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월급루팡' 퍼뜨린 공무원 새내기…양주시 중징계 진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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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루팡' 퍼뜨린 공무원 새내기…양주시 중징계 진행 논란

김칠호
기사승인 : 2024-02-23 09:51:57
9급 시보가 출근 첫 주에 벌인 해프닝에 정색하며 정직이나 해임 추진
다른 직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우려 품위유지 의무규정 억지로 엮어

양주시가 시청 출근 5일 만에 선임자를 따라 나간 고교 졸업반 새내기 공무원이 시내 출장에서 보고 느낀 대로 SNS에 올린 것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는 한편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양주시에 따르면 특성화 고교 졸업을 앞두고 시설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된 9급 시보 A씨가 출근 첫 주인 지난달 12일 시내 출장 중 자신이 한 일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것(UPI뉴스 2024년 1월 15·17일 보도)과 관련해 감사당당관실에서 정식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에 따라 공무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경기도에 정직 이상 해임이나 파면 등 중징계를 요구했다.

 

▲ 양주시청 새내기 9급 공무원의 SNS와 양주시의 허위출장 관련 입장문 [UPI뉴스 자료사진]

 

양주시는 A씨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출장명령지 위에 "월급루팡 중 출장신청내고 주사님들이랑 밥먹고 카페갔다 동네 돌아다님"이라는 문구를 적은 것을 중징계 사유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월급루팡'이 '월급+괴도 루팡'을 합성한 신조어로 본인이 맡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월급만 받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업계 고교 졸업을 앞두고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해 첫 출근한 9급 시보 직원의 신변잡기에 정색하며 거칠게 몰아붙인 것이다.

 

양주시가 시청 홈페이지에 팝업창으로 게재한 '허위출장 게재 공무원 기사 관련 입장문'에는 "(1월)8일 자로 임용된 신규 공무원 A가 12일 같은 팀 선임공무원 B의 출장에 동행했고, 민원현장을 확인 후 오전 11시35분경 인근에 출장 중이던 다른 공무원 2명과 만나 식당과 카페를 이용한 후 낮 12시58분에 출발해서 오후 1시23분에 시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자세히 적혀 있다.

 

"출장 신청 내고 밥 먹고 카페에 가고…" A씨가 인스타그램에 적은 그대로 인데 양주시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해당 공무원들을 조사한 결과 그날 출장에 문제가 없었고, A에 대한 처분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들의 출장에 문제가 없었으면 A씨의 스토리를 문제 삼기 어려울 것인데도 양주시는 허위출장으로 오해할 만한 글을 게시해 시 공무원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가 확인한 대로라면 그날 오전 11시35분에 출장 업무가 끝났다. 25분 거리에 있는 시청으로 돌아오면 낮 12시였다. 그런데 출장지에서 다른 2명을 만나서 점심을 먹고 1시가 지나서 23분 늦게 시청에 돌아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출장에 문제가 없었던 게 아니라 직장이탈 금지규정 위반이다. 평소에는 그 정도는 허용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9급 시보 공무원의 신변잡기를 문제 삼으려는 마당에 마땅히 따져야 하는 부분이다.

 

양주시가 A씨에 대해 지방공무원법 제55조(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으로 판단한 것도 틀렸다. 해당 조항은 "공무원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A씨가 자신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했을 경우 적용할 수 있는 규정인데 그가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중징계를 받을 정도로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위반했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데도 양주시는 A가 자신의 품위를 손상한 게 아니라 시청 공무원 전체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중대한 위반행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프닝으로 넘겨도 무방할 만한 경력이 없고 나이도 어린 새내기 공무원의 신변잡기에 대해 정직 이상의 중징계라는 무리수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중징계는 시에서 임의로 단행할 수 없고 경기도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게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징계위원회가 열리기는 하지만 양주시의 요구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해당자의 개인신상에 관한 것이어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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