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체납액 징수 공무원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 한 시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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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납액 징수 공무원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 한 시민 살렸다

진현권 기자
기사승인 : 2026-01-12 09:35:37
수원시 체납추적팀 신용철 주무관, 삶 포기 한 시민에 재기 희망 선물

수원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삶이 너무 힘들어 모든 걸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임대료는 수개월 동안 내지 못했고, 지방세·과태료는 체납돼 통장이 압류됐다.

 

▲ 수원시 징수과 체납추적팀 신용철 주무관. [수원시 제공]

 

일용직 일자리라도 찾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몇 달 전 다리 인대가 끊어진 아들(20대)은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집에 있었다.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 정리 체납 지방세·과태료 납부 위해 차량 공매 신청

 

주변을 정리하면서 체납한 지방세와 과태료를 조금이라도 내려고, 산 지 10년이 넘은 차량을 공매 신청했다.

 

12월 중순 수원시 징수과 체납추적팀 신용철 주무관이 차량 공매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A씨 아파트 주차장을 찾았다.

 

차량을 견인하는 동안 체납을 하게 된 이유를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초췌한 얼굴의 A씨는 "아들과 같이 사는데, 가진 게 아무 것도 없다. 먹을 것도 없어 며칠 동안 굶었다"고 했다.

 

"힘내세요!" 한 마디에 희망이 싹 텄다.

 

A씨의 사정을 들은 신 주무관은 "당장 먹을 음식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마트에 같이 가자고 했다.

 

정말 오랜만에 들은 따뜻한 말 한마디에 A씨는 눈물을 흘렸다.

 

A씨는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며 집으로 돌아갔다. 모든 걸 정리하려 했기에 누구에게도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

 

신 주무관은 A씨 가족을 이대로 두면 당장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단 몇만 원이라도 전해주려고, 주변의 현금인출기를 찾아 돌아다녔다.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주머니에는 4000원 밖에 없었다. 그때 붕어빵을 파는 트럭을 발견했다. 4000원으로 붕어빵 6개를 사서 A씨 집을 찾았다.

 

신 주무관은 "힘내세요!"라고 위로하며 붕어빵을 건네주고 떠났다.

 

A씨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한참을 하염없이 울었다. 그날따라 붕어빵이 너무나 맛있었다. '내가 더 살아도 될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쌀과 반찬거리 사들고, 체납자 집 방문

 

그 주 토요일, 신용철 주무관이 쌀과 반찬거리, 라면을 들고 집으로 찾아왔다.

 

신 주무관은 "수원시 공무원은 수원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니, 미안해하지 않고 드셔도 된다"며 또 한번 "힘내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먹을 게 없어 며칠 동안 굶주리다시피 했던 A씨는 모처럼 밥을 지어 먹었다. 아들이 갓 지은 밥에 간장을 넣어 비벼 먹더니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찾아보겠다"며 아픈 다리를 끌고 집을 나섰다.

 

쌀과 반찬이 있으니, 부자가 된 것 같았다. 일주일 동안 하루 세 끼를 다 먹었다. 정말 오랜만에 느낀 행복감이었다.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 주무관은 종종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고, 일자리 정보,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 무료법률상담, 세무서 조정 신청 등 이런 저런 정보를 알려줬다.

 

A씨는 무료 법률지원상담을 받으러 갔고, 세무서도 찾아가 세금 조정 신청을 알아봤다.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도 다녀왔다.

 

2025년 마지막 날 밤에도 방문

 

2025년 마지막 날 밤, 현관에서 누군가 문고리를 만지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A씨는 "누구냐?"고 소리쳤다.

 

신용철 주무관이 떡볶이와 순대, 튀김이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서 있었다. 몰래 문고리에 걸어두고 가려고 했다며 멋쩍어했다.

 

신 주무관은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는 동안 음식이 다 식었다"며 "꼭 데워서 드셔라"고 당부했다.

 

9일 수원시청에서 만난 신 주무관은 "12월 31일에 찾아갔을 때는 처음 만났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지고, 표정도 한결 밝아지셨다"며 "인사를 드리고 돌아서는데, '곧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과태료 체납 담당 마채철 주무관도 따뜻한 목소리로 위로

 

A씨는 과태료 체납으로 통장이 압류돼 일용직으로 일을 해도 급여를 받을 수 없었다. 징수과 합동영치태스크포스(TF)팀 마재철 주무관과 전화로 상담을 하며 사정을 이야기했다.

 

마재철 주무관은 친절한 목소리로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 방법을 안내하며 "언제든 무슨 일이 생기면 전화를 달라"고 말했다. 마 주무관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A씨는 또 한 번 살아갈 힘을 얻었다.

 

수원시, 대기업 운영 긴급 위기가정지원 프로그램 신청 안내

 

수원시는 A씨에게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방법을 안내하며 신청을 도왔다.

 

또 민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긴급위기가정지원 프로그램 신청을 안내해 A씨는 연체된 임대료와 자립비, 생필품 등을 지원받기로 했다. A씨는 일자리도 열심히 찾고 있다.

 

A씨는 1월 5일 수원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글을 올려 신용철 주무관과 마재철 주무관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A씨는 "제게 희망과 감사함을 알게 해주신 신용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잘 살아서 꼭 보답하겠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9일 만난 신용철 주무관은 "며칠 전 김치를 택배로 보내드렸는데, '정말 오랜만에 김치를 먹었다'며 고마워하셨다"며 "A씨 가족이 자립할 때까지 계속해서 연락하며 안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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