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UNIST, '애물단지' 태양광 발전 폐패널로 수소 생산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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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애물단지' 태양광 발전 폐패널로 수소 생산기술 개발

최재호 기자
기사승인 : 2026-04-06 08:47:41
백종범 교수팀, 수소·고부가 실리카 동시생산 고효율 공법 개척

수명을 다한 1세대 태양광 발전 폐패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폐패널의 실리콘으로 고순도 수소와 고부가가치 화학소재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백종범 교수, 임한권 교수, 연훠 샤오 연구원(제1저자), 루난 관 연구원(공동 제1저자), 구지원 연구원(공동 제1저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이 폐태양광 패널의 실리콘을 활용해 고순도 수소와 고부가가치 산업용 소재인 실리카를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공법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실리콘은 물과 반응해 수소와 실리카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응이 시작되자마자 실리콘 표면에 형성되는 실리카 피막이 물의 접근을 차단해 반응이 멈춰 버린다. 이 때문에 수소 생산량이 이론적 최대 생산량에 턱없이 부족했다.


연구팀은 강한 약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 실리카막을 제거할 수 있는 공법을 개발해 고순도의 수소를 기존보다 최대 5배 많이 생산해 냈다. 실리콘과 물을 작은 구슬이 들어 있는 용기에 넣고 굴리면, 구슬과 실리콘 입자가 서로 부딪히면서 실리카 보호막을 반복해서 부수고 벗겨내는 원리다.


실험 결과 상용 실리콘 1g당 약 1706㎖의 수소가 생산됐다. 이는 이론적 최대 생산량(1713mL g⁻¹)의 99.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일반적인 열화학 방식이 이론 최대치의 약 18~28% 수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최대 5배 높은 수소 생산 효율이다.

 

또 폐태양광 패널에서 직접 얻은 실리콘 가루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이론적 최대치의 약 98% 수준에 이르는 수소 생산 성능을 기록했다. 함께 생산된 실리카도 촉매 지지체로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지지체는 촉매의 활성 금속 입자를 고르게 분산시켜 주고 고정해 주는 역할의 물질이다.

 

생산된 실리카를 사용한 니켈 촉매는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바꾸는 화학 반응에서 상용 실리카를 사용한 촉매보다 더 높은 이산화탄소 전환율과 메탄 선택도를 기록했다. 실리카 표면에 많은 수산기(-OH)가 촉매 입자를 더 잘 분산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성 측면에서 부산물인 실리카로 얻는 수익을 아예 제외하고 계산하더라도, 이 공정의 수소 생산 단가는 기존 열화학 방식보다 수십에서 수천 배나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카 판매 이익까지 더하면 수소를 생산할수록 오히려 수익이 나는 '마이너스 비용 구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백종범 교수는 "폐패널에서 나오는 실리콘을 활용해 친환경적 수소를 생산하면서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실리카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기술의 장점"이라며 "처치 곤란인 폐태양광 패널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탈바꿈시켜 자원순환 경제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줄(Joule)에 지난달 27일자로 온라인 공개됐으며, 공법의 핵심인 기계화학 공정은 줄의 퓨처 에너지(Future Energy) 부문에 3일 소개됐다. 퓨처 에너지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유망 에너지 기술과 기술의 산업적 적용 가능성을 다루는 기획 코너다. 백 교수팀은 줄의 초청을 받아 관련 기술을 소개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 연구 그림. 실리콘과 물의 반응을 통해 고순도 수소와 실리카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 개념도. [울산과기원 제공]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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