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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5가 9555를 들이받은 사연

윤흥식
기사승인 : 2018-12-27 10:18:42
대만서 행운의 번호판 단 승용차끼리 충돌
남편 불륜 의심한 아내 '본노의 추격 활극'

성탄절이었던 지난 25일 대만 SNS 사용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화제가 된 것은 한 장의 교통사고 사진이었다.

흰색 볼보 승용차가 검정색 BMW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올라탄 사진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두 차의 번호판이었다.

두 차의 번호 숫자가 '9555'로 똑같았기 때문이다. 대만에서 '9555' 번호판은 행운의 상징으로 통한다.

 

'9'의 발음이 오래 지속된다는 의미의 '구(久)'와 같고, '5'의 발음이 나를 뜻하는 '아(我)'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 같은 번호판을 단 두대의 고급 승용차가 타이페이시 투칭구에서 충돌한 채 멈춰서 있다. [페이스북]


이처럼 행운의 의미를 담은 두 대의 자동차는 어쩌다 충돌사고를 일으켰을까? 경찰이 밝힌 전후 사정은 매우 흥미롭다.

사실 같은 번호판을 공유한 이 두 승용차의 소유주는 부부였다. 검정색 BMW 320i가 남편 소유, 흰색 볼보 XC40이 아내 소유였다.

사건은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타이페이시 투칭(土城)구를 지나던 아내가 낯익은 자동차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남편의 BMW였다. 그런데 남편의 옆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한 눈에 보아도 젊은 여성이었다.

아내는 즉시 남편에게 차를 세우라고 손짓을 보냈다. 그런데 남편이 차를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엑셀레이터를 밟아 줄행랑을 놓는 것이 아닌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아내는 맹렬한 추격전을 펼친 끝에 자신의 SUV 차량으로 남편의 세단을 멈춰세우는데 성공했다.

차가 멈추기 무섭게 남편의 차로 달려가 사정없이 얼굴을 할퀸 뒤 아내는 다시 옆 자리의 여성에게 달려들었다. 겁에 질린 여성이 지하철역으로 도망가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소동은 막을 내렸다.

경찰 조사에서 남편은 아내가 자신의 회사 여직원을 애인으로 오인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한 조사는 따로 진행하지 않은 채 아내를 공공위험죄 위반 혐의로 입건, 조사를 벌였다. 교통사고 자체로 인한 피해는 경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당시의 상황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브레이킹 뉴스 코뮨(爆廢公社)'이라는 대만 페이스북 페이지에 처음 올라온 뒤 공유와 확산을 반복하며 하루 종일 SNS를 달궜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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