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3·1운동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 유물전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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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 유물전 개막

오다인
기사승인 : 2018-11-23 08:59:49
서울역사박물관, 기증유물특별전 '딜쿠샤와 호박목걸이' 진행
앨버트 테일러 손녀 제니퍼 테일러, 유물 1026점 기증해 공개

1919년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를 입수, 세계에 알린 UPI 통신원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의 유물이 한국에서 공개됐다. 손녀 제니퍼 린리 테일러(Jennifer Linley Taylor)가 조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물들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한 덕분이다.
 

▲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UPI 통신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UPI뉴스 회의실에서 UPI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전부 다 기증했다. 유일하게 기증하지 않은 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반지 두 개, 그리고 집에 있는 목걸이와 브로치 등 세 가지가 전부다. 할머니 메리 린리 테일러(Mary Linley Taylor)로부터 물려받은 보석들이다. 이것도 내가 죽으면 기증할 생각이다." 제니퍼씨는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제니퍼씨는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에서 내년 3월10일까지 개최하는 기증유물특별전 '딜쿠샤와 호박목걸이'의 개막식 축사를 위해 지난 18일부터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전시는 23일부터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B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유물 1026점 중 310점이 전시된다. 앨버트 테일러가 촬영한 고종황제 국장행렬 사진, '딜쿠샤' 초기 모습이 담긴 사진앨범, 부인 메리 린리 테일러가 미국으로 돌아간 뒤 한국에서의 생활을 집필한 자서전 '호박목걸이(Chain of Amber)' 초고 등이 포함된다.

"할머니는 언제나 현재를 사는 사람이었다. 할머니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내게 구체적으로 말해준 적은 없었다. 할머니 유품에서 '호박목걸이' 초고를 발견하고 이를 읽어내려갔을 때,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돼 굉장히 놀랐다. 할머니가 이토록 모험적이고 흥미로운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그 글을 읽고 깨달았다."

제니퍼씨는 '호박목걸이' 초고를 아버지 브루스 티켈 테일러(Bruce Tickell Taylor)가 편집했으며, 그 사본 4권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 제니퍼씨가 테일러 가문의 유품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1026점에 이르는 유품을 기증키로 결심한 데 대해 제니퍼씨는 "이왕에 기증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완전하게 기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물건들이 원래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가문의 유물들이지만 한국 사람들이 높은 관심을 가져준 데도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 우리 가문의 역사가 한국의 역사가 된 데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

'물건들이 원래 있어야 할 곳'은 '딜쿠샤(Dilkusha)'를 말한다. '딜쿠샤'는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다. 현재 서울 종로구 사직로2길 17에 있다. 앨버트 테일러가 1923년 건축, 1942년 일제에 의해 추방될 때까지 약 20년 간 메리 테일러와 함께 살았다.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와 영국인 메리 테일러가 살았던 만큼, 미국과 영국의 주택양식이 절충된 형태로 일제강점기 근대건축 발달양상을 연구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UPI 통신원 앨버트 테일러(1875~1948)의 거처 '딜쿠샤' [문재원 기자]

 

서울시는 딜쿠샤를 원형 복원해 내년 8월15일 광복절에 개방할 예정이다. 애초 내년 3월1일에 맞춰 개방할 방침이었으나 '딜쿠샤' 마지막 주거인과의 법적 분쟁으로 복원이 미뤄졌다. 현재 복원 공사를 앞두고 있으며, 전시가 끝나면 유물들도 '딜쿠샤' 내부로 돌아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3대에 걸친 테일러 가문의 자료들, 즉 3·1운동 관련 기사, '딜쿠샤' 유물, 금광개발 관련 자료 등은 당시 한국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들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소개했다.

제니퍼씨는 22일 개막식 축사에서 "이런 일을 가능하게 만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테일러 가문과 '딜쿠샤'의 유물은 내가 소장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보존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전시를 통해 유물이 일반 시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전시 이후 유품이 원래 있어야 할 곳에서 영원히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소중한 유물과 자료를 박물관에 기증해준 제니퍼씨에게 감사하다"며 "테일러 부부의 삶과 태평양 전쟁에 이르기까지의 긴박했던 시간을 함께 보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딜쿠샤'를 찾아낸 김익상 서일대학교 교수는 "애초 '딜쿠샤'를 찾게 된 건 직업적 호기심 때문이었다"며 "테일러 가문의 이야기는 한국판 '쉰들러리스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딜쿠샤'를 찾아나섰다"고 했다. 김 교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영화 제작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지만 목표는 여전히 테일러 가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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