이 없는 드론은 적이 해킹으로 탈취해 아군을 공격하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군은 드론의 테러 위협으로부터 요인을 경호하고 국가주요시설 보호를 위한 대테러 드론 탐지·및 사이버보안기술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전용 보안시험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건설중인 무인이동체 보안시험장은 약 5천평 부지에 드론, 무인기, 자율자동차, 수중드론, 드론봇 등 육·해·공 무인이동체의 탐지(전파신호)·유도와 사이버보안(해킹 방어·암호화)을 위한 전파시험동(무반사실)과 종합시험동 등으로 2020년까지 구축된다.

 

KPI뉴스 / 김당 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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