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모르게 결제됐는데 '정상 거래'?…베트남 우리은행 OTP 인증 논란
"인증됐으니 보상 못 한다"…베트남 우리은행 고객의 사라진 205만원
베트남 교민 이정현(41·여·가명) 씨는 현지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거래 은행은 베트남 우리은행이다. 이 씨는 지난달 18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바빠서 신경 쓰지 못한 사이 15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온라인으로 체크카드 결제가 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한 것이다. 결제금액은 베트남 화폐 4000만 동(한화 약 205만 원)이었다.
이 씨는 카드 정보 유출이나 휴대전화 해킹을 의심했다. 앞서 8월부터 자신이 요청하지 않은 체크카드 일회용 비밀번호(OTP) 문자메시지가 반복해서 날아왔고, 결제가 이뤄진 9월 15일과 16일에도 OTP 문자가 왔다.
애초 이 씨는 해당 문자들을 피싱으로 의심해 무시했다. 이 씨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8월부터 계속 부정결제 시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OTP를 입력하거나 타인에게 공유한 적 없다"며 "어떤 경로로 9월에 결제가 승인됐는지는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OTP는 금융거래 과정에서 이용자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되는 보안 수단이다. OTP가 제삼자에게 유출되거나 탈취될 경우 카드 소유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인증 절차가 완료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카드는 인증 과정에서 은행이 고객에게 OTP를 발송하고, 해당 번호가 입력되면 결제가 승인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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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씨가 베트남 우리은행으로부터 받은 이메일. |
이 씨는 피해 사실 확인 즉시 베트남 우리은행에 신고했고, 은행 측 설명에 안심했다. 조사 후 해킹으로 밝혀진다면 피해 금액이 환급될 것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베트남 우리은행에서 돌아온 답변은 "보상할 수 없다"였다. OTP 인증 성공에 따른 정상 거래로 간주된다는 게 이유였다.
베트남 우리은행 측은 "OTP가 정상 입력된 경우 인증 절차를 거친 거래로 처리하고 있다"며 "고객이 직접 OTP를 입력하지 않았더라도 인증이 성공한 이상 해당 거래를 사기거래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휴대전화 번호나 OTP 정보 유출은 고객의 책임 범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해킹으로 피해를 본 것이라고 해도 OTP 인증 절차가 끝났다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인가. OTP 인증이 성공했다는 사실만으로 고객이 동의한 거래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과실 여부는 OTP 유출 경위와 VISA사의 결제 인증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VISA사의 부정사용에 대한 확인과 현지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절차 등을 통해 구제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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