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돈봉투 의혹' 송영길 구속…정치생명 벼랑끝, 신당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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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의혹' 송영길 구속…정치생명 벼랑끝, 신당 가물가물

박지은
기사승인 : 2023-12-19 08:46:50
법원 "불법자금 수수·경선 금품 관여…사안 중대·증거인멸 염려"
檢, 수사 8개월만 신병 확보…최장 20일 조사해 공여자 수사 매듭
與대표→구속 피의자…'86세대' 맏형으로 승승장구하다 최대 위기
총선 앞둔 민주당도 부담 커져…돈봉투 수수 의원 줄소환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대표가 18일 구속됐다.

 

검찰이 지난 4월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한 지 8개월 만이다.

 

▲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송 전 대표를 상대로 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 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인적·물적 증거에 관하여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등에 비쳐 증거 인멸의 염려도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 기각을 자신하던 송 전 대표는 법원 설득에 실패하며 정치 인생 최대 위기로 내몰렸다.

 

반면 검찰은 이번 사건의 최대 수혜자이자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 신병을 확보하며 돈봉투 수수 의원 규명을 위한 수사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송 전 대표를 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한 뒤 돈봉투 수수 의혹이 있는 의원들을 향해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돈봉투 살포 사건은 송 전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2021년 5월 2일 전대를 앞두고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2021년 3, 4월 국회의원 교부용 돈봉투 20개를 포함해 총 6650만 원을 당내 의원과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를 위해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 씨,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각각 부외 선거자금 5000만 원, 1000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의원용 돈봉투가 살포된 국회 외교통일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봉투 살포 과정에는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씨, 박용수(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 씨,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씨 등이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윤 의원과 강씨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과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등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기업인 공장 방문 직후 먹사연에 후원금 송금이 이뤄지는 등 송 전 대표의 만남 전후로 후원이 이뤄진 정황을 다수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장 20일의 구속 기간 송 전 대표를 상대로 돈봉투 살포 경위 등을 재구성한 뒤 재판에 넘겨 공여자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검찰은 최대 20명에 달하는 돈봉투 수수 의원 특정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송 전 대표 구속은 자신의 정치생명 뿐 아니라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친정' 민주당에게 큰 악재다. 송 전 대표는 수사 와중에도 신당 창당설을 띄우며 정계 복귀를 타진해왔다. 하지만 인신구속이라는 치명타를 맞아 24년 정치인생은 벼랑끝으로 몰렸다.


1984년 연세대학교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으로서 학생운동을 주도한 송 전 대표는 정계 입문 후 5선 국회의원, 인천시장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맏형 노릇을 해왔다.


2021년 집권 여당인 민주당 대표로 선출돼 존재감을 키웠으나 20대 대선을 계기로 내리막을 걸었다. 이재명 후보의 대선 패배로 정권이 넘어가자 책임을 지고 대표에서 물러났고 서울시장에 도전했으나 대패했다.

 

▲ 지난 2022년 5월 27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김포시 고촌읍 수변광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마친 뒤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연이은 패배에 정치적 상처를 입은 송 전 대표는 그해 12월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연구교수직을 제안받아 프랑스로 출국했다. 그러나 돈봉투 사건이 터지자 민주당을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4월 24일 귀국했다.

 

송 전 대표는 귀국 후 두 차례 '셀프 출석'을 시도하며 검찰과 신경전을 벌였고 검찰청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10월에는 '송영길의 선전포고'라는 책을 펴내 검찰과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8개월에 걸친 양측의 신경전 끝에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로 검찰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송 전 대표가 당장 정치적 재기를 노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가 총선을 앞두고 예고한 신당 창당 계획도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관측이다. 형사소송법상 구속기소 된 피고인의 1심 최장 구속기간은 6개월이다.

 

민주당은 송 전 대표 구속으로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소속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특정된 수수 의원은 이성만 의원과 민주당 임종성·허종식 의원 3명이다. 그러나 수사 상황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의 줄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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