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숨죽인 부산 정치권…“2030엑스포 유치 당락에 천당·지옥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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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부산 정치권…“2030엑스포 유치 당락에 천당·지옥 오락가락”

이주환
기사승인 : 2023-11-20 15:51:37
유치 땐 친윤·박형준계 ‘기세’…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입지
朴, 강력한 대권주자 기회…'엑스포 특별법' 급물살 예상
탈락 시 후폭풍도 메가톤급…“민주당, 부산 다수당 가능”
‘이준석 신당’ 위력 커지며 선거판 출렁…與 고전할 수도

부산의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성패를 앞두고 부산 정치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오는 28일 발표될 엑스포 유치 결과는 내년 총선 부산지역의 최대 변수이자 ‘메가 태풍’으로 꼽힌다. 부산이 유치에 성공하면 여당에 호재, 야당엔 그 반대가 된다. 

 

▲ 지난 2018년 1월 29일 부산 강서구 강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 시민결의대회에 모인 부산시민들. 유치 열의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뉴시스]

   

대역전극 이뤄지나 

 

현재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낙관도 비관도 어렵다. 2030 엑스포 유치에 도전한 도시는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3곳이다.


초반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한국보다 일찍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데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표심을 일찌감치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유치전 전면에 나서고 최태원 SK회장 등 기업인들까지 뛰어들면서 사우디를 거의 따라잡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막판 엑스포 유치전을 위해 20일 출국했다. 오는 23일까지 영국을 국빈 방문한 뒤 프랑스로 이동해 25일까지 파리에 머물며 유치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사우디가 1차 투표 때 3분의 2 이상 득표만 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2차 결선 투표에서 이탈리아 지지표를 대거 흡수해 막판 대역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와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10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Busan is ready’ 티셔츠를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친윤(親尹)계’, ‘박형준 사람들’ 공천 탄력


유치 성공시 1차적인 스포트라이트는 국가 차원에서 유치전을 진두지휘한 윤 대통령과 모든 것을 쏟아부은 박 시장이 받게 된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엑스포 효과'로 오름세를 타고 박 시장은 국내 제2 도시의 수장에서 강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박 시장의 주도로 ‘엑스포 특별법’ 제정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 1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023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2030 is Ready“라고 외치며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차 수혜 대상은 총선 출마를 노리는 각계의 ‘친윤계’ 인사들과 ‘박형준 사람들’이다. 선거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아 정가 포커스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현직 의원 중에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사상구)과 안병길 의원(서구동구)이 우선 거론된다. 장 의원은 당선인 비서실장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에 부산엑스포 특위 설치를 주도했다. ‘엑스포맨’으로 불리는 안 의원은 네팔, 파키스탄, 일본을 돌며 맹렬하게 유치활동을 펼쳤다.


행정부에서는 해양수산부의 조승환 장관과 박성훈 차관이 물망에 오른다. '장제원계'로 평가되는 조 장관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근 남태평양의 쿡제도까지 날아갔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박 차관은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이다. 두 사람이 다 출마한다면 지역은 부산이다.

 

검찰 출신인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 정승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김용원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대통령실 주진우 법률비서관과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도 출마 쪽으로 기울고 있다. 검사 출신인 주 비서관은 전봉민 의원 지역구(수영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돈다.

 

친윤계가 '엑스포 유치'의 바람을 타고 무더기로 출전하는 시나리오가 일각에서 나온다. 관건은 여론의 향배와 공천 경쟁이다. 국민의힘에선 인요한 혁신위가 가동하면서 당 쇄신 일환으로 당지도부·중진·친윤계의 총선 불출마·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가 거세다. 장 의원은 타깃이 됐고 대통령실 참모 출신도 눈총을 받는 분위기다. 혁신위는 당 지도부에 '예외없는 공천'을 제안한 상태다. 

 

박 시장의 대권가도를 다진다는 차원에서 부산시 이성권 경제부시장, 박경은 정무특보 등 ‘박형준 사람들’의 원내 진입 시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국민의힘 소속 부산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들이 지난 8월 14일 부산시의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무성의한 부산엑스포 관련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이준석 신당’ 대안세력으로 부상

여권이 올인한 국가적 이벤트가 불발되면 부산시민들의 실망감도 큰 만큼 후폭풍도 메가톤급으로 커질 게 뻔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엑스포 유치 실패로 인한 국력낭비 등의 책임을 윤 대통령과 박 시장에게 물으며 사상 최초로 ‘부산 다수당’의 지위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여건이 유리해졌다고 판단한 친명계 인사들이 무더기로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이준석 신당’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탈당해 신당을 만든다면 부산에서 위력이 한층 강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잖다. 이준석 신당이 2030세대와 보수층 표를 잠식하면 국민의힘은 아주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


부산은 TK(대구·경북)나 경남에 비해 국민의힘 지지세가 단단하지 못하다. 수도권과 함께 총선 격전지로 분류되는 이유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경남 16개 지역구 중 8개에서 55% 이상을 얻었다. 부산에선 55% 이상 득표자가 18개 지역구 중 5개에서 그쳤다. 70%가 넘는 지역구가 ‘위험지역’인 셈이다.


부산이 유치전에서 석패했을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후발주자인 부산이 나름 선방했다는 쪽으로 여론이 움직이면 총선에 미치는 영향은 ‘강풍’급으로 줄어들 수 있다.

 

KPI뉴스 / 이주환 정치전문기자 wa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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